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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後]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가족이다
  • 강현구
  • 등록 2019-03-20 10: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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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으로 그 사람의 본래 인격을 시험해 보려거든, 그 사람에게 권력을 쥐어줘 보라’. 한문에서의 갑을의 의미는 십간의 첫 번째인 갑, 두 번째인 을을 붙인 것이다. 하지만 현재 갑을관계는 나보다 아랫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원하는 다소 퇴색적인 의미를 지니 게 됐다.

 

 흔히 갑질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이러한 행위는 일명 ‘땅콩회항 사건’으로 사회에 화두됐다. 회장의 딸임과 동시에 부사장이라는 직급을 이용해 △반말 △폭언 △폭행을 포함한 횡포를 부리며 비행기를 회항시키는 일이 있었다. 또한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함부로 대하는 사회적 문화가 팽배하다. 조직에서는 목적과 상관 없는 사적인 심부름을 시키며, 아르바이트생에게 무조건적인 배려를 바라는 손님들 역시 만연하다.

 

 상당수의 갑질은 △관행 △예절 △사회상식 등의 다양한 형태로써 합리화 된다. 또한 한국인의 보편적 심리에서도 갑질문 제가 형성된다. 잡코리아가 직장인 604명을 상대로 설문한 ‘직장인 갑질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88.6%는 ‘직장생활을 하며 갑질을 당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 ‘본인 이 갑질을 해봤냐’는 질문에는 33.3%만이 ‘그렇다’고 답하는 대조를 이뤘다. 즉 자신이 피해자의 위치가 됐을 때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인의 심리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갑질문제는 외국에서도 문제가 되지만 유독 한국에서 두드러지는 이유가 있다. 계급사회에서 민주주의 사회로 넘어가는 과도기때 △권력 △돈 △학벌들이 유사 신분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대방에 대한 존중은 배제되고 자신의 위치에 대한 대접만 우선시 됐다. 또한 한국의 높임법 문화 역시 암묵적으로 상하관계를 형성하게 한다.

 

 현 사회에서 서열관계를 무시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갑질 문제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가족 △친구 △연인이 다. 이를 잊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을 갖는다면, 사회적 위치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이유만으로 행해지는 갑질을 줄여나 갈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강현구 수습기자│yes2665@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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