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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後] '부자 동네' 강남의 숨겨진 이면, 달동네
  • 강신재 수습기자
  • 등록 2020-10-30 14: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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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도시 강남’하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무슨 장면을 떠올릴까? △화려한 네온사인 △비싼 아파트 △번쩍번쩍한 대도시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기자 또한 대면 수업으로 기숙사가 위치한 강남에 오기 전까지는 빌딩들이 늘어서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도착한 강남은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처음 기숙사 주변에서 산책한 날, 달동네 철거에 관련한 현수막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자의 고향인 제주도에는 달동네가 없었기 때문에 이는 생소한 광경이 아닐 수가 없었다. 현수막에는 ‘지켜내자 달터마을 우리의 보금자리’, ‘현실성 있는 주거권과 생존권을 보장하라’ 등의 내용이 써있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이곳은 지난 2017년까지 공원으로 개발될 예정이었던 달동네였으나, 거주민과 서울시 사이에 협의가 되지 않아 쫓겨날 위기에 처한 거주민들의 모습이 그대로 남은 것이었다.

 

 기자는 현수막을 보면서 어떻게 달동네들이 형성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찾아보니 지금까지 남아있는 달동네 중 강남의 무허가 판자촌들은 △1980년대 정부 주도의 도심 개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 88올림픽 개최를 위한 건설 사업 등으로 쫓겨난 철거민과 빈민들이 만든 마을이 대부분이었다. 이외에도 감염성이 없는 한센병 1) 환자들을 모여 살게 한 헌인마을도 판자촌에 속해 있었다. 이러한 서울의 무허가 판자촌들은 지금 재개발 문턱에 놓여 있으며 보상문제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다. 

 

 기자는 이에 대해 ‘달동네들은 정부에 의해 쫓겨난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보상 도 해주질 않는단 말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주민들은 이곳을 떠나면 갈 곳도 없다. 판자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고령과 저임금에 시달리며 임대 보증금을 감당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당장 기자가 지나가면서 본 달터마을 밑에도 폐지를 모아 놓은 손수레가 있었다. 헌인마을은 도시개발사업을 하면서 싸움판과 비리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들은 우리와 이웃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며 그들에게 달동네는 특별한 추억이자 따뜻한 보금자리였을 것이다. △재개발 사업의 투명한 운영으로 인한 신뢰 △나라가 수용 가능한 범위 내의 임대아파트 입주권 △적절한 보상을 통해그들의 평범했던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으면 한다. 


1)  '나병'을 달리 이르는 말


강신재 수습기자  sinjai1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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