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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영방송, 다시 본연의 가치를 찾아야할 때
  • 임진우 수습기자
  • 등록 2017-09-13 10: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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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MBC에서 작성한 블랙리스트 명단이 드러나 큰 화제가 되고 있다. MBC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비슷하게 소속 △PD △아나운서 △방송기자 등을 일정등급에 맞춰 분류했 다. 심지어 블랙리스트에서 요주의 인물로 기록된 사람들이 5년 전 이뤄진 총파업에 동참했던 인물들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 했다. 그동안 MBC 내에서 부당하게 이뤄진 인사이동, 해고문제 등이 블랙리스트에 의거해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된 직원들은 분 노를 참지 못하고 다함께 총파업에 나섰다.

 

 공영방송이라는 성격을 띠고 있는 MBC는 그 어떤 언론보다 도 국민들에게 신뢰성 있고 공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 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정권의 최측근이 MBC 사장에 오르며 블 랙리스트를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제작진들의 자율성을 억압하고 통제했다. 자유롭게 취재하고 보도를 내보내야 할 제작진들의 권 리가 보이지 않게 방해받는 상황에서 언론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곧 국민들의 알 권리가 침해되는 상 황으로 이어졌을 뿐 아니라 민주주의 기틀이 흔들리는 데에도 큰영향을 끼쳤다.

 

 결과적으로 과거부터 이어진 MBC 고위경영진의 횡포로 인해 많은 기자들이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뜬금없이 스케이트장 관리 직으로 발령이 나거나 심지어 드라마세트장 관리직으로 발령 난 직원도 있다. 제 역할도 다하지 못하는 소위 ‘윗선’에 의해 자신 들의 의무를 수행하려던 사람들이 억압받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대학언론 기자라는 명함을 달고 있는 나로서도 이번 사건이 안타 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사회는 구성원들 개개인이 각자의 일에 대한 책임을 다 하고 자유롭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때 비 로소 안정을 찾는다. 특히 MBC는 공영방송사인 만큼 특정집단의 이익이 아닌 공공의 복지를 위해 움직이는 언론으로 바뀌어야 한 다. 기자는 기자의 자리에서, 언론사는 언론사의 자리에서 본업 에 충실해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제는 기자가 충실히 보도하 면 언론사는 그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과정을 통 해 언론계가 바로 세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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