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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매일 아침 서두르는 당신에게 주는 여유
  • 김태규 기자
  • 등록 2024-03-18 15: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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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자수 나무가 깔려 있는 바닷가 테라스에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듣는 올드팝은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음악을 들으며 커피 한 잔을 홀짝이고, 창문을 열면 빽빽했던 도심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위와 같은 풍경이 펼쳐질 것이다. 기자에게 명곡이란 모든 세대를 아울러 잊히지 않고 사랑받는 노래다. 기자가 오늘 소개할 음악도 세대와 국가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올드팝 중 하나다.


 1978년 발매된 ‘what you won’t do for love’는 발매 당시에도 R&B 장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도입부의 16비트 드럼과 그 위에 깔리는 잔잔한 브라스 사운드는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음악이 발표된 지 어언 40년이 지났지만, 지금 들어도 부족하다거나 촌스럽다는 느낌이 전혀 없으니 말이다. 오히려 해당 사운드가 사랑에 대해 깨달음을 얻는 주인공의 현재 감정 상태를 베이스가 되는 악기로 농밀하고 풍부하게 채워준다. 이 곡은 다른 가수들이 리믹스, 샘플링을 진행하며 시대가 지나도 계속해서 상기되고 있다. 최근 숏폼에도 등장하며 기자는 다시금 그 인기를 실감했다. 바비 콜트웰(Bobby Caldwell)은 소울풀한 보컬을 바탕으로 힙합과 R&B 장르에 많은 영향을 주며 이름을 알렸다. 보컬뿐만 아니라 작사 작곡에도 능통했으며 특히 △로큰롤 △재즈 △소울 △R&B 등의 장르가 그의 음악 정체성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In my world, only you

make me do for love what I would not do

(내 세상에서는 오직 당신만이 내가 하지 않았을

일을 사랑을 위해 하게 만들어요)”

『what you won’t do for love』 中


 가사는 연인과 헤어지고 홀로 지내다 문득 상대에 대한 진짜 감정을 깨달았음을 상상하게 한다. 지난날 동안 사랑을 하는 와중에도 귀찮거나 사소한 일은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상대를 얻기 위해 기꺼이 하게 됐다고 고백하고 있다. 바비 콜트웰은 곡을 쓴 이후 “실패한 연애 관계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사랑하는 방법을 비로소 알게 된 자신의 성장 모습을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곡은 듣는 시기에 따라 멜로디와 가사가 다르게 느껴지는 음악 중 하나다. 고난과 역경이 계속해서 앞을 막는 폭풍우 같은 상황에서는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음악이며, 이미 행복함으로 가득 찬 상황에서는 언제보다도 핑크빛 하늘이 펼쳐지게 하는 음악일 테니 말이다. 먼지가 그득하게 낀 향수로 이뤄진 음악 같으면서도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과 경험을 깊게 표현하는 올드팝의 매력에서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김태규 기자 Ι taekue@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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