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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後] 왜 제가 겁먹어야 할까요?
  • 김수빈
  • 등록 2020-09-28 09: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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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부터 지역별로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 방안이 시행됐고, 이는 어느덧 4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의 논란은 끊임없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에도 SNS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폭행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말하는 사람을 폭행하는 내용이다. 폭행 피해자의 신분은 △시내버스 운전기사 △역무원 △사회복무요원 △시민 등으로 다양하다. 코로나 19의 확산에 따라 지침을 철저하게 지켜온 사람들이 오히려 피해자가 돼버리는 사실이 기자의 마음을 답답하게 했다. 물론 가해자 대부분이 구속되거나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사실과 이러한 폭행이 특별한 장소나 사람이 없는 외진 곳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욱 억울했다. 기자도 업무를 위해 학교를 오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리고 꼭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하지 않거나, 중간에 벗는 사람들을 마주치곤 한다. 하지만 기자는 쉽사리 그들에게 “마스크 올바르게 착용해주세요”라고 말할 수 없었다. 코로나 19에 걸릴까 두려운 것보다 내가 뱉은 말이 나에게 폭행으로 돌아오진 않을까 무서워 쉽사리 말을 건넬 수 없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도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도 내가 아닌데, 왜 내가 겁먹어야 할까.

 

 최근에는 이를 우려해 ‘또타지하철’ 애플리케이션에서 마스크 미착용 신고를 할 수 있게 됐다. 위 애플리케이션에서 신고 하면, 근처에 있는 지하철 보안관이 출동한다. 이 외에도 호선별 지하철 문자 민원 번호를 이용해도 된다. 신고 방식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왜 내가 겁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해소할 수 없다. 해답은 간단하다. 의무를 행하지 않은 사람에게 당당히 지적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된다. 지금의 사회는 마스크 착용 논란 외에도 여전히 해결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 옳고 그름을 구분하고 명확히 하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점이며 원동력이 될 것이다. 피해자들이 겁먹는 사회가 아닌, 가해자들이 겁먹고 두려워하는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글·사진 김수빈 기자│stook3@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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