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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포기하기 않으면 희망은 있다
  • 김서연 기자
  • 등록 2022-04-11 16:18:27
  • 수정 2022-04-11 16: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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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인물과 대화할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나 하나 챙기기도 힘든 현실 속, 이러한 터무니 없는 질문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을뿐더러 답변의 가치도 못 느낄 것이다. 극중 프로파일러 박해영도 이런 공상에 빠져 살 시간 없이 냉철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고, 언제나 그랬듯 적적한 하루를 보내던 중 ‘배터리 없는 무전기’가 그의 삶에 끼어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난 2015년을 살아가는 해영의 무전기는 2000년의 이재한 형사와 교신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해영은 오랜 미제 사건을 해결하게 되고, 이후 15년차 베테랑 형사 차수현과 함께 장기미제사건 전담 수사팀에 발령 받게 된다. 팀이 결성된 이후로도 해영과 재한은 계속해서 무전과 공조를 통해 미제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1989년의 이재한을 설득해야만 한다”는 의미심장한 재한의 말과 함께 총성이 울리고 무전은 끊기게 된다.


 기자는 해당 작품의 키워드를 △미제사건 △왜곡된 공권력 △정의라고 말하고 싶다. 실화를 바탕으로 다 양한 미제 사건을 연출하고, ‘미제’라는 막연한 결론을 되짚으며 유가족의 억울함을 상기시킨다. 또한 공소시효를 인상 깊게 다루고, 왜곡된 공권력과 맞서 싸우지만 대부분 이에 짓밟히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통해 해당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시그널은 명확하다. ‘정의’그리고 ‘진실’. 이에 극중 이 형사는 정의와 진실 그 자체의 모습을 보인다. 죽을 수도 있다는 해영의 경고에도, 과거 연인이었던 수현의 절절한 애원에도 결국 범인을 잡기 위해 발길을 돌려 오로지 정의와 진실을 위해 수사를 멈추지 않는다.


당신이 사는 그 세상은 다르겠죠.
적어도 거긴 죄를 지은 사람들이

합당한 벌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됐을 거라고 믿습니다.

내겐 당신이, 미래에 있을 당신이 마지막 희망입니다. 

- 시그널 中 -


 극중 무전기를 통해 과거를 바꾸면 그에 합당한 대가가 현실에서 벌어진다. 원래대로라면 살아있어야 할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경우까지 이른다. 기자는 이러한 설정을 통해 과거를 잊지 말되, 이를 후회하며 붙잡 혀 있지 말고 최선을 다해 변화할 것을 느꼈다. 직접 경험하는 것만큼 확실한 이해는 없다. 직접 아파보는 것 만큼 정확한 공감은 없으며, 직접 쓰러져보는 것만큼 완벽한 배움은 없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해결의 부재와 고통을 경험했고, 이에 같은 실수를 반복해 희생자를 또 한 번 희생자로 만드는 일을 저질러선 안된다.


 죄를 지은 사람이 벌을 받고, 공권력은 이를 위해 사용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당연하지 못해 당연하길 바라는 아이러니 속에 빠져있다. 더불어 공권력이 보호하고자 하는 대상이 강자만을 향해 있고, 모 두가 이에 굴복해 눈을 감고 발버둥조차 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외로운 싸움에도 이재한 형사는 첫 문단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할 것이다. “포기하지 말아요. 과거는 바뀔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묻어도 될, 잊어도 될 범죄는 없습니다”


김서연 기자 Ι tjdus562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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