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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학가] 일선학원 학교법인 파산··· 결국 폐교된 한국국제대
  • 이정빈 수습기자
  • 등록 2023-09-01 17: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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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여억 원의 교직원 임금체불, 재학생 특별 편입학 예정
한국국제대학교는 경상남도 진주시에 위치한 4년제 사립대학으로 지난 5월 파산신청을 감행했다. 이후 창원지방법원의 승인에 따라 지난달 31일 폐교가 확정됐다. 이에 본지는 국제대의 파산 원인과 폐교 과정을 자세히 알아봤다.

끝없는 비리와 추락하는 신입생 충원율


 한국국제대(이하 국제대)는 1997년 개교 당시 진주여자실업전문학교라는 이름으로 일선학원 강경모 이사장에 의해 운영돼 왔다. 일선학원은 2003년 기숙사 건축비리와 2007년 등록금 횡령으로 네 차례 구속된 바 있다. 이에 2008년 강 이사장이 퇴출되며 강인학원 하충식 이사장에게 경영권이 넘어갔다. 같은 해 강인학원은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설립을 제시했고 지금의 국제대로 이름을 바꾸게 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하지만 의과대학 유치 실패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하 이사장은 일선학원에게 다시 경영권을 돌려줬다. 하 이사장은 경영권을 넘기는 이유에 대해 “학교의 발전과 회생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어려움을 느껴 아무 조건 없이 일선학원에게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 2013년 5년 만에 당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던 일선학원의 강경식 이사장이 이사장직을 넘겨받아 국제대를 운영하게 됐다. 이에 비리재단 복귀에 반대하던 학생들은 임시이사 파견을 요구하며 일선학원을 강력히 반대했다.


문제는 내부비리에 그치지 않았다. 국제대는 2011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유형Ⅱ에 선정됐고 지난 2018년에는 자퇴율이 2년 연속 전국 상위 20위 안에 속하며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은 △취업률 △재학생충원율 △전임교원확보율 △교육비환원율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다섯 가지 항목을 평가해 대학을 2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데, 국제대와 같이 유형Ⅱ에 해당할 경우 국가장학금 Ⅰ·Ⅱ유형을 지급받을 수 없으며 학자금 대출과 정부재정지원을 받지 못한다. 이와 더불어 연이은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신입생 충원율마저 곤두박질쳤다. 2018학년도 모집정원은 738명이었지만 입학 인원은 598명으로 81%의 충원율에 그쳤고 올해 신입생은 27명으로 사실상 대학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학생과 교직원, 공동대책위원회의 승자 없는 투쟁


지난 2018년 7월 강경모 이사장이 사퇴에 이어 총장 권한대행도 얼마 지나지 않아 총장직을 내려놨다. 이후 대학은 법인사무국에 의해 경영됐다. 이에 대학 정문 등 곳곳에는 일선학원 퇴진과 대학 정상화 등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렸고 일부 학생과 교직원들은 일선학원 이사진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당시 학생과 교직원은 ‘현재 대학의 문제점들은 이사장이 부재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9년 4월, △총학생회 △대의원회 △교수협의회 △대학노조가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학교 정상화가 촉구됐다. 대학 3주체로 구성된 ‘한국국제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이달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선학원에 대한 종합 감사를 실시하고 비리재단을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해당 기자회견에서 공대위는 △일방적인 학과 모집정지 △폐과 통보 △교원들의 불법적인 면직처리 △전공과목 폐강을 문제로 삼았다. 공대위는 교육부와 감사원에 심도 있는 검토를 요구했고 진주지역에도 국제대의 위기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대학 정상화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


결국 파산한 일선학원과 자진 폐교


 올해 일선학원은 교직원 임금 100여억 원 체불과 공과금 10여억 원 체납 등 사실상 재단의 기능을 상실했다. 이에 지난 5월 국제대는 창원지방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학교법인의 정상화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50여 명의 전·현직 교직원들의 신청이었다. 이와 별개로 지난 5월 9일부터 2주간 교육부 종합감사도 함께 진행됐다. 결국 지난 7월 13일 창원지방법원에 파산선고를 받으며 자연스럽게 자진 폐교가 확정됐고 재학생 중 1~3학년을 대상으로 경남·부산지역 대학의 협조를 받아 특별편입학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 10일부터 15일까지 특별편입학 희망 인원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했고 29일 편입대학의 합격자를 발표 받았다. “특별편입학 일정이 너무 촉박한 것이 아니냐”는 일부 의견이 있었으나 한국사학진흥재단은 폐과대학 종합관리포털공지를 통해 “학업 단절로 인한 학생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9월 신학기 개강을 앞두고 긴급히 진행하게 됐으며, 편입 후 정상적인 수업 참여 및 2학기 이수를 위한 목적임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특별 편입학은 올해 2학기와 내년 1학기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며 교육부는 “가능한 전공에 맞는 인접 대학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정빈 수습기자 Ι 202310796@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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