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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변하는 것들 사이에 변하지 않는 것
  • 김선혜 수습기자
  • 등록 2024-04-03 19: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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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하지 않는 청춘을 발판 삼아 노래하는 이들이 있다. 4인조 인디밴드 너드커넥션의 멤버들은 연세대학교 동아리 ‘메두사’에서 처음 만나 단순 취미 활동이었던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그렇게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2018년 8월 14일, 너드커넥션으로 데뷔했다. 그 뒤 2019년 12월 EP 1집《TOO FAST》를 공개함으로써 본격적인 활동의 막을 올렸고 꾸준히 노래를 발매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그들은 ‘어지러운 세상, 따뜻한 음악’이라는 표어 아래에서 ‘Britpop1)’과 ‘Alternative rock2)’ 장르를 기반으로 노래를 만든다. 작년 9월 발매된 EP 2집《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은 이러한 표어를 잘 담고 있다. 앨범의 타이틀곡인 <여전히 이곳에>에서는 ‘난 그냥 그런 게 좋은 걸 삶을 노래하는 게, 난 말야 내가 사랑한 시절을 더 부를래’라며 너드커넥션만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또 다른 타이틀곡인 에서는 <여전히 이곳에>와 대비되게 희망과 사랑이 없다고 말한다. 이건 결국 <여전히 이곳에>에서는 ‘따뜻한 음악’을, 에서는 ‘어지러운 세상’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여전히 이곳에>의 가사에서 ‘나’는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고 믿고 ‘너’는 ‘나’에게 예전 그 모습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너’와 처음 만난 그때처럼 여전히 이곳에 서 있다고 말한다. 노래의 마지막에 반복되는 가사인 ‘~할 수 있다면’은 가능한 계속 노래를 부르겠다는 의미를 지닌다. △살아갈 수 있다면 △나아갈 수 있다면 △자유로울 수 있다면 △영원할 수 있다면 이곳에 서 있겠다는 너드커넥션의 의지를 투영한다.


넌 말야 우리가 사랑한 시절을 떠올려봐

그렇게 우린 하루를 더 살 수 있는걸”

『여전히 이곳에』 中


 기자 역시 이제는 얼굴 하나 기억나지 않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그저 한 가지 명확한 것은, 그 친구와 함께했던 어린 시절이 참으로 즐거웠다는 것이다. 해당 곡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그 시절이 떠오른다. 모두의 마음 깊은 곳에는 이따금 떠올리면 하루를 살아갈 힘이 돼주는 기억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맛있는 걸 먹었던 날 △친구와의 여행 △부모님께 받은 칭찬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 같은 것들, 우리는 그때의 감정을 기억한다.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은 변치 않으니 말이다. 여전히 그곳에, 우리가 사랑한 시절은 남아있을 것이다

 

김선혜 수습기자 Ι sunhye@kyonggi.ac.kr

 

1) 1960년대의 문화 현상으로 대표되는 음악적 운동 중 하나이자 록 음악의 한 장르

2) 록의 한 장르로, 최근에는 기존의 메탈을 벗어난 모든 록 음악을 지칭하는 용어로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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