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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거절을 무릅쓰고 다가가는 용기
  • 황지혜
  • 등록 2017-03-27 21:09:48
  • 수정 2017-05-04 12: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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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는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취재요청 전화를 걸고 학생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질문을 건넬 때도 모두가 요청을 거절할 것 같아 두려웠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기자생활을 해오며 기자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 는 사람을 만난 후로 용기를 얻었다.

 

 지난해 취재차 제 5차 촛불집회 현장에 방문해 혼자 동기 기자 를 기다리고 있을 때, 한 시민이 다가왔다. 항상 시위에 참여한다 는 그 회사원은 젊은 학생이 집회에 참여해줘 고맙다며 직접 만든 피켓을 건넸다. 그게 인연이 돼 크리스마스에 카드를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호 기사를 위해 서촌으로 취재를 갔을 때도 서촌의 상업화에 대해 질문하는 서울대학교 학생을 만났다.

 

 이처럼 기자에게 다가와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자는 몰랐던 정보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꾸준히 집회를 참여했던 회사원은 생생한 집회 참여 이야기를 기자에게 말해줬고, 서울대 학교 학생에게는 마냥 고요해 보이는 서촌이 상업화 문제로 골머 리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스스럼없이 기자에게 다가와 말을 걸어줬다는 것이다. 그들이 먼 저 말을 걸어주지 않았다면 기자가 몰랐던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 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취재차 갔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사람 에게 먼저 말을 걸 생각조차 안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도도 해보지 않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 었다. <고슴도치의 소원>이라는 책에서 고슴도치는 가시가 있 는 자신을 다른 동물들이 싫어할까봐 그들에게 다가가지 못한 다. 기자는 이야기 속 고슴도치처럼 되고 싶진 않다. 특히나 기 자는 사람을 만나고 취재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기자 는 먼저 다가와준 두 사람을 통해 지금까지의 취재방식이 소극 적이었음을 느꼈다. 그리고 좀더 적극적으로 사람을 만나야 다 채로운 이야기를 담은 기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앞 으로는 거절을 무릅쓰고 다가가는 용기를 가지고 현장 속에서 직접 사람을 만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들은 정보로 기사를 써 독자들에게 한층 더 다가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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