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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history] 광주학생항일운동, 학생들의 처절한 외침
  • 장지원
  • 등록 2021-11-09 09: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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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들의 목소리로 지켜진 대한민국
지난 3일이 무슨 날인지 알고 있는가?
1929년에 일어난 광주학생항일운동을 기념하고 추모하는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다.
11월을 맞이해, 본지에서는 다시금 그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고자한다.

항일운동, 시작의 서막


 광주학생항일운동은 1929년 10월 30 일 광주에서 나주로 가는 통학 열차 안에 서 발생한 조선 여학생 희롱 사건이 시 발점이다. 광주중학교 △후꾸다슈조 △ 스메요시 가쓰오 △다나까 등의 학생들 이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인 △박 기옥 △암성금자 △이광춘의 댕기 머리를 잡아당기고 ‘센징’이 라며 희롱했다. 이를 본 박기옥의 사촌 동생인 박준채는 일본인 학생들에게 항의해, 난투극으로 번졌다. 해당 사건에 대해 일본 경찰은 조선인 학생들만을 힐난하고 박준채의 따귀를 때리는 등 차별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31일, 일본인 학생들은 박준채의 자리로 몰려와 시비를 걸었고, 또다시 패싸움이 벌어졌다. 이후에도 조선 학생과 일본 학생 간의 대치가 이어졌고 이를 본 일본인 기자들 은 조선인 학생들을 비난하는 기사를 작성했다. 그때마다 조선 인 학생들은 차별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박준채는 아래 와 같이 술회했다. 


나는 피가 머리로 역류하는 분노를 느꼈다. 

가뜩이나 그놈들과는 한 차로 통학을 하면서도 민족감정으로 

서로 멸시하고 혐오하며 지내온 터인데 그자들이 우리 여학생을 희롱하였으니

 나로서는 감정적인 충격이었다. 

더구나 박기옥은 나의 누님이었으니 나의 분노는 더하였다. 



전국으로 확산된 의지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11월 3일부터 본격적인 학생항일운동 이 시작됐다. 이날은 명치절1)이었고, 음력으로는 10월 3일로 개 천절이었는데 광주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은 신사 참배를 거부하며 적극적으로 일제에 저항했다. 이로 인해 광주 시내 모든 중등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으며, 시위에 참여한 수많은 학생들은 구금당했다. 그렇지만 항일의지는 사그러들지 않았다. 이 소식을 들은 신간회는 조사단을 파견해 장재성의 주도하에 항일운동을 발전시킬 계획을 세웠다. 그 결과 11월 12일 광주 시내에서 대규모 시위 가 벌어졌다. 그들은 격문에서 △식민지 노예교육의 철폐 △언론·출판·집회·결 사·시위의 자유 보장 △연구의 자유 보장 등 9개의 항목을 요구 했다. 이로 인해 광주의 소식이 더 많은 지역에 알려지면서 인접 지역으로까지 확산됐고 다음 해 1월에는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기억한다는 것, 같이 지켜나간다는 것 


 광주학생독립운동은 3·1운동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항일운동이다. 처음에는 광주 지역 학생들로 인해 시작됐지만, 점차 전국의 사회 다양한 계층에서 큰 영향을 끼쳤다. 심지어는 중국과 일본 내에서도 항일운동이 일어날 수 있게 큰 영향을 줬다. 이를 기념하는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은 학생들의 사기를 드높이기 위해 1953년 10월 20일에 ‘학생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11월 3일 제정됐다. 하지만 1972년 10월 유신이 선포된 후 학생들의 민주화 투쟁이 이어지자, 1973년 3월 30일에 학생의 날은 폐지 됐다. 의도적으로 기념일을 폐지해 학생들의 민족정신을 억누 르고자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학생의 날을 되찾으려는 여론이 상당했다. 그러나 유신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는 많은 장애물이 있었다. 다행히도 1984년 9월 22일 ‘각종 기념 일 등에 관한 규정 중 개정령’에 의해 최종적으로 ‘학생의 날’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06년 ‘학생독립운동기 념일’로 명칭이 변경됐다.


 당시 많은 학생들의 목숨을 건 외침과 처절함으로 현재의 대 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다. 여러분의 청춘은 어떠했는가? 그들의 청춘은 누구보다 숭고했고 순결했다. 학생들이 지켜왔던 민주 주의 국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잠시나마 묵념 시간을 가 져보는 것 어떨까? 


장지원 기자Ιchanny10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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