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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갑작스러운 잼버리 대원 1,040명 수용 요구, 혼란에 빠진 기숙사
  • 김태규 수습기자
  • 등록 2023-09-01 17: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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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황은 이해하지만···” 사생이 모두 감수해야 하나
지난달 1일부터 12일까지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 일원에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개최됐다. 새만금을 떠난 이후 급박하게 진행된 2차 대관과 이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로 본교 기숙사생들은 혼란을 표했다. 이에 본지는 정확한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잼버리 대원 △기숙사생 △본교 운영관리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본교 기숙사 대관


 지난 7월 23일부터 31일까지 잼버리 대회 개영 전 숙박을 요청한 각국에 대한 1차 대관이 있었다. 당시 △벨기에 △아이슬란드 △캐나다 등의 총 9개국에서 1,100여 명 이상의 잼버리 대원들이 본교 경기드림타워(이하 기숙사)에 머물렀다. 사전 협의가 이뤄졌던 1차 대관의 경우 사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해당 기간 사생들의 이용이 적은 층으로 잼버리 대원들을 우선 배정했다.


 이후 지난달 8일 태풍 ‘카눈’의 상륙으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새만금에서 남은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고 조기퇴영 했다. 철수한 전 세계 156개국 3만 7,000여 명의 잼버리 대원들은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주도하에 전국 각지의 숙소로 이동했고, 이 중 △독일 대원 860여 명 △필리핀 대원 30여 명 △아이슬란드 대원 130여 명이 본교 기숙사에 체류하며 2차 대관이 이뤄졌다. 잼버리 대원들은 생활관에 머물며 4박 5일간의 일정을 소화했다. 대부분의 일정은 한국의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및 관람으로 이뤄졌다. 스카우트 잼버리에 참여한 독일팀 인솔자 니콜라스 쾨니히는 “생활관 내부 시설도 훌륭하고 식사도 맛있었다”며 “대원들과 모여 기타도 치고 노래 부르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본교 기숙사 숙박이 만족스러웠음을 전했다.


한밤중 문 두드리기까지, 사생들은 불편 호소


 1차 대관 당시 기숙사에 거주 중이던 사생들은 갑작스러운 잼버리 대원 1,100여 명의 방문에 혼란을 표했다. 사생들은 △엘리베이터 이용 증가 △늦은 시간 소음 △빈 호실 출입 △기숙사 공동 시설 훼손 등에 관한 불편을 토로했고, 실제로 본교 익명 커뮤니티에는 이를 지적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문손잡이를 덜컹거리고 오늘은 문을 세게 두드리고 갔다”는 글에 한 학생은 “소통도 안 되고 우리가 말해서 듣지도 않을텐데 (기숙사 측에서) 생활수칙 같은 건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숙사 측의 아쉬운 대응에 일각에서는 ‘사후약방문’이라는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잼버리 운영사무실 측에 민원을 제기한 재학생 A씨는 “잼버리 사태가 학교로서 불가피한 상황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기숙사에 대한 관리 및 조치는 중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생들의 민원 및 불편사항에 대해 본교 기숙사 운영관리팀은 여러 해결책 및 대안을 제시하며 이를 개선하고자 했다. 잼버리 대원들의 빠른 생활관 적응을 위해 사전에 영어로 번역한 시설 사용문을 배부했고 사생들의 불편을 줄이고자 기숙사 홈페이지와 엘리베이터 앞 게시판을 통해 외부대관 일정 등을 공지했다. 이외에도 접수된 불편 및 민원 사항에 대해 국가별 팀 대표에게 소음 관리 요청, 전문 청소 인력을 통한 호실 청소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부연했다.


잼버리 파행 3일 전 대관 문의, 이후 일방적 당일 통보


 지난 7월 23일부터 31일, 지난달 12일부터 16일까지 이뤄졌던 대관의 경우 중개업체를 통해 사전계약된 사항이었다. 현재 본교 기숙사의 방학 중 시설 사용률은 약 10% 정도로 유휴 기간 및 호실이 많은 축에 속하는데 이는 기숙사 운영 수익에 악영향을 준다. 때문에 본교는 효율적인 기숙사 운영을 위해 방학 중 외부 업체를 통한 대관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8일부터 12일까지의 대관은 사전계약을 거치지 않았다. 새만금 조기퇴영 이후 잼버리 대원들의 체류 3일 전이던 지난달 5일, 정부에서는 본교 기숙사 가용인력에 대해 문의했다. 기숙사 측은 “당시 △대통령비서실 △국무조정실 △행정안전부 등 다수의 중앙정부 기관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여 많은 혼선이 발생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본교는 선제적으로 최대 수용 가능 인원인 1,040명에 대한 숙박 준비를 시작했다. 이때까지도 정부는 구체적인 체류 기간 및 인원수에 대해 통보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달 8일 체류 당일이 돼서야 정확한 인원수를고지받을 수 있었고 기숙사 측은 즉시 비상운영 체제에 돌입했다. 정부나 관련 유관기관들과 협의 등을 진행하기에 시간이 촉박했고 매우 급박하게 흘러간 상황 탓에 사전 조치가 부족했다. 


 본교 생활관 운영관리팀 박상진 팀원은 “잼버리 대원들의 체류로 인해 발생한 불편함을 겪은 학생들에 유감의 뜻을 전한다”며 “앞으로 보다 사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김봄이 기자 Ι qq4745q@kyonggi.ac.kr

김태규 수습기자 Ι taekue@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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