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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더하기] 이젠 '덕후' 말고 '디깅러'
  • 김민제 수습기자
  • 등록 2023-09-01 17: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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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 디깅모멘텀
모두 한 번쯤은 무언가에 깊게 몰입해 본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과몰입’이 트렌드가 된 ‘디깅모멘텀’, 본지는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디깅모멘텀이 가져온 변화를 얘기해 보려 한다.
 

디깅모멘텀이란?


‘dig’, 즉 ‘파다’를 뜻하는 영어 단어에서 파생한 디깅모멘텀은 자신의 취향과 맞는 한 분야에 △시간△돈△열정을 아끼지 않고 투자하며 깊이 파고드는 트렌드를 뜻한다. 이러한 디깅은 MZ 세대가 △어린 시절부터 게임과 인터넷을 즐기며 자랐다는 점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문화가 널리 자리 잡았다는 점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 등 차세대들의 성장 배경에 기반해 형성됐다. 현재는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사업의 소비자 표적화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디깅러’들의 행보는 마케팅 업계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팝업스토어의 형태와 분야가 확장된 것, ‘포켓몬빵’의 열풍 이후 ‘몰랑이’, ‘짱구’ 등 캐릭터의 스티커를 모을 수 있는 제품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는 것 등이 그 예시다. 이처럼 수많은 브랜드는 디깅모멘텀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있으며 디깅러들의 각기 다른 취향과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디깅


 디깅은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세 가지유형으로 분류된다. 우선 몰입하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 열중하는 ‘컨셉형’ 디깅러가 있다. 컨셉형 디깅러들은 컨셉을 정해 연기하는 틱톡 영상을 촬영하거나 하나의 컨셉으로 꾸며진 전시 공간을 체험하는 방법으로 디깅을 즐긴다. 다음으로는 같은 대상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몰두의 정도를 높이는 유형인 ‘관계형’ 디깅러가 있는데 이들은 대표적으로 팬 커뮤니티가 발달한 아이돌, 배우 등에 과몰입하곤 한다. 마지막으로 특정 물건이나 경험을 수집해 만족과 과시를 추구하는 유형인 ‘수집형’ 디깅러가 있다. 이 유형의 디깅러들은 특정 캐릭터와 관련된 상품을 모으거나 다양한 뮤지컬 관람을 선호한다.



 앞서 소개한 세 유형의 디깅러들은 각각의 특성에 따른 소비 형태를 가진다. 컨셉형 디깅러들은 최근 많은 브랜드에서 선보이고 있는 팝업스토어에 열광하는 편이다. 특히 최근에는 과거 요식업계 위주의 팝업스토어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자가 직접 컨셉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공간 등을 마련해 컨셉형 디깅러들의 마음을 더 적극적으로 사로잡고 있다.


 

그런가 하면 관계형 디깅러들은 일명 ‘생일 카페’ 문화를 즐긴다. 생일 카페의 개최자는 아이돌 또는 배우의 생일이나 기념일에 특정 카페를 일정 기간 대여해 해당 인물의 포스터, 액자 등으로 공간을 꾸민다. 이후 해당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직접 제작한 컵홀더와 갖가지 특전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지난 2019년경부터 가장 사랑받는 팬덤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는 같은 대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소통하고 다양한 굿즈를 나누거나 판매하며 서로 간의 연대감 속에서 의미 있는 날을 축하한다.


 

한편 수집형 디깅러들은 한정판 굿즈를 활용한 마케팅에 최적화된 유형이다. 귀하고 좋은 아이템이라는 뜻을 가진 일명 ‘레어템’이라는 용어가 있듯이 이들은 희귀한 아이템일수록 더 큰 수집의 기쁨을 경험한다. 이런 수집형 디깅러들의 소비 패턴을 고려해 기간 또는 수량 한정 아이템들을 판매하는 방법의 마케팅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딥디깅은 NO, 건강한 디깅을 즐기자

 디깅을 즐기기 위해 자신에게 맞지 않는 과도한 소비를 하거나 심취한 나머지 자신의 본업에 소홀히 임하는 등의 ‘딥디깅’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디깅은 행복을 찾는 길이 되지만 딥디깅은 오히려 삶을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에 깊이 몰입하는 일. 디깅은 우리에게 자아실현과 성취감을 선물해 준다. 디깅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금, 자신만의 디깅을 찾아 삶을 더 특별하게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김민제 수습기자 Ι k.minje@kyonggi.ac.kr 

사진 홍지성 기자 Ι wltjd0423@kyonggi.ac.kr

이수민 기자 Ι leesoomin2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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