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혼자라도 괜찮아! 대세가 된 ‘혼족’ 라이프
  • 한민주 문화팀 정기자
  • 등록 2017-05-25 12:06:07
  • 수정 2017-05-26 10:30:47
기사수정
  • 먹고 자고 쓰고, 모두 1인용 열풍
미운 우리 새끼’, ‘나 혼자 산다’ 등 혼자 사는 연예인의 모습을 엿보는 TV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지난해 방영된 tvN 드라마 ‘혼술남녀’도 1인가구와 ‘혼술(혼자서 즐기는 술)’이라는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인기있는 이유 중 하나는 요즘 세대들에게 혼자 사는 것이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우리 사회에 흔한 가구 구조로 자리 잡은 1인가구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1인가구 약 500만 시대, 그 배경은?

 



 1인가구란 ‘1인이 독립적으로 취사, 취침 등의 생계를 유지하는 가구를 뜻하는 단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 1인가구는 5552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8.5%를 차지한다. 10가구 중 3가구는 혼자 사는 셈이다. 과거에 부부와 자녀로 이뤄진 4인 가구가 일반적이었던 우리나라의 가구 구조는 2010년부터 1인가구 형태로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1인가구가 급증하게 된 배경의 경제적 요인으로 소득 증가와 교육 수준 향상을 꼽을 수 있다. 또한 교육 수준의 향상으로 여성 고용이 확대돼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된 것도 원인이 됐다. 이외에도 서구화 현상과 개인주의 문화의 확대로 인한 결혼관의 변화로 비혼 만혼이혼 별거 현상과, 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노인 1인가구의 증가와 같은 사회적 변화도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같은 1인가구 내에서도 이들을 지칭하는 명칭은 한 번 더 나뉘어 골드족 산업예비군 독신자 실버세대의 4개 그룹으로 칭해지곤 한다. 골드족은 자발적으로 화려한 싱글 생활을 선택한 집단으로,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고 사회적 관계를 만드는 활동에 적극적이다. 따라서 도시에 새로운 문화 활력을 가져오며 1인 소비라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을 발달시키는데 기여한다. 이외에도 1인가구 유형 중 산업예비군은 아직 사회적 직업을 갖지 못한 젊은 20~30대 취업 준비생 또는 비정규직 집단을 일컫는다. 이들의 복지는 사회적 화두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독신자층은 중장층 이혼율 증가, 중장년 실업 증가문제 등으로 인해 나타난 1인가구를 말하고, 마지막으로 절대빈곤상태인 홀몸노인과 경제력이 있는 홀몸노인으로 나뉘는 실버세대로 구분된다.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1인가구

서울대학교 소비 트렌드 연구센터가 출간한 <</span>트렌드코리아 2017>에서는 201710대 소비 트랜드 키워드로 혼족(혼자 사는 사람)’을 꼽았다. 이처럼 혼자 사는 문화는 트렌드 키워드로 꼽힐 만큼 대세로 자리 잡았다. 그외에도 혼밥혼술혼영’(혼자 영화보기) 혼행’(혼자 여행하기) 등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일상의 모습이 됐다. 이런 문화의 특징은 바로 누구에게 얽매이지 않고 혼자 자유로운 삶을 즐기는 상태를 추구하는 사회 모습을 반영한 것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혼자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관계 과잉과 경쟁적 분위기에 지친 현대인들이 이 같은 현상에 동참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 전반의 트렌드를 형성한 것이다.

 

 더불어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는 독서실 같은 칸막이가 있는 식당이나, 테이블 대신 바만 있는 술집이 인기를 끄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잠시라도 자유롭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대변한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오직 나를 위한 소비, 1코노미 열풍

 

 1인가구의 여파는 비단 식당과 술집에만 머물지 않고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갔다. 그렇게 혼자만의 소비를 즐기는 사람들의 소비현상을 일컫는 ‘1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 ‘1코노미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결론적으로 1인가구 증가는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1인가구를 겨냥한 소포장과 간단한 간편식을 줄지어 등장시켰고, 실용성과 안락함을 내세운 1인용 가구와 소규모 주방 등 편리함을 강조한 인테리어가 주목받도록 했다.  

 이외에도 1인가구의 증가는 부동산 매매 시장과 투자, 금융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오피스텔 및 소형 아파트 분양 시장이 활발하게 성장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1코노미의 성장으로 영화관 1인 티켓의 비율도 증가했는데, 이에 따라 혼영(혼자 영화보기) 또한 여가 문화로 정착했다. 코엑스 메가박스는 나 홀로 관람객을 위해 상영관에 싱글석과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싱글 팝콘 패키지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또한 혼행(혼자 여행하기)족의 증가로 한 저가 항공사는 항공권 1인 예약시 기존 가격에서 추가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열어 남는 좌석도 팔고 혼행족에게 눈도장을 찍는 전략을 펼쳤다. 이처럼 소비패턴의 변화를 불러오면서 전국의 유통지도를 다시 쓰고 있는 1인가구들은 수입원이 보장된 기성세대 못지않게 과감히 지갑을 열며 파워 컨슈머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앞으로도 혼자 소비하는 생활을 즐기는 1코노미 현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나 홀로 족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

 

 1인가구 증가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했지만 한편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먼저 1인가구의 증가로 기존의 가족체제가 흔들린다는 것인데, 가장 작은 사회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가족이 사라지고 공동체 의식이 결여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앞서 분류한 1인가구의 4종류 그룹 중, 골드족을 제외한 나머지 3종류의 1인가구들은 빈곤사회적 고립에 노출 될 위험이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들은 비자발적으로 1인가구가 된데다 기본적으로 경제자립도가 낮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관해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10일 당선된 제 19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당시 ‘1인가구 정책으로 청년고용 의무할당제 확대 공공임대주택 입주 자격 확대 여성안심주택 홈방범서비스 안심택배함 제도 공약을 내걸었다. 청년고용 의무할당제 확대는 1인가구 유형 중 산업예비군들을 위한 제도로, 2020년까지 3년간 공공기관의 청년고용 비율을 현행 3%에서 5%로 확대하고 민간 기업의 규모에 따라 고용 의무(1000명 이상의 경우 5%)를 부과하는 것이다. , 30%에 달하는 1인가구의 주거 빈곤율을 해결하고자 4인가구 중심의 공공임대주택 입주자격을 동거 비혼 여성 등 다양한 형태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외에도 주거지 안전시설 미비로 불안을 느끼고 있는 1인가구 여성들을 위해 주거환경 불안을 없앨 수 있는 여성안심주택 홈방범서비스 안심택배함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1인가구, 새로운 트렌드를 양산해내며 나라의 경제를 움직일 정도로 그 파급력이 대단하다. 정부는 1인가구 증가에 발맞춰 1인가구 맞춤형 정책을 펼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가정기본법’에서는 △혼인 △혈연 △입양으로 이뤄진 가족을 사회의 기본단위로 보고 있기 때문에 1인가구를 가정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정의 개념도 바뀌고 있는 만큼, 1인가구를 하나의 새로운 중심 가구로 인정하는 자세와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