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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교차수강,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 이윤아
  • 등록 2020-10-26 08: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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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교차수강 제한 제도의 실효성을 따져봐야 할 때
지난 9월, 에브리타임에서 본교 학생들에게 교차수강 제한 제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조사 결과 교차수강을 하고 있는 본교 학생의 상당수가 이 제도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교의 학사지원팀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본교는 서울캠퍼스와 수원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교차수강 제도란 본교의 학생이 본인이 소속된 캠퍼스에 개설돼 있지 않은 전공을 다른 캠퍼스에서 교차로 수강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서울캠퍼스의 학생은 수원캠퍼스의 전공수업을, 수원캠퍼스의 학생은 서울캠퍼스의 전공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본 제도는 학부제실시를 통한 교육개혁과 더불어 교차수강으로 다전공을 허용해 학생들의 전공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실시됐다. 하지만 교차수강 제도가 모든 학생에게 자유롭게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수원캠퍼스에 소속된 학생은 서울캠퍼스의 전공을 교차수강할 때 한 학기에 최대 12학점까지만 신청하도록 학점의 제한을 받는다. 이러한 제도를 교차수강 제한 제도라고 한다.

 

교차수강을 허용하는 모든 학교에 교차수강 제한 제도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석대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완주와 진천의 두 캠퍼스를 이동하는데 소요할 시간을 고려해 수강신청 시 시간에 대한 제약을 두고 있지만, 본교처럼 학점에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다. 서울·용인캠퍼스를 운영하는 명지대학교는 공통교양과 핵심교양을 제외한 전 교과목을 학생들이 두 캠퍼스 사이에서 자유롭게 교차수강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광주와 여수캠퍼스를 운영하는 전남대학교는 학생들의 교차수강을 장려하기 위해 두 캠퍼스를 왕복하는 통학버스를 별도로 운영하며, 교차수강을 하는 학생들을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지난 9월 본교의 교차수강 제한 제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김진(국어국문·3) 군은 해당 제도의 개선을 건의하고자 에브리타임에서 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본교 학생 47명이 참여한 이 설문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교차수강 제한 제도에 반대하는 학생은 87.2%에 달했다. 해당 학생들이 교차수강 제한 제도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근거에는 캠퍼스 간의 구분으로 인한 학생의 학습권 차별 추가 학기 신청으로 인한 졸업 유예 등록금 추가 납입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감 4학년에 전공 수업이 몰리는 것으로 인한 수강의 어려움 등이 있었다. 반대로 교차수강 제한 제도에 찬성하는 12.8%의 학생은 본 제도에 찬성하는 대표적인 근거로 수강 신청의 어려움을 꼽았다. 전공 수업에는 인원이 정해져 있어 학생들에게 학점 제한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수강 신청 경쟁이 과열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또한 설문조사에선 교차수강 제한 제도의 대안으로서 본 제도를 한 학기 폐지해 운영하는 것과 12학점의 제한을 한 학기 완화해 운영하는 것이 논의됐는데, 위 방법들에 대해서도 전체 인원의 93.6%, 97.9%가 찬성했다. 현재 김 군은 본 조사 결과를 총학생회에 전달한 상태이다.

 

33대 우리, 같이 총학생회 조영훈(스포츠건강과학·4) 회장은 총학생회가 설문조사 결과를 학사지원팀에 9월 중 건의했음을 밝히며, 현재 학사지원팀에서 이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학사지원팀 김영삼 팀원에 따르면 본교의 학생들 중 서울캠퍼스의 관광개발학과 외식조리학과 관광이벤트학과 학생만이 캠퍼스 간 상호 교차수강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 이유는 동일 학과 통합에 따라 특례조치가 적용되기 때문이었다. 또한 김 팀원은 현재 본교가 처한 환경으로 인해 수업 공간과 교·강사 확보 등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해당 제도가 일단은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 이윤아 기자thisisprofita@kyonggi.ac.kr

덧붙이는 글

본교는 학부제를 실시하며 학생이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해 진로를 직접 설계할 수 있도록 전공 선택을 유연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교차수강 제한 제도가 학생들의 다양한 전공 수강을 제한하는 것은 큰 문제다. 이제 낡은 제도는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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