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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캄캄한 새벽 다음 찾아올 활기찬 아침을 위해
  • 김민제 기자
  • 등록 2023-12-07 11: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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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이란 키워드에 어떤 생각이 드는가? 우리 사회는 오래전부터 이 키워드를 극히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왔다. 정신질환자는 나약하다고 손가락질 받아야만 했고 더 나아가 두려움의 대상으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이런 잘못된 프레임에 물음표를 던진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내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이동한 간호사 정다은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정 신질환에 대한 이해 없이 쫓겨나듯 발령받은 정신병동에서 주인공은 많은 사건사고와 마주하게 된다. 각자질 환도, 증상도 다른 환자들을 만나며 주인공은 간호사로서도, 인간으로서도 크게 성장한다.


 해당 작품에서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메시지는 ‘정신질환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가족 △친구 △동료처럼 가깝고 일상적인 인물 중 그 누구도 예외는 없음을 보여준다. 또한 사회적으로 오랫동안 이어져 온 부정적인 편견은 정신질환자 스스로도 ‘내가 나약해서 이런 게 아닐까’라며 자신을 의심하게 해 병원을 찾는 것조차 힘들게 한다.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이 앞선 사례의 대표인물로 나타나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 작품이 크게 호평받는 것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뿐만이 아니다. 그저 대사만으로 정신질환을 설명하는 걸 넘어 직접 환자의 입장에서 증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CG 등으로 표현해 시청자들에게 더욱 생생한 경험을 준다. 경험해 본 적 없는 고통을 마치 지금 겪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처음부터 환자인 사람은 없고 마지막까지 환자인 사람도 없어요. 

어떻게 내내 밤만 있겠습니까. 곧 아침도 와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中


 기자는 이 작품을 보며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졌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처럼 공개적으로 많이 다뤄지는 정신질환에 비해 조현병이나 양극성 장애 같은 질환에 대해선 별다른 이해가 없었다. 어쩌면 종종 보이는 범죄 소식들에 기자도 모르는 새 두려움을 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며 다양한 정신질환을 알게 돼 ‘당장 옆에 있는 사람이나 기자가 사랑하는 가족도 저런 순간을 겪게 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 하게 됐다. 살면서 누구나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 그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병을 앓을 때처럼 자신을 돌보고 치료하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온갖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했던 ‘정신병동’이라는 키워드, 이제는 우리의 아침을 함께 지켜내 보는 건 어떨까? 다른 이에게 ‘중재자’가 돼주진 못하더라도 다시 깜깜한 새벽으로 내몰지 않을 수 있길 바란다. 어쩌면 온통 낯선 것들뿐인 이 작품이 우리 모두의 삶일 테니 말이다.


김민제 기자 Ι k.minje@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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