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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사람마다 시간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 장지원
  • 등록 2021-10-06 11: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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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올 수 없는 어린 날의 추억
이진아의 노래 ‘시간아 천천히’ 중에는 ‘시간아 잠시 동안만 멈춰줄래 너는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라는가사가 있다. 시간은 공평한데 왜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걸까? 본지에서는 나이가 듦에 따라 삶의
속도를 빠르게 인식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방과후 친구와 놀고 집에 돌아와도 하루가 길었다. 그럴 때마다 ‘왜 하루는 이렇게 길까? 너무 심 심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수 있지만, 이 생각은 커가면서 반 대로 뒤집히게 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하루가 짧고 시간 은 부족하게 느껴진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시간은 특정 누구에게만 빠르거나 느리게 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심리학자 피터 망간은 20대부터 80대 노인을 대상으 로 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실험자들에게 마음속으로 3분이 됐음을 인식했을 때 버튼을 누르라 지시했다. 20대들은 평균 3분 3초, 60살부터 80살까지는 3분 40초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피터 망간은 해당 실험을 통해 노화가 진행될수록 생체 시계1)가 느려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19세기 프랑스 철학자 폴 자네는 ‘시간 수축 현상’이라 설명했다. 그는 1년이란 시간이 20대에게는 인생의 1/20으로, 70대에게는 1/70으로 느껴져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주장 했다. 즉 늙어갈수록 1년이 점점 짧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신체 노화가 진행되면서 △도파민 분비량 △호흡 △혈압 △맥박 등의 감소로 생체시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특히 도파민2)은 나이가 들수록 10년 주기로 5~10%씩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삶에 대한 의욕과 흥미가 떨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뇌의 신경회로 자극이 감소하고, 이미지 습득과 처리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다. 결국 마음의 시간이 조금씩 흘러,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생각한다. 반면에 어린아이는 이미지를 빠르게 처리해 똑같은 시간에 어른보다 세상을 더 자세하게 많이 보며, 많은 정보량을 저장하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근거는 두뇌는 새롭고 자극적인 것을 기억하고, 일상적인 기억은 지워버린다는 것이다. 나이가 젊을수록 처음 경험하는 것이 많고, 자극적인 활동이 많다. 반면 나이가 들어갈 수록 경험을 해본 것들이 대부분이고 일상은 반복된다. 따라서 기억의 자극이 시간적 차이감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예를 들 어 어렸을 적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 냄새 △물의 촉감 △ 조개의 질감 등 하나하나 의미를 두고 자세히 바라봤지만, 나이가 들수록 무덤덤하게 지나가는 것과 같다.


 위처럼 과학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이유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해야 할 것들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상승하게 된 다. 그러나 노화 과정에 의해 일 처리속도는 느려지고 인지기능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진다. 그 와중에도 사회는 점점 고도화돼 현실에 대한 불안감이 압박감을 만들어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온전히 인생을 즐기고 후회 없이 삶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무언가를 배우며 새로운 자극을 심어주는 것이다. 새로운 취미를 찾거나 외국어를 공부 하는 것과 같이 도전적인 과제를 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익숙히 받아들이기보다는 새롭게 느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비가 오면 ‘차가 막히겠네’라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오늘은 비를 맞으며 덕수궁에 가볼까?’와 같이 상황 자체를 새롭고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면 시간을 남들보다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1) 동식물의 다양한 △생리 △대사 △노화 등의 주기적 리듬을 담당하는 기관, 생체 내에 내재돼 있는 생물학적 시계를 의미한다

2) 신경세포에서 분비돼 신경신호전달 뿐만 아니라. △의욕 △행복 △기억 △인지 △운동 조절 등 뇌에 다방면으로 관여한다


장지원 기자Ιchanny10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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