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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당신이 이 쇼의 주인공일지라도
  • 김민제 수습기자
  • 등록 2023-09-14 21: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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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다른 것들의 아름다움을 경험해본 적 있는가? 다름은 때로 막연한 두려움을 불러오지만 또 때로는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새로움과 설렘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엘리멘탈’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른 두 주인공이 함께 두려움을 이겨내고 설렘을 마주하며 서로 다름의 아름다움을 알아가는 얘기를 담고 있다.


 ‘엘리멘탈’에 대해 논하기 전 이 영화의 감독인 ‘피터 손’에 대한 소개가 필요하다. 피터 손은 1960년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한국인이 아닌 여성과 결혼했다. 이런 감독의 삶은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에 스며들어 낯선 동네로 이주한 앰버의 가족으로 그리고 앰버와 웨이드의 사랑, 즉 서로 너무나도 다른 불과 물의 사랑으로 나타난다.


 엘리멘탈은 원소들의 사랑이라는 큰 테마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그중에서도 가족애가 깊은 주제로 다뤄진다. 앰버의 부모님은 고향을 떠나 엘리멘트 시티로 이주했고 그곳에서 ‘파이어 플레이스’라는 가게를 공들여 키워냈다. 그런 부모님의 헌신과 이민자로서 겪어야 했던 고충을 제일 가까이서 지켜본 앰버는 자신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게를 지키겠다는 일념 속에 살아야 했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해 볼 기회도 없이 자란 앰버는 웨이드를 만나고 그의 가족들을 만나면서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깨닫게 된다. 그 후 앰버는 자신이 가게가 아닌 다른 꿈을 갖는 것에 부모님이 실망할 거라고 생각해 자신의 심정을 터놓는 것을 망설이지만 결국 앰버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했을 때 앰버의 아버지는 “내 꿈은 가게가 아니라 항상 너였단다”라며 그녀의 선택을 존중해 준다. 사실 기자는 종종 부모님의 희생과 사랑에 놀라곤 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앰버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그렇겠지만 기자는 커오면서 몇 번이나 부모님을 실망시켜야 했고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려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기자의 버팀목이자 쉼터가 돼주는 건 다름 아닌 그들이었다. 여전히 끝없는 사랑의 원천은 알 수 없지만 가족애는 수많은 사랑의 종류 중에서도 가장 숭고한 사랑이라는 것, 그것만은 분명하다.


“내가 그랬지? 넌 특별하다니까!

 네 빛이 일렁일 때가 좋아” 

『엘리멘탈』 中


△인종 간의 화합 △부모 세대와의 갈등 △이민자가 겪어야 하는 고충을 원소들의 세상에 담아낸 이 영화는 뻔한 소재일지라도 누군가는 계속해서 목소리 내야 할 문제를 가장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주인공인 앰버의 특별한 사랑과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은 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필터를 씌운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픽사 영화 같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우리 모두가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앰버처럼 △인종 △국적 △나이 같은 관념적인 것들에 속박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길 바란다.


김민제 수습기자 Ι k.minje@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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