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취재기획] 단과대학서 쏟아낸 공약 244개··· 3개년 심층 분석 해보니
  • 김태규 기자
  • 등록 2023-11-23 16:28:45
기사수정
  • 특성 나타낼 수 있는 '포인트' 공약 부족
2024년 단과대학을 이끌어나갈 7개의 선거운동본부가 꾸려져 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에 앞서 본지 대학팀은 단과대학 3개년 공약을 조사한 후 유사도 평가 및 공약 내용에 대한 분류·분석을 진행했다. 이어 지난 3년 동안 선거운동본부가 준비했던 공약의 한계점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정리했다.

단과대학 학생회 공약 평균 유사도 24.6% 머물러




 본지는 본교 단과대학 학생회의 공약 유사도를 분석했다. △관광문화대학(이하 관문대) △사회과학대학(이하 사과대) △융합과학대학(이하 융과대) △인문대학(이하 인문대) △창의공과대학(이하 공대) 학생회의 경우 3개년 공약을, 작년 개편된 △소프트웨어경영대학(이하 소경대) △예술체육대학(이하 예체대)의 경우 2개년 공약을 조사 후 나열했다. 단과대학별로 공약 유사도를 분석한 결과 △소경대 32개 중 13개(40.6%) △융과대 42개 중 11개(26%) △관문대 40개 중 10개(25.5%) △공대 47개 중 11개(23.0%) 등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중장기 계획을 가진 공약의 경우 반복해서 선거운동본부에서 제시해 유사도가 높게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0.6%로 가장 높은 유사도를 보인 소경대의 경우는 △제4강의동(예지관) 로비 개선 △제4강의동(예지관) 및 제5강의동(덕문관) 외부 환경 재조성 △회계장부 공개 등이 연달아 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약 실효성 및 구체성 보충할 필요성 대두


 본지가 조사하고 분류한 단과대학 별 공약에 따르면 흔히 학생회의 기본적인 역할로 여겨지는 업무들을 공약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총학생회 △단과대학 학생회 △학과 학생회 등에서 기본적으로 시행 중인 단과대학 내 강철제, 문화의 날 등 대형 행사를 비롯해 학생들과의 소통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일례로 제37대 융과대 US:SUM 학생회는 SNS 활성화를, 제38대 융과대 MOST 학생회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및 플러스친구 개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많은 공약들이 지난 선거운동본부가 제시하고 추진했던 공약들과 궤를 같이하는 현 상황 속에서 이는 학생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거 학생회의 운영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선거운동본부에서 10개 이상의 공약을 내세우지만 실현 가능성 및 구체성 부족 등의 문제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나오는 점 역시 한계다. 위와 같이 구체적인 방안 없이 항목만을 나열하는 공약은 당선 이후 실질적인 개선으로 나아가는 데 불필요한 자원이 소모된다는 점을 고려해 제시해야 한다.



단과대별 특성화 공약 부재··· 희미해지는 차별화




 유사한 전공으로 구성돼 있는 단과대학의 특성상 각 전공에 특화된 내용으로 구성돼 전공을 지원할 수 있는 공약들이 필요하다. 일례로 예체대 학생회의 경우 작업 활동이 많은 예술대학 학생을 위한 야간 잔류 온라인 신청, 직접 만든 작업물을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아트마켓 개최 공약 등의 학과 맞춤형 공약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소경대의 경우 △SW실습실 신설 △프리젠테이션 대회 △자격증반 개설 등의 공약을 제시해 소경대만의 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두 단과대학 모두 단과대학 및 전공별 상황을 학생회가 앞서 파악해 공약으로 제공했다.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예체대와 소경대의 전체 공약 대비 특성화 공약의 비율은 예체대 26%, 소경대 28.1%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사과대와 관문대는 각각 2.7%와 7.5%의 특성화 공약이 제시되는 것을 통해 예체대와 소경대 수치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과대학이 사용하는 주 강의동의 시설 개선이나 문화생활 지원과 같은 복지 분야 역시 필수불가결한 공약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단과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속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을 특성화해 경력으로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또한 단과대학 학생회에 부여된 역할 중 하나다.


장기적으로 이행되지 않는 공약들, '반짝' 공약 바람직한가


 단과대학 학생회가 제시한 공약 중 1년 단위로 제시되고 사라지는 공약들 또한 지속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제37대 인문대 Work:人 학생회의 경우 외국 교환학생과의 언어·문화 교류 프로그램 제공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인문대의 경우 타 단과대학에 비해 타 국가의 학생 비율이 높아 외국 교환학생의 교류 활동을 중요시 하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다음 해인 제38대 인문대 Near&Dear 학생회의 공약에는 이러한 공약이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제4대 관문대 Re:New 학생회는 문구&도서 무인 판매기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공약이 이행되지 않았지만 학생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다음 선거운동본부는 수요조사를 통해 장기적인 공약으로서의 실효성을 확인하고 추가적인 대안을 물색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후 해당 내용과 관련된 공약은 추가로 제시되지 않았다.


 한편 학과 구조 개편에 직면한 학과가 속한 단과대의 경우 입학 시기에 따라 이수 조건과 졸업 요건이 상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제38대 공대 Attention 학생회에서는 학과 이수체계도 및 졸업요건 제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학생회 측에서 교육 분야의 공약으로 제시하며 학생들의 혼선을 줄이도록 한 것이다. 다음 해의 제39대 공대 UN-LIMIT 학생회가 본 공약을 이어받아 그대로 유지했다. 이처럼 공약을 구축할 당시 장기적으로 시행될 필요가 있는 공약을 구분해 해당 공약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물론 공약 시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추가 기간이 필요하거나 예산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으로 공약 이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일시적인 공약을 반복해서 제시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기에 지양해야 한다. 더불어 중장기적인 계획을 가진 공약은 체계적인 인수인계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본교 단과대학 학생회는 7개 단과대학을 아우르는 학생 고유의 자치단체다. 본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3년간 선거운동본부는 총 244개의 공약을 제시했지만, 공약의 '양'과 '질'이 비례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선거운동본부는 공약 수립 시 충분한 사전 조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단과대학 학생회는 한 단과대학 학생들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그들의 공약이 곧 학생들의 목소리임을 기억하고 '공'(空)약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태규 기자 Ι taekue@kyonggi.ac.kr

이정빈 기자 Ι 202310796@kyonggi.ac.kr

관련기사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