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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잊을 수 없는 2019년의 가을, 뜨거웠던 외침
  • 김수빈
  • 등록 2020-11-10 10: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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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종국 前 총장은 본교의 지울 수 없는 아픈 역사다. 1985년, 본교의 이사장이 된 손 前 총장은 △교육용 토지의 불법매각 △교비 횡령 △부정 편입학 △부정 임용 등의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 그뿐만 아니라 1993년에는 총장과의 면담을 위해 수원캠퍼스 총장실로 향하던 당시 서울캠퍼스 학생회를 막고자 운동부를 동원했다. 결국 운동부와 학생회의 물리적 마찰이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오원택 열사가 큰 부상을 입었다. 이후로도 계속해서 비리를 저지르던 손종국은 결국 구속돼 2007년에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형을 선고받았다.

 

 징역을 마친 손 前 총장이 학교에 모습을 다시 드러낸 것은 작년 5월 24일이다. 손 前 총장은 더는 본교 임원이 아니며, 발언권과 의결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본교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이사회 간담회에 참석한 것이다. 당일 손 前 총장이 서울캠퍼스에 방문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기자들은 이를 그의 복귀 행보라 판단했다. 본지와 더불어 각종 SNS를 통해 손 前 총장의 본교 방문 및 복귀를 향한 행보가 알려지자 학생들은 분노했다. 이에 학생자치단체 임원들이 이사장실을 점거한 뒤 농성했고, △공동성명서 △국민청원 △교육부 방문 △임시 학생총회 등의 방법을 통해 의견을 피력했다. 분노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작년 9월 3일 본교 수원캠퍼스 대운동장에서 개최된 임시 학생총회였다. 전체 재적인원수의 약 25%인 3,070명의 학생이 참여한 임시 학생총회에서 참석자 모두가 만장일치로 복귀 반대에 표를 행사했고, ‘손종국 이사선임 결사반대’를 외치며 교내를 행진했다. 당시 학생들의 모습을 담던 기자는 아직도 그날의 모습이 생생하다.

 

 1년이 지난 지금, 선배들의 지휘 아래 현장에서 발로 뛰며 취재하던 수습기자들은 어느새 신문편집국의 국장이 되고, 팀장이 돼 후배 기자들과 함께 신문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손 前 총장의 복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임시총회 이후에도 학생들은 두 차례 교육부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대동제에서도 의견을 피 력하는 등 끊임없이 손 前 총장의 복귀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본교와 교육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고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에 방문하는 학생들이 적어지며 어느새 손 前 총장은 잊혀져가고 있다. 하지만 기자는 아직도 학생들의 외침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으며, 일이 해결될 때까지 예의주시할 것임을 다짐한다. 또한 개교기념호를 맞이해 본교 구성원 모두가 해결되지 않은 손 前 총장 복귀에 대해 생각하고, 뜨거웠던 그 날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김수빈 기자│stook3@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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