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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개강 후 폐강··· 수강신청은 원점으로
  • 이정빈 기자
  • 등록 2023-10-03 2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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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해 거론되는 폐강문제, 혼란은 학생들의 몫
최근 잇따른 폐강이 계속됨에 따라 학생들은 학점을 취득하기 어려운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본지는 교과목 폐지의 과정과 원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교수와 피해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또한 진성애 교양대학과의 인터뷰를 통해 본교의 해결방안을 들어봤다

폐강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본교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수강 신청 이후 폐강된 과목들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그중 일부 과목은 1주차 이후 폐강돼 학생들은 수강 신청에 난항을 겪었다. 이렇듯 매 학기 발생하는 과목 폐강은 비단 이번 학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본교 학칙 제39조 1항에서는 ‘개설한 교과목의 수강신청 인원이 다음 각 호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폐강한다’고 제시하며 인원 미달 시 폐강됨을 명시하고 있다. 교양과목의 경우 15명 미만, 전공과목은 7명 미만일 때 폐강된다. 이번 학기에도 서울캠퍼스는 약 40여 개, 수원캠퍼스는 약 50여 개 이상의 과목이 폐강된 바 있다. 하지만 폐강 과목의 원인이 수강생 미달만은 아니다. 본교 학칙 제39조 2항에서는 ‘제1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교과운영상 부득이한 경우에는 예외로 하며, 기타 개설이 필요할 경우 총장이 따로 정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건강 및 퇴직 등 기존 교수자의 개인 사정으로 인한 폐강을 대체할 교수자가 없어 폐강이 발생하는 경우가 예외에 해당한다. 급하게 대체 강사를 임용해 수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수업의 질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학생의 강의 만족도와도 직결된다. 진성애 교양대학 황성웅 팀원은 “올해 개강 후 폐강 강좌의 수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예상치 못한 폐강으로 학생분들의 불만이 더 컸으리라 생각된다”고 전했다.


1주차 이후 연이은 교양·전공 과목 폐강


 지난 5일 교수 개인 사정으로 국어국문학과 전공 강의가 폐강됐다. 1주차 수업시간 10분 전인 지난 4일, 학생들에게 휴강 공지가 보내졌고 다음 날인 지난 5일 국어국문학과 학생들에게 ‘한국현대시인론’ 폐강 공지가 전달됐다. 이후 대체 과목 신청에 대한 공지가 내려왔지만 해당 과목은 전공필수 과목이었기에 이미 수강한 과목인 상황이었다. 수강생 A씨는 “사전 공지 없는 갑작스러운 폐강으로 개인 일정에도 타격을 받아 당황스러웠다”며 “졸업을 앞둔 상태라 이번 학기 채워야 하는 학점이 있었는데 많은 수의 수업들은 이미 수강이 초과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수강생 B씨는 “1주차 이후 폐강돼 전공뿐만 아니라 교양도 대부분 초과돼 곤란했다”는 심정을 전했다.


 담당 교수는 폐강에 대해 “대학원 과목을 강의해야 하는 상황으로 학부 강의를 병행하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시기가 맞지 않아 대체 강사를 구하지 못했고, 특별 강사 채용 또한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폐강으로 인해 피해를 겪게 된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후 국어국문학과의 학과장 도재학 교수는 수강생들에게 ‘국어국문학과에 개설된 다른 전공 수업으로 정정을 원하는 경우 정원이 초과됐더라도 수기 신청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수강생 A씨와 B씨는 수기 신청을 통해 시간표를 조금이나마 복구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법학과에서도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교수의 퇴직으로 법학과 전공과목 ‘민법총칙’과 ‘물권법’은 담당 교수가 변경됐고 교양과목 ‘법으로보는가족’과 ‘공직적성을위한법학적추론’은 개강 전인 지난달 31일 폐강됐다. 학생들은 ‘물권법’ 과목의 1주차 수업 전날 ‘교수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해당 교과목 담당 교수님이 변경될 예정’이라는 공지를 받았다.


 또 다른 사례로 교양과목 ‘스포츠사회와4차산업혁명’은 정상적으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지만 1주차 이후 폐강됐다. 해당 사실은 지난 11일 본교 홈페이지 폐강 강좌 안내를 통해 게시됐다. 본 과목을 수강 중이던 C씨는 “소속 단과대학 교수학습팀 사무실을 방문해 수강 가능 인원이 남아 있는 과목에 수강 신청을 할 수 있었지만 수업 내용이 흥미와 맞지 않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폐강 반복을 막기 위한 교양대학의 솔루션


 본교 진성애 교양대학은 매년 학생들의 수강 신청 내역을 분석해 지침을 마련하고 연간 개설 필요 강좌 수를 산출한다. 따라서 폐강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4학년도 교양강좌 개설 시 올해 분석 결과를 반영한다. 또한 졸업 요건 충족을 위한 필수 이수 과목은 모두 대체할 수 있는 유사·동일과목이 지정돼 있다. 덧붙여 본교 교양대학은 폐강되는 강좌를 최소화하기 위해 학생 수 미달로 인한 교양강좌 폐강 기준을 작년 기준 20명 미만에서 15명 미만으로 완화했다. 황 팀원은 “서울캠퍼스 폐강 또한 학과의 자율적 개설로 인해 학생들이 개설된 강의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내년부터는 교양 교과목별 개설 학기를 지정하고 사전에 안내함으로써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수강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정빈 기자 Ι 202310796@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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