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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획] 연합MT, 매끄럽지 못한 대처로 아쉬움 남겨
  • 김태규 기자
  • 등록 2024-03-18 15: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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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대와 실망의 공존, 그러나 교훈도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제37대 인, 연 총학생회와 연합MT준비위원회의 주관하에 연합MT가 진행됐다. 그러나 진행 과정에서 잡음이 계속됐고 일부 학생들은 총학생회를 향해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해당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본교 연합MT준비위원회 김민구 위원장(신소재공학·4) 및 학생회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만족도 조사 결과 극명한 차이 보여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본지는 연합MT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설문에는 총 119명이 참여했으며, 1차수와 2차수 별로 상이한 결과가 발생했다. 설문에는 차수별로 1차수 70명, 2차수 49명의 학생이 설문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1차수의 경우 연합MT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55명(78.5%)이 불만족을 택했다. 만족도 조사에 응답한 1차수 참여자 중 15명(21.5%)만이 ‘만족했다’고 답했다. 특히 세부적으로 가장 불만족스러운 사항을 묻는 질문에서는 59명(84.2%)이 대기시간을 꼽았다. 조사 참여자들은 “이유 설명 없이 대기시간이 너무 길었다”, “지나친 대기로 인해 지쳤다”며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2차수의 경우 1차수 참가 인원의 응답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대다수가 만족했다는 긍정적인 응답을 제출한 것이다. 49명 중 37명(75.5%)이 ‘만족한다’며, 공식 행사 종료 후 진행된 학과별 뒤풀이와 2일차 대동놀이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대기시간에 대한 불만이 수그러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차수 당시 본교 수원캠퍼스에서부터 연합MT 장소까지 가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이와 같은 상황이 만족도 조사 결과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인 부분 감수해야”, 소신 있는 발언도


 연합MT 내에서 발생된 대기시간과 관련해 △연합MT준비위원회(이하 연준위) △학생회 △참가자들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양상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1차수의 1일 차, 강원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연휴가 겹쳐 교통체증이 발생했고 많은 참가자가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나 연준위는 일정을 정하는 과정에서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개강 이후로 확정할 수밖에 없었으며, 추가모집 신입생을 고려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교통체증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보이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참가자들은 1차수가 수원으로 떠나고 2차수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 도착해 버스를 갈아타는 과정에 의문을 품었다. 연준위 측은 “일반적인 방법의 경우 1차수 인원들을 귀교시키고, 해당 버스를 이용해 2차수 인원을 태우고 MT 장소로 출발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방안을 선택할 시, 버스 이동 동선이 길어져 버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기에 이번 방안을 선택했다”고 설명하며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던 점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합MT 일정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시간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다수의 참가자는 대기시간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일각에 서는 “일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운을 뗐다. 이번 연합MT에 참가했던 한 학생회 관계자는 “1,500여 명이라는 다인원이 참가하는 만큼 인원을 통솔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체계적인 일정을 짜더라도 중간중간 발생하는 딜레이까지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라고 부연했다. 연준위 김민구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해당 부분에서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아무리 상황이 긴박하더라도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비용적 부분에서 납득시킬 수 있는지 의문


 이번 연합MT는 작년과 같은 장소인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진행됐다. 재학생의 금액은 12만 5,000원으로 동일했지만, 신입생의 경우 14만 8,000원으로 작년보다 3,000원 소폭 상승됐다. 이에 연합MT 가수요조사 및 본조사 당시 제37대 인, 연 총학생회(이하 총학생회) 측의 공지 사항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작년과 다르게 학과별 뒤풀이에서 소비되는 주류 및 안주 가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전문은 ‘주류, 안주는 과별로 필요한 만큼 주문 뒤에 각 과의 참여자들이 동등히 분할해서 추후 납부받을 예정입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실제로 연합MT 이후에 진행된 만족도 조사에서 58명(48.7%)의 참여자들이 추가 비용 납부에 대해 알지 못했거나, 사전에 안내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추가 비용은 연합MT 이후인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학과별 공지를 통해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납부받았다고 알려졌다. 


