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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내고 갑질 당하는
  • 백초희 편집국장
  • 등록 2017-05-26 15: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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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초부터 꾸준히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수업이 있다. 해당 수업의 진행방식과 내용의 정체성도 문제시됐지만, 담당교수가 일부 학생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거나 학생이 졸고 있다는 이유로 의자를 발로 차는 등의 태도를 보여 논란을 키웠다. 또한 학생들이 대대적으로 시위를 벌일 만큼 큰 성희롱 파문을 일으킨 교수도 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일부 교수들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불만이 종종 제기된다. 본교에서 교수의 잘못된 언행이 문제시된 일은 한두 번이 아니다. 일부 교수들의 △성희롱 △인격모독 △외모 비하 등은 학생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학생이 교수에게 직접 불만을 말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학점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거나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불이익을 감수하고 문제를 제기한다 해도, 학교 측이 학생들의 요구를 묵살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를 짚고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것이 바로 언론의 책무다. 본지도 이번 호에서 논란이 된 한 강의에 관해 다뤘다. 이에 대해 한 교직원은 “신문사에서 해당 문제를 지적해줘서 고맙다”며 “취재가 없었다면 이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것”이라 얘기했다. 그러나 해당 강의의 담당교수에게 인터뷰 협조를 구하던 중, 담당교수가 담당기자에게 “관련 기사에 내 이름이 언급되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말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교수가 학생을 향해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아도 된다는 법은 없다. 더군다나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많다면, 당연히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를 개선하고자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한 문제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협박성 발언을 하는 일은 교육자로서 결코 좋은 모습이라고 볼 수 없다.


 대학교는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교육 기관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직접적인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 중 일부가 잘못된 언행을 일삼으며,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일이 지속되고 있다. 오죽하면 ‘대학교는 내 돈 내고 갑질 당하는 곳’이라는 말까지 생겼을까. 대학본부는 더 이상 문제되는 교수들에 대한 조치를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만 교수와 학생 간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조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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