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고등학생들의 순수한 사랑을 클래식과 함께 그려낸 로맨스 판타지 영화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피아노를 전공하는 상륜(주걸륜 역)이 샤오위(계륜미 역)와 같은 예술고등학교에 전학을 오면서 시작된다. 새로 전학 온 학교를 둘러보던 상륜은 학교에 곧 철거될 오래된 피아노 연습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곳에서 상륜은 샤오위가 연주하는 피아노곡 ‘Secret’의 선율을 따라 샤오위를 찾아가고, 두 사람은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린다. 이후 상륜은 샤오위가 보이지 않을 때 그녀를 그리워하며 사랑을 키워가고, 샤오위가 간직한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다가간다.
기자는 첫사랑을 다룬 대만 특유의 감성이 담긴 영화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청설 △나의 소녀시대와 같은 영화들도 모두 재밌게 봤다. 하지만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비슷한 다른 영화들 중에서도 특별하다. 가장 큰 이유는 영화를 장식하는 클래식 음악에 있다. 말할 수 없는 비밀 속 주인공들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은 해당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주인공 상륜이 피아노 배틀에서 피아노의 왕자와 △쇼팽의 흑건(연습곡 Op. 10, No. 5) △쇼팽의 왈츠(Op. 64, No. 2) △두금삼을 서로 주고받으며 두 대의 피아노로 연주하는 장면은 시간이 지나도 사랑을 받고 있는 명장면이다. 샤오위와 상륜이 연습실에서 함께 한 피아노로 연탄곡(湘倫小雨四手聯彈)을 연주하는 장면도 보는 사람을 설레게 만들며 영화를 오래 기억하게 한다.
이 영화에서 상륜 역을 맡아 연기를 펼친 배우 주걸륜은 자신의 순수했던 학창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며 영화의 각본을 썼다. 덕분에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보고 나면, 상륜과 샤오위가 만들어 낸 맑은 장면들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쇼팽에 대한 수업을 듣던 중 샤오위가 들어오자 상륜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해 선생님께 혼이 나는 장면 △하굣길에 함께 바다를 보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 △두 사람이 함께 비를 맞다가 마을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는 장면 △상륜이 샤오위에게 주기 위해 사과를 하나씩 모으는 장면을 보면, 두 사람의 풋풋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또한 보통의 첫사랑 영화의 배우들은 감정에 서툴고 미성숙한 10대의 모습을 주로 연기하지만, 극 중에서 주걸륜의 연기는 다소 능청스럽고 여유가 느껴져 새롭게 다가왔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2008년에 상영을 시작해 세상에 나온지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잊지 않고 찾는 이유는, 음악과 두 배우가 만들어낸 장면들이 이 영화를 그리워하게 만들기 때문인 것 같다.
이윤아 기자│thisisprofita@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