 작년 연합MT를 준비한 연준위 회의록에 따르면 주류 및 안주 비용과 관련해 지난 2019년도에는 학과 학생회비, 단과대학 학생회비로 이를 해결하고 추가적인 비용은 총학생회비 예산에서 차감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연합MT 개최가 중단됨에 따라 회의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작년도부터 다시 연합MT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으며 주류 및 안주 가격을 학과 학생회비로 전부 결제하는 방식으로 결정했다. 당시에도 뒤풀이와 관련해 학과 학생회비로 충당하는 것에 대해 학생회와 학생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었으나 연준위 측에서는 해당 방식의 결정 이유에 대해 “학과 학생회비가 학과의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모은 돈이라는 점을 강조해달라”며 “참가비 인상이 참여율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회의록에서 학과 학생회비로 이를 결제하는 방식에 대한 반발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타 논의 안건에서 “학과 학생회비로 납부하는 경우 학과 학생회비를 냈지만 연합MT에 가지 않는 학생들의 반발이 있을 것 같다”, “학과 학생회비를 내지 않은 학생들이 과도하게 혜택을 받는 것 아니냐”는 등의 지적이 이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학과 회장 입장에서는 부담 느껴


 이번 연합MT의 경우 주류 및 안주 구매 방법에 대해 조금의 변화가 있었다. 작년과 동일하게 학과 학생회비로 우선 결제했지만 추후 연합MT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비용을 지불받아 충당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학과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본교 A학과 회장은 “작년과 참가 비용이 동일하다고는 전달했으나 사실상 안주 및 주류 비용으로 인해 추가로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해당 부분에 의문점이 많다고 의견을 밝혔다. 해당 방안은 제3차 연준위에서 의결된 사항으로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연준위 위원분들께서 각 단체의 의견을 반영해 가이드라인 작성을 진행했고, 정당한 의결 절차를 통해 결정한 사항”이라며 “학과 학생회비로 선결제를 진행하고 참가자들에게 추가 비용을 받는 사항은 권장 사항일 뿐 강제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본교 A학과와 B학과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밝혔다. “학과 학생회비로 처리하는 것 외에 어떤 방안이 있는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라며 “이른 시기였기 때문에 학생회비 이월금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학과마다 사정이 다르다는 점을 참작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연준위는 학생회비 이월금과 관련해서도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학생회비 이월금이 부족한 과도 있을 것이라고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며 답변했다. 이어 “주류 및 안주 업체 측에 금액을 납부하는 기간을 최대한 미뤄 학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2일 진행된 신입생 OT 이후, 신입생들의 학생회비 납부로 잔고를 충원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고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이에 대해서 B학과 부회장은 “단순히 기간을 늘린다고 해결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해당 사항에 대해 전달받은 바가 없었고, 딱히 그러한 의도로 느껴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A학과 회장 역시 해당 질문과 관련해 비슷한 내용으로 답했고, 전체적으로 많은 학과가 이러한 결정 사항과 운영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분위기였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번 기회를 양분 삼아 발전해야”


 이번 연합MT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운영 실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지만 성장을 바라는 따뜻한 한마디도 있었다. 만족도 조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그래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며, “연합MT 기간 동안 열심히 일해주셔서 (학생회 및 연준위에) 감사하다”고 글을 남겼다.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A학과 회장 역시 “총학생회 및 연준위를 비롯한 이번 연합MT를 인솔한 많은 인원이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며, “연합MT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고, 저 또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이번 연합MT가 무사히 마무리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재학생 및 신입생 여러분들께서 각자의 위치에서 많이 도와주셨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행사를 계기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학우 여러분들의 의견을 뼈에 새기며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김태규 기자 Ι taekue@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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