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도로 위 레스토랑, 오늘도 푸드트럭은 달린다
  • 황지혜 신문편집국 문화팀 정기자
  • 등록 2017-06-05 16:05:44
기사수정
  • 아이디어 싣고 가는 새로운 식문화 아이콘
최근 식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로 ‘푸드트럭’이 떠오르고 있다. 일종의 이동식 레스토랑인 푸드트럭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고품격 스트리트 푸드를 선보이며 식문화 계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킨다. 해외에서 먼저 유행해 우리나라까지 안착한 푸드트럭 문화에 대해 함께 알아보자.

 

 


 

길거리 음식의 화려한 변신

 

푸드트럭 속 작은 아이디어는 작은 푸드트럭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기도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우리나라에도 프랜차이즈점이 생긴 ‘Shake Shack’(이하 쉐이크 쉑)도 작은 푸드트럭에서 시작됐다. 2001년 쉐이크 쉑의 회장 대니 마이어는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있는 매디슨 스퀘어 공원에서 택시를 개조한 핫도그 푸드트럭을 열었다. SNS를 통해 유명해진 그의 핫도그 푸드트럭은 2004년 공원 내 매점이 돼 핫도그 햄버거 밀크셰이크를 팔기 시작했다. 당시 질 낮은 미국의 길거리 음식들과 달리 신선한 재료로 만든 쉐이크 쉑의 버거는 건강한 버거로 입소문에 오르며, 뉴욕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으로 거듭났다. 이후 쉐이크 쉑은 전세계 1398개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또다른 푸드트럭 성공사례로는 한국계 셰프 로이 최가 연 ‘KOGI BBQ’가 있다. 그는 2008LA에서 한국식 타코메뉴를 선보여 크게 인기를 얻었다. 김치와 불고기를 넣은 타코는 미국을 강타했고, 2016년 그는 미국 TIME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성공은 재능있는 요리사들이 큰 투자금 없이 성공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요리개척자의 역할을 했다.

 

푸드트럭 사업, 제도에 웃고 울고

 

외국에서 시작된 푸드트럭은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무려 448대의 푸드트럭이 전국에서 운영 중이다(올해 3월 기준). 전체 푸드트럭운영자 연령대 층의 65%20~30대로, 푸드트럭이 청년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과거에는 푸드트럭이 대부분 불법이었다. 그러나 20149월 정부가 푸드트럭에 대한 규제를 완화시키며 푸드트럭이 합법화됐다. 푸드트럭 합법화는 20143,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차량개조 사업가의 건의를 현장 수용하면서 시작됐다. 합법화 초기의 영업장소는 유원시설에 한정됐고,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도 없었기 때문에 한동안 합법 푸드트럭은 한 대도 도입되지 못했다. 그러나 정부는 사업자 및 관련 지자체와의 소통협업을 통해 영업장소 확대 이동영업 허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덕분에 푸드트럭 영업장소는 보다 확대됐으며, 허가 절차도 간소화 해 온라인 영업신고가 가능해졌다. 그 결과 20153월에는 3대에 불과했던 합법 푸드트럭이 현재는 약 150배인 448대까지 증가하게 됐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푸드트럭 수는 늘었지만 아직은 안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치 않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250여 곳에 불과했던 푸드트럭 합법 영업공간을 내년까지 800곳 이상 늘릴 예정이다. 푸드트럭 창업자들은 지정된 장소에서 영업해야 할 뿐 아니라 차량을 개조하는 데에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렇듯 푸드트럭 규제에 대한 완화는 그들이 좀 더 넓은 영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마케팅이 생명! 입소문 타고 몰려드는 손님

 

이젠 푸드트럭에서 출발해 성공적인 레스토랑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참신한 메뉴 선정으로 고객들의 입맛만 사로잡는다면 한국에서도 제 2의 쉑쉑버거가 나올 수 있다. 푸드트럭 흥행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입소문’. 이러한 입소문의 주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SNS. 그렇다보니 SNS마케팅은 푸드트럭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KOGI BBQ'의 로이 최는 SNS를 활용해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그의 푸드트럭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움직이는 푸드트럭의 강점을 앞세워 미리 트위터에 장사할 경로를 공개했다.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입소문이 난 후, 그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123000명에 달했다. 2009년 초 LA에서는 저녁시간만 되면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그의 푸드트럭 위치정보를 확인할 정도였다. 이처럼 SNS의 파급효과는 푸드트럭 창업자에게 저비용 고효율의 마케팅 전략으로 다가온다.

 

또한 각종 푸드트럭과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관련 앱들은 소비자와 푸드트럭 판매자를 연결시켜 그 위치와 메뉴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해당 앱에서는 앱 사용자 주변에 등록된 푸드트럭의 위치 간략한 메뉴정보 사진 평점 등이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앞으로도 푸드트럭의 수가 증가하면서 남들보다 눈에 띄기 위한 그들의 홍보전략도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축제의 현장에 직접 찾아가는 푸드트럭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푸드트럭들은 존을 이뤄 음식을 판매한다. 건대입구역 근방에 위치해 대형 컨테이너 쇼핑몰로 인기를 끄는 커먼그라운드의 푸드트럭 마켓또한 푸드트럭 존의 한 예이다. 이곳의 푸드트럭 4대는 주기적으로 바뀌며 존을 형성한다. 20154월에 오픈한 커먼그라운드는 대형 컨테이너 200여 개를 쌓아 만든 세계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쇼핑몰이다. 쇼핑을 하러 온 사람들은 중앙광장의 푸드트럭 마켓에서 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하곤 한다.

 

이처럼 한 장소에서 고정적으로 운영되는 푸드트럭 존 외에도 축제의 현장에서 볼 수 있는 푸드트럭들도 있다. 여의도 동대문 DDP 청계천 반포에서 열리는 서울시 주최 밤도깨비 야시장은 푸드트럭 존이 형성되는 행사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다. 이곳은 푸드트럭 30대와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하는 50여 개의 마켓으로 구성되며, 1029()까지 계속된다. 야시장은 여의도 동대문 DDP 반포의 경우 매주 금토요일 오후 6~11시까지, 청계천의 경우는 매주 토요일 오후 430~930일요일 오후 4~9시까지 이어진다. 이처럼 푸드트럭 존은 다양한 음식을 한번에 접할 수 있는 색다른 관광명소가 되기도 한다. 여의도 한강공원 밤도깨비 야시장을 즐기던 시민 이윤정(17) 양은 푸드트럭을 통해 집에서 멀지않은 곳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었다한번에 많은 푸드트럭을 만나볼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지난 428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푸드 페스티벌 잇더서울(Eat the Seoul)’에는 서울의 맛집 26곳이 푸드트럭의 형태로 참여했다. 음식관련 축제는 주로 부스로 구성되는 반면, 잇더서울 페스티벌의 경우 푸드트럭의 형태로 진행됐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이외에도 대학 축제 시즌에 푸드트럭들은 축제를 즐기는 대학생들에게 음식을 판매한다.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열린 본교 수원캠퍼스의 ‘2017 봄봄봄 문화행사에서도 총 9개의 푸드트럭이 축제를 즐기는 학생들의 허기진 배를 달랬다.

 

 

덧붙이는 글

축제라면 빠지지 않는 푸드트럭! 이제는 새로운 맛집으로 거듭나고 있다. 푸드트럭을 늘리려는 정부의 노력에 많은 소비자의 인기를 끄는 힘이 합쳐지면 이제 푸드트럭은 더 이상 먼 존재가 아니다. 새로운 문화로 다가올 푸드트럭 문화가 어떻게 더 발전할지 기대한다.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