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취재기획] 5개년 공약 속 6개의 문제점, 학생대표가 제시해온 공약을 분석하다
  • 정가은 기자
  • 등록 2023-11-23 16:29:35
기사수정
  • 역대 총학생회 공약 116개 중 59개 유사·일치해
또다시 학생회 선거가 시작됐다. 합동유세와 정책토론회를 거쳐 오는 27일(월)부터 3일간 투표를 통해 2024학년도를 이끌어갈 학생회가 선출된다. 이에 본지 대학팀 기자들은 지난 2019년도부터 5년간 총학생회가 내세운 선거 공약의 내용 및 유사성을 분석하며, 앞으로의 선거 공약의 올바른 방향성에 대해 논해봤다.

 

5개년 총학생회 공약 유사도 50.86%

 

 본지는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총 5개년간 총학생회 공약을 분석했다. △제32대 In:K 총학생회(이하 In:K 총학생회) 28개 △제33대 우리, 같이 총학생회(이하 우리, 같이 총학생회) 14개 △제34대 경청 총학생회(이하 경청 총학생회) 31개 △제35대 경기로운 총학생회(이하 경기로운 총학생회) 26개 △제36대 바다 총학생회(이하 바다 총학생회) 17개 총 116개 공약을 나열했고, 총 59개(50.86%) 공약이 일치하거나 유사한 것을 확인했다. 이중 일치하는 공약은 25개(21.55%)다. 한국사 시험 유치와 전공박람회 개최 공약은 4번 반복 제시됐고, 제휴사업 확대 공약은 3번 반복됐다. 2번 반복된 공약에는 △경기대 연합MT △야외 휴게공간 조성 △학식 개선 △총장직선제 △사생국 편성 △학생회비 내역 공개 △실험·실습비 내역 공개가 있다. 유사한 공약들의 경우도 실행 방식 등 세부 내용에서 차이를 뒀지만 형식은 동일하다.

 

5년간 이벤트성 공약 확대···36년 역사 단절시키는 단발성 공약

 

 본지는 최근 5개년간 총학생회의 전체 공약 중 이벤트성 공약의 비율을 조사해봤다. 기준은 2주 이내 단기적인 기간 동안 진행되는 행사로 선정했고 한 학기 이상 지속된 내용의 공약은 제외했다. In:K 총학생회는 총 28개 공약 중 전공박람회와 도서관 야식사업 2개의 이벤트성 공약을 제시했고, 우리, 같이 총학생회도 총 14개 공약 중 달라진 거북체전 공약을 제시해 두 총학생회 모두 7.14%의 비율을 보였다. 경청 총학생회는 △With 경청: 연합MT, 20인의 날 △경기대학교 돕바 공동 구매 △언택트 대동제 △전문화된 전공박람회 등 총 31개 공약 중 4개의 이벤트성 공약을 제시해 12.9%로 증가된 모습을 보였다. 경기로운 총학생회가 총 26개 공약 중 전공박람회 개최와 경기로운 취업 행사 두 개의 공약을 제시하며 7.69%의 비율로 낮아졌지만 이후 현 바다 총학생회가 △경기대 인생네컷 입점 △경기대 연합MT △경기대 굿즈 제작 △전공박람회 개최 △시험기간 교내 푸드트럭 운영 등 총 17개 공약 중 5개의 이벤트성 공약을 제시하며 29.41%의 높은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벤트성 공약의 경우 당시 총학생회 임기 내 개최되고 종결되기에 다음 총학생회까지 지속되기 어렵다. 때문에 중장기적인 계획에 기반해 실시돼야 하는 다른 문제들을 제치고 이벤트성 공약의 비율이 점차 확대되는 현 상황을 문제시 할 수 있다. 본교 총학생회는 현재까지 36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다. 하지만 이렇듯 지속되지 않는 단발성 공약으로 그 흐름이 깨지고 있다.

 

제휴사업 확대’ 공약의 허점

 

 본지가 조사한 5개 총학생회 중 △경기로운 △경청 △In:K 등 총 3개 총학생회에서 ‘제휴사업 확대’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처럼 ‘제휴사업 확대’ 공약은 많은 총학생회에서 반복적으로 제시하며 높은 유사도가 나타났지만 타 공약에 비해 실효성이 낮다. 일반적으로 총학생회는 관련 공약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여러 제휴사업을 진행한다. 본지가 5개년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등을 통해 제휴사업 목록을 조사한 결과 각 총학생회는 △바다 총학생회 - 12개 △경기로운 총학생회 – 13개 △경청 총학생회 – 5개 △우리, 같이 총학생회 – 5개 △In:K 총학생회 – 8개의 제휴를 맺었다. 제휴 확대를 공약으로 제시한 총학생회와 미제시 총학생회 간 제휴 개수는 차이가 크지 않거나 미제시 총학생회가 오히려 더 많은 제휴를 진행했음을 파악했다. 경청 및 우리, 같이 총학생회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지만, 코로나19 발생 전이던 지난 2019년 활동한 In:K 총학생회의 제휴 수는 8개로, 전년도인 제31대 Re-Born 총학생회가 체결한 12개보다 감소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단순히 제휴 확대를 약속하는 공약은 실제 확대가 이뤄졌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제휴사업 확대’ 공약을 제시할 경우 기존에 진행했던 총학생회 제휴와 비교해 명확한 확대 기준과 분야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휴를 파악하기 위해 학생들의 수요 및 희망 제휴를 조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실제로 ‘제휴 확대’ 공약을 제시한 경청 총학생회는 수는 적지만 학생들의 희망 조사를 진행해 높은 수요를 가진 제휴를 추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학생자치 핵심 공약의 미제시

