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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분할 납부 제도의 숨겨진 문제
  • 박종현
  • 등록 2018-09-18 09:42:04
  • 수정 2018-09-18 09: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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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유작성 후 학과장 도장까지 받아야 승인해줘
현재 전국의 각 대학교 등록금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매 학기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경제적인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각 대학에서는 등록금 분할 납부를 실시하고 있으며, 본교 역시 이와 같은 이름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제도에 대해 현재 여러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본지에서는 해당 문제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봤다.


시행되고 있는 분할 납부 제도


 한국대학관리협의회·대학 알리미에 따르면 본교 연평균 등록금은 7,263,000원이다. 이처럼 현재 본교의 등록금은 개인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한 번에 지불하기에 부담되는 금액이다. 이에 본교에서는 2010년도부터 등록금 분할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해당 분할 제도는 학생 및 학부모의 경제적인 여건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됐으며, 이번 학기는 본교 종합정보시스템(KUTIS)을 통해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학생들의 신청을 받았다. 그렇다면 본교의 등록금 분할 납부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을까. 본교 종합정보시스템(KUTIS)을 확인하면, ‘등록금 분할 납부신청 시 온라 인 신청서에 관련 사유를 상세히 작성’이라고 명시돼 있다. 더불어 해당 서류 작성 후 학과장과 학부모 도장을 받아 각 단과대학 교학팀에 제출해 야 한다. 이러한 절차를 걸쳐 분할 납부가 승인되면 해당 학생은 1차 때 등록금의 40%, 2·3·4차 때 등록금의 20%를 납부하는 형식으로 총 4번에 걸쳐 등록금을 납부하게 된다.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본교 종합정보시스템(KUTIS)에는 분할 납부 시 자세한 신청 사유와 더불어 학과장과 학부모의 도장을 받도록 명시돼 있다. 이때 ‘자세한 신청사유 작성’과 ‘학과장 도장 날인’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해당문제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 봤다.


  서진원(영어영문·3) “분할 납부 제도 편의성과 자존감 침해의 양면성

 

 일단 분할 납부 제도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편의를 봐주는 제도이므로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분할 납부 신청 시 관련 사유서를 상세히 작성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분할 납부를 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사유서를 쓴다고 생각 했을 때, 내가 쓴다고 해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분할 납부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약자를 도와주는 제도이기 때문에 배려 차원에서라도 관련 사유를 쓰면서 아픈 곳을 들어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분할 납부 시 사유서를 쓰는 것이 꼭 필요한 절차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에게 본인의 가정 형편을 말하면서까지 진행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류명철(미디어영상·2) “불필요한 절차로 업무량만 늘어”

 

 등록금이 분할 납부가 가능하다는 것을 몰랐다. 그런데 분할 납부를 위해 사유서를 상세히 써야한다는 것과 학과장 도장까지 받아야 하는 것을 듣고 놀랐다. 물론 상세한 이유를 알아야 하는 것에는 납득이 간다. 중요한 등록금인 만큼 이에 대한 업무 처리에 흠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유서에 학부모와 학과장의 도장까지 필요한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사유서를 쓰는 과정도 복잡한 데 거기에 도장까지 받으러 다녀야 하는 학생은 물론 학과장도 업무량만 더 늘어나기 때 문이다. 따라서 더 효율적인 절차를 만들기 위해 업무와 관련된 교직원이 모여 의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타 대학, 굳이 사유서와 학과장 도장 필요 없어

 

 그렇다면 현재 타 대학의 분할 납부는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있을까. 이에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와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의 등록금 분할 납부는 어떤 절차를 걸치는지 알아봤다. 먼저 연세대의 등록금 분할 납부의 경우, 2차나 4차에 걸쳐 이뤄지며 학기 시작 전 2개월에 걸쳐 신청을 받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한 점은 본교와 똑같다. 하지만 연세대는 학교 포털사이트에 △등록금 분할 납부 관련 공지사항 동의 △이메일 △휴대전화 번호 △보호자 이름만 적게 돼 있다. 이와 관련해 연세대학교 재무회계팀 관계자는 “분할 납부 사유는 본인 이 힘들어서 하는 만큼 사유서를 쓰게 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역시 등록금 분할 납부는 총 4회 분할 납부로 실시하고 있다. 동국대학교 역시 등록금 분할 납부 신청을 인터넷으로 접수 받는다. 학생이 신청서를 작성하면 학교시스템에서 일괄 전산처리 방식으로 해당 학생 등록금 고지서에 분할 납부가 명시 되도록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항에 대해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재무회계팀 관계자는 “사유서를 쓰거나 별도로 출력해 학과장 도장을 받는 절차는 없다”고 밝혔다.

 

본교에도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

 

 앞서 살펴봤던 것처럼 타 대학은 본교와 달리 분할 납부 신청 시 사유를 상세히 서술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출력 후 학과장 도장을 받고 해당 단과대 사무실에 제출하는 절차 또한 없었다. 그렇다면 본교는 왜 지금과 같은 절차를 구축하게 됐을까. 과거에는 등록금 분할 납부 제도가 많이 실시되지 않았고 점점 등록금 분할 납부를 시행하는 대학이 많아지자 본교 역시 관련 제도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 본교 재무처 재무회계팀 김준영 과장은 “그 당시 직접 만든 것은 아니지만 처음 분할 납부제도를 시행할 때 회의를 거쳐 가장 좋은 방법을 찾은 것 같다”고 전했다. 더불어 김 과장은 앞으로의 분할 납부 개선점에 대해 “현재는 이미 분할 납부 관련 신청을 다 받은 상황”이라며 “지금의 상황에서 바로 바꾸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재 등록금 납부는 이미 시행된 만큼 앞으로 본교의 분할 납부의 사항은 개선할 여지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김 과장은 “관련 사항에 대해 의견이 나오는 만큼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바꾸는 방향으로 고려해 보겠다”며 “다만 혼자 결정할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차후에 회의 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덧붙여 김 과장은 “사유서 작성과 학과 장 도장 날인 부분이 절차 상 필요가 없다면 내년에 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글  박종현 기자│whd2273@kgu.ac.kr       

사진  고재욱 기자│wodnr4965@kgu.ac.kr

 

 


▲ 본교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등록금 분할 납부 안내

 




 


덧붙이는 글

등록금 분할 납부 제도는 가계형편이 어려운 학우들을 대상으로 경제가 힘든 상황에서도 본교를 열심히 다녀 무사히 졸업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실시 한 제도이다. 그만큼 등록금 분할 납부 제도의 대상이 되는 학생들을 배려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분할 납부 제도는 그러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아 보인다. 앞으로 작은 부분까지 배려하고 신경 쓰는 본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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