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비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학생들이 학생회비하면 흔히 떠올리는 것은 바로 학교에 지불하는 학생회비이다. 이는 총학생회 측에서 학교 전체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는 돈으로 매 학기 등록금과 함께 납부하는 만원이 바로 그것이다. 이때 납부된 회비는 총학생회 사무국에서 관장하며 학생회를 구성하는 단과대학 및 자치단체에 각각 편성한다. 또 다른 학생회비는 바로 과 학생회비이다. 이 학생회비는 학과 학생회에서 과 행사를 위해 사용하는 돈으로 학생회 총무 개인의 계좌로 입금한다. 보통 일학년 때 한 번 납입한 돈으로 4년을 사용하기 때문에 입금해야 하는 금액이 부담스럽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두 학생회비 모두 납부는 개인 자율이며 학생회에서는 이에 대해 강요해서는 안된다. 

 지난 3월, 총학생회 주도하에 학생회 간부를 상대로 회계교육이 이뤄졌다. 본 회계교육은 학생회비의 올바른 방향성과 투명한 회계 관리에 대해 학생회 임원들이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진행됐다. 하지만 교육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학교 커뮤니티에서는 과 학생회비와 관 련된 논란이 대두됐다. 그것은 바로 모 학과에서 과 학생회비를 사용해 학생회 임원들끼리 회식을 한 사건이었다. 해당 학과에서는 이는 학과의 관례라고 해명했으나 이 해명은 오히려 학생들의 반발을 샀고, 결국 회장이 사과문을 작성해 논란을 불식시켰다. 한편 김지환(문예창작·2) 군은 “학생회 임원들이 학과의 업무 추진이나 편의를 봐주는 점에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과 학생회비로 사용하라고 지불한 돈을 학생회만의 회식에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과 학생회비 이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과 학생회비와 관련된 학생회칙뿐이다. 현재 본교 학생회칙에서는 학생회비에 관련해서 는 제 77조부터 제 86조까지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과 학생회비와 관련된 내용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내용은 각 학과의 학생회칙에서 확인해야 한다. 학부·전공·학과 학생회는 자율적인 활동을 위해 본교 학생회칙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독자적인 회칙을 가지는데, 여기에서 한가지 문제가 생긴다. 바로 학과마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학생회칙은 제각기 내용이 다르다는 점이다. 심지어 학과에 따라서는 과 학생회비 사용과 관련된 회칙이 존재하지 않는 학과도 있다. 이는 사실상 과 학생회비에 대한 정확한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하며, 언제든지 위와 같은 사건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교뿐만 아닌 다른 학교들 역시 과 학생회비는 감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거나 세칙에 명시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총학생회 시행세칙에 과 학생회비 감사를 명문화한 곳도 있다. 한국외대와 서울시립대 등은 ‘총학생회 재정·감사운영회칙’에서 ‘단과대학·독립학부는 학부·과에 대한 자치회비 및 학생회비 감사를 매 학기 시행하고 중앙감사위원회 정기 감사 종료일까지 중앙감사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렇다면 본교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학생회와 학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본교 학생회칙에도 이와 관련된 최소한의 감사 회칙이 꼭 생겨야 한다”는 차혜린(국어국문·2) 양의 말처럼 현재 학생회칙에는 과 학생회비에 대한 애로사항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문예슬 기자│mys02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