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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계속되는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막을 방법은 없을까?
  • 강신재 수습기자
  • 등록 2020-11-10 10: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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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에 들어본 나아가야 할 방안
앞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문제와 관련해 택배 기사들의 현실과 택배회사 및 정부의 대응을 알아봤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으로부터 택배 기사 과로사 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김세규 교육선전국장


Q.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가 발생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가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장시간 노동을 한다는 것이다. 보통 오전 7시부터 14~16시간 동안 고된 노동을 하고, 일반 근로자들과 다르게 특수 고용 노동자다 보니 365일 단 하루도 휴가가 없다. 장시간 노동을 하고 그에 대한 휴식조차 보장이 되지 않다 보니 결국 연이어 과로사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 19 때문에 처리해야 할 물량도 약 30% 정도로 많이 증가한 상황이기에 피로감도 이전보다 더욱 누적되고 있다. 게다가 근무시간이 2~3시간 정도 늘어나서 밤늦게까지 일하고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주말까지 배송을 하다 보니 병원을 갈 시간이 거의 없다. 때문에 몸에 이상을 느껴도 참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 병을 키우게 되고, 결국 몸 상태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Q.현재까지 나온 과로사 문제에 대한 대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택배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되는 핵심적인 이유는 분류 작업이다. 그래서 회사 측에 분류 작업과 관련된 사항들의 개선을 이전부터 요구해왔는데, 그때마다 분류 작업은 택배 기사들이 할 일이라며 책임을 전가해 왔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에 처음으로 택배 회사들이 분류 작업을 자신의 책임으로 인정하고 사과를 한 것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택배 회사에서 분류작업에 투입하겠다는 인력 수가 실질적으로 많이 부족하고 일부 택배 회사는 그에 드는 비용을 택배 기사들에게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분류작업 이외에도 △낮은 수수료 문제 △휴식 시간 △고용 보장 등의 여러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산적돼 있고 이에 대한 대책들도 굉장히 미흡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으로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를 해결할 대책들이 제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대책들이 실효성 있게 현장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약속도 지키고, 회사도 여러 가지 편법과 꼼수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Q. 택배 회사의 갑질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재 택배 현장은 관련된 법이나 규정이 미비하다 보니 말 그대로 무법천지다. 이로 인해 계약서도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현장에서 갑을 관계 지위 속에서 온갖 갑질과 편법이 택배 기사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나 택배 업계가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업계에서 가장 약자인 택배기사들에게 모든 피해가 가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달라


 최근에 택배 노동자들이 연이어 과로사로 쓰러지고 있는 일들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가슴 아파하고 걱정해주고 있어서 정말 많은 힘이 되고 있다. 이런 걱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택배 업계가 자신들의 이윤만을 생각하면서 택배 노동자들을 직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처우 문제에 여전히 소극적인 상황이다. 택배 업계가 코로나 19로 인해 엄청난 영업이익을 누리고 있는데 이는 택배 기사들의 땀과 노력에 의한 결과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택배 회사들이 택배 기사의 처우 문제에 발 벗고 나서 택배기사들의 과로사를 방지하고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들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신재 수습기자│sinjai1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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