 

 총학생회는 학생을 대표해 다양한 행사를 주도하며 학생회비를 운용하거나 대학본부 측에 학생 의견을 전달하는 등 학생자치를 주도하는 기관이다. 이에 총학생회는 학생자치를 위한 핵심적인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투명한 회계 공개 및 감사가 있다. 회계와 감사에 대한 문제는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했지만 이를 공약으로 제시한 총학생회는 3곳에 그쳤다.

 

 또한 현재 본교는 임시이사회 체제가 지속되며 이사회 정상화 과정 중에 있다. 이는 기숙사 인수와 같이 학생들과 직접적인 사안이 지연되거나 미시행되는 등 학생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학교법인의 의사결정기관인 이사회의 정상화는 교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5개 총학생회 중 이사회와 관련된 사안을 공약으로 제시한 총학생회는 없었다. 제10대 총장 선출 당시 경청과 우리, 같이 총학생회가 총장 직선제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이사회 정상화라는 문제의 본질을 다룬 것은 아니다.

 

 해당 문제들은 한 총학생회 1년의 임기 동안 온전히 해결되기 어려운 사안이다. 하지만 학생사회에 직접적인 피해를 미치는 사안인 만큼 향후 총학생회의 대응은 중요하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와 발생 가능성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 총학생회는 공약을 통해 해결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둥지 틀지 못하는 소통창구혼란 야기시켜

 

 대부분의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학생회는 저마다의 소통창구를 개설하고 있다. 온라인 소통창구의 경우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인스타그램 △에브리타임 등 다양한 SNS를 선정해 사용한다. 경청 총학생회와 경기로운 총학생회의 경우 본교 캠퍼스 곳곳에 소통함을 설치해 오프라인 소통창구를 운영했다. 각각 ‘경청함’과 ‘경기함’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소통함에 쪽지를 넣으면 이에 직접 답변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해마다 변경되는 소통창구는 곧 정책의 지속성이 결여되는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경청 총학생회는 ‘From 경청’이라는 이름으로 △경청함 △직통 전화 △소통 플랫폼을 운영했지만 이후 2022년 경기로운 총학생회가 선출되며 총학생회의 주 소통 수단이 신설된 경기함 및 인스타그램으로 변경됐다. 올해 바다 총학생회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소통 수단으로 선택하는 등 총학생회의 소통 수단은 매년 변경되고 있다. 구체적 계획 수립을 기반으로 기본 소통 수단을 설정해 학우들의 혼란을 방지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중장기 계획 및 공약 지속 위해 유사한 공약도 필요

 

 본지가 조사한 최근 5개년 총학생회 유사 또는 일치 공약은 전체 116개 중 59개(50.86%)로 절반 이상의 공약이 반복적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높은 공약 유사도를 무조건 비판할 수는 없다. 총학생회가 제시하는 공약 중에는 1년 이내 해결이 어려워 장기적인 계획으로 이끌어야 하는 사업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단발성 계획보다 중장기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경기로운 총학생회부터 바다 총학생회까지 이어진 기숙사 인수 관련 공약이 한가지 긍정적인 예시다. 경기로운 총학생회는 정책 분야에서 기숙사 인수 추진을 제시했고, 바다 총학생회는 이보다 더 확장된 기숙사비 인하 및 시설 개선 추진을 제시했다. 지난 2021년부터 본교와 서희 건설 사이 기숙사 인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던 시점, 학생들의 입장을 전달 및 주장하는 총학생회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였다. 두 총학생회의 유사한 공약은 기숙사 인수 과정에서 효과적인 학생 의견 반영에 기여했다.

 

 이번 2024학년도 인,연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가 제시한 구조조정대책위원회 신설 및 운영 공약도 지난 2020년 제33대 우리, 같이 총학생회가 제시한 구조조정공동대책위원회 설립 공약과 일치한다. 그동안 학내 구조조정 문제는 점차 확대돼 작년에도 예술체육대학을 제외한 6개 단과대학에서 총 10건의 학과 구조 개편이 발생했다. 그중 관광경영전공과 관광개발전공의 통합 과정에서 올해 초 대학본부와 해당 학과 학생들 사이 갈등이 빚어져 학생들이 직접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지난 4년의 공백 기간 총학생회 차원에서 학과 구조 개편 및 구조조정대책위원회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이뤄졌더라면 이와 같은 상황에서 더욱 체계적인 대비책을 세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민 기자 Ι wjdals031004@kyonggi.ac.kr

정가은 기자 Ι 202210059@kyonggi.ac.kr

관련기사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