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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더하기] 빵도 먹고 학교도 홍보하는 신개념 대학 마케팅
  • 홍지성 기자
  • 등록 2023-07-04 14: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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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빵, 대학 굿즈의 정점을 찍다
매출 기준 현 편의점 업계의 2인자. CU는 ‘연세우유 크림빵’과 ‘고대1905 사과잼 페스츄리’를 독점 판매하면서 1위 GS25와의 거리를 점차 좁혀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CU 내부에서도 소리 없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과연 빵 연고전, 고연전에서 왕위를 거머쥘 제빵 업계는 누가 될 것인가.

이제는 식품으로 대학을 홍보하다!

 수많은 대학에서 각 학교의 △마스코트 캐릭터 △로고 △상징동물 등으로 굿즈를 제작하고 있다. 이는 갓 입학한 신입생의 애교심을 자극하기 좋은 입학 키트의 형태로 배포하거나 수능을 앞둔 수험생의 동경을 자극해 구매를 유도하는 등 또 하나의 홍보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대학 홍보 상품은 △재학생 △졸업생 △수험생 모두가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대학 홍보 매개체가 됐다.

 이런 대학 홍보 수단의 스펙트럼은 과잠부터 인형, 더 나아가 현재는 식품 분야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초콜릿 △연세대학교의 우유 △고려대학교의 빵 △건국대학교의 소시지, 햄 △삼육대학교의 두유 등 대학 재단마다 주로 생산하는 일명 ‘대표 식품’들이 존재한다. 이 제품들은 특정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대표 식품을 먹어야 그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는 속설이 돌며 수능 인기 선물로 올라섰다. 더불어 최근에는 이러한 사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접근이 쉬운 편의점에서도 대학 식품을 판매하고 있어 여러 소비자층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빵계의 연고전고연전?

 CU편의점의 메가 히트작인 ‘연세우유 크림빵(이하 연대빵)’을 이어 작년 말 ‘고대1905 사과잼 페스츄리(이하 고대빵)’를 선보인 이후 화제를 모은 ‘편의점 빵 연고전·고연전’의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 고대빵 역시 초반 흥행 몰이에 성공하면서 해당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수험생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연대빵과 고대빵의 서울 내 매출 추이를 보면 연대빵은 신촌동에서, 고대빵은 안암동에서 각각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대학 캠퍼스가 위치한 지역의 재학생과 주민이 구매한 것으로 신촌에서는 연대빵 판매량이 서울시내 다른 지역 평균 대비 30배 많았고, 안암동에서는 고대빵이 무려 102.6배 많이 팔렸다. 이외에도 연대빵은 신촌과 가까운 연희동과 서교동에서, 고대빵은 안암과 가까운 제기동과 용신동이 매출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동조 현상이 일고 있다. 동시에 학원가가 밀집한 서울 주요 학군인 대치동, 목동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 주변, 인근 학원의 판매량이 급증함에 따라 대학 홍보의 매개체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1월 CU편의점과 연세우유의 협업으로 탄생한 최고 히트작인 연대빵은 최근 3,000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크림이 듬뿍 담긴 연대빵은 반을 갈라 단면 사진을 찍는 일명 ‘반갈샷’에 사람들이 동참하며 하나의 유행이 됐다.



 고려대학교와 협업한 고대빵은 작년 11월 연대빵의 독주를 막기 위해 고대빵을 새로 출시했다. 포장에는 고려대의 상징인 호랑이 로고와 ‘KOREA UNIV’를 강조하는 홍보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년 연고전, 고연전 날이면 고대빵과 연세대 우유를 같이 먹는 전통이 있는데 이러한 영향으로 연대빵이 인기를 끌자 덩달아 고대빵도 함께 조명받고 있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대학 마케팅

 대학빵의 출시는 또 다른 하나의 콘텐츠로 재구성되고 있다. 유튜버 ‘침착맨’은 빵을 직접 먹어보고 리뷰하며 본인이 생각하는 제빵계의 연고전, 고연전의 결말을 언급하는 영상을 만든 바 있다. 더불어 유튜버 ‘미미미누’는 두 가지 빵을 세부적으로 비교하는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는데, 이 영상은 맛뿐만 아니라 △칼로리 △가격 △마케팅에 대한 본인의 생각까지 담아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는 평을 받았다.

 편의점에서 여러 유명 캐릭터 혹은 브랜드와 제품을 일정 기간 콜라보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대학명을 내세워 제품을 출시한 건 특별한 경우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대학 식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경우가 지방 대학 회생의 시발점 및 홍보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이제는 대학빵의 불티나는 판매 현상을 단순히 제빵계의 연고전 혹은 고연전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대학 마케팅 계열을 지망하고 있는 독자라면 자그마한 트렌드를 또 다른 대학 홍보 수단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재고해보는 것이 어떨까?

 

홍지성 기자 Ι wltjd0423@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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