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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後] 당신의 죽음에 대한 가치관은 무엇인가요?
  • 정아윤
  • 등록 2020-04-13 09: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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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처음 맞이한 죽음에 대한 감정은 키우던 반려견 뚜비의 죽음이었다. 중학교 1학년, 뚜비가 기자의 곁을 떠났던 날 아침은 유독 바빠서 아픈 뚜비를 신경 쓰지 못한 채 급하게 학교로 향했다. 집으로 귀가했을 때 뚜비의 장난감과 식기 등은 큰 봉지에 투박하게 담겨 있었고, 어머니는 소파 구석에서 울고 계셨다. 후에 뚜비가 아파서 먹던 약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아침에 조금만 일찍 일어나서 한 번이라 도 더 쓰다듬어 줄걸’, ‘걸을 수 있을 때 좋아하던 햇볕 많이 쬐게 자주 데리고 나갈걸이라고 후회를 했다. 두 번째는 사촌 언니와의 이별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갑작스럽게 병이 악화돼서 입원한 언니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끝내 세상을 떠났다. 연초까지만 해도 함께 전을 부쳐 먹던 언니가 하루아침에 국화 사이에 있는 모습을 봤을 때는 그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 됐다. 언니가 찍어 준 사진 중 유독 좋아했던 사진을 만지작거리며 마지막 면회 때 들어가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두 번의 이별이 나에게 공통적으로 다가온 것은 바로 후회였다.

 

우리 사회 속에서 죽음의 이미지는 각박한 편이다.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죽음을 부정적이게 바라본다. 죽음이라는 단어만 언급해도 소스라치게 놀라며 쉬쉬거리고, 항상 침울하게 받아들인다. 생각해 보면 기자가 강아지와 사촌 언니의 죽음에 그토록 슬퍼한 것도 사회에 서 기자에게 부여한 죽음의 이미지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전에 우연히 들은 조부모님의 대화에서 죽음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됐다. 그 들은 옆집 할아버지의 암 소식을 듣고 대수롭지 않게 곧 죽겠지라 고 말씀하셨었다. 당시에는 충격적이었지만 생각할수록 신선하게 느껴졌다. 죽음에 아무렇지 않은 반응을 본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조부모님의 대화를 곱씹으며 죽음의 가치관을 새롭게 세우기 시작했다. 그들처럼 기자 또한 슬프고 후회하는 감정만으로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보통 죽음이 슬픈 이유는 갑작스럽게 다가오고 다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말에 회자정리거자필반(會者定離去者必返)이라는 말이 있다. 만남에는 헤어짐이 정해져 있고, 떠남이 있으면 반드시 돌아옴이 있다는 뜻이다. 어떤 생명이든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우리는 헤어짐을 겪는다. 하지만 그 생명의 죽음은 언젠간 다시 시작한다. 다른 모습으로 우리 곁에 함께하고 있을 것이다.

 

·사진 정아윤 기자aqswde928@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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