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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학생들이 말하는 ‘몰카’의 문제점
  • 이유림 기자
  • 등록 2017-10-23 14: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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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모르는 사이⋯ 제 3의 눈에 급증하는 불안
지난 16일 여성용 공중화장실에 몰래카메라(이하 몰카)를 설치해 촬영을 시도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5년 및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라는 실형이 내려졌다. 이와 같은 몰카 관련 범죄가 지난 5년 동안 4배 증가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본교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직접 들어봤다.



조예원(생명과학·2)

“피해자가 범죄 사실을 모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

 

 나는 △몰카의 존재 자체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 △약한 처벌이 몰카 범죄가 끊이지 않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몰카가 물리적인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형태의 범죄들에 비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피해자가 그 사실을 모른다는 점 이다. 사회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몰래 촬영한 사진이 불법사이트에 유출되는 것을 문제 삼는다. 그러나 몰카 범죄에 있어 가장 문제시 되는 것은 가해자의 성별이 무엇인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설치했는지도 아 닌 아무도 모르게 몰카를 설치한 행위 자체이다. 이에 피해자는 이미 사진이 퍼져나간 후에 범행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희선(산업경영공학·1)

“캠페인 및 업체 제재로 범죄 예방해야 해”

 

 폭행, 강도와 같이 표면적인 증거가 남는 범죄유형 은 조치를 취하기 쉬운 반면, 몰카 범죄는 은밀하고 조 용하게 행해지기 때문에 피해자측의 빠른 대처가 어렵다는 큰 문제가 있다.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형태의 범죄인 만큼 사회적인 차원 에서 심각성을 각인시켜 주기 위한 캠페인을 여는 것도 해결법 중 하나다. 예를 들어, 몰카 범죄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예방법과 뒤늦게라도 ‘몰카’ 설치 사실을 알게 됐을 때의 대처방안에 대해 알리는 것이다.

 

 또한 요즘같이 △넥타이 △안경 △손목시계 몰카 등 교묘하게 만든 초소형 몰카를 생산하는 업체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 으로는 더 이상 개개인이 혹여 자신이 몰카 범죄의 대상이 될까,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이우진(융합보안·1)

“발전된 기술을 악용한 퇴보된 의식에 따른 결과”

 

 ‘몰카’는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가에 따라 달리 평가 된다. 서로 친밀한 관계에서 즐겁게 몰카를 찍는 경우나 기자가 취재를 위해 몰카를 사용한 경우는 개인과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곤 한다. 하지만 특정인의 쾌락과 금전적 이익을 위해 악용된 경우는 범죄로 간주하며 이는 기술의 발전 속도를 사람들의 의식이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다.

 

 한 번은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맞은편에 앉아있던 여성을 몰래 촬영 하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런데 교묘한 각도를 취하고 있던 탓 에 선뜻 의심을 할 수가 없었고 열차가 출발하기 직전 하차해버려 말릴 겨를이 없었다. 촬영당한 여성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이처럼 몰카 범죄는 찰나의 순간 범행이 행해진다는 사실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불안해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조요한(행정·2)

“몰카 특성에 맞는 조치가 필요”

 

 지칭되는 명칭만으로도 몰카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촬영 목적을 가진 물건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몰 카는 사람들이 촬영을 거부할 권리를 무시한다는 근본적인 특성을 갖 는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몰카의 특성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정신적 문제나 비정상적 성향이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몰카 범’에 대한 처벌이 이뤄질 때, 위와 같은 부분에 대한 심리적인 교육이 병행돼야만 최소한 추가 범죄에 대한 예방 조치가 가능할 것이다. 또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은 피해로 큰 충격을 받은 피해자에게는 치료를 위한 손해 배상과 같은 인권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본교 학생들은 몰카의 존재 자체와 남녀불문 ‘몰카’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 불쾌함을 드러냈다. 냉혹해져 가는 현대사회의 분위기 속, 몰카를 악용한 범죄의 증가로 인해 가만히 서있는 옆사람 조차 믿지 못하는 현실이 당연시 됐다. 앞으로는 몰카를 그저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 단이 아닌, 갑의 횡포를 고발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데 보탬이 되는 수단으로 바라보는 발달된 문화가 형성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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