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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예고 없이 생긴 방범창
  • 이유림
  • 등록 2018-09-04 10: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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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성 추구와 사생활 침해… 개방형 시설의 두 얼굴

 

 지난 학기 완전히 막혀있던 본교 수원캠퍼스 신학생회관과 서울캠퍼스 학생회관 내 각 동아리방 및 과방의 출입문에 방범창이 설치됐다. 이는 △화재 △도난 △성범죄 등 각종 사건·사고를 예방하는 취지에서 설치된 것으로 지난 7월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총무처 협조전을 받아 이뤄졌다.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대학 본부 측은 지난 7월 18일부터 7월 30일까지 공사를 진행했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방범창이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 의견은 배제됐다. 신학생회관·학생회관의 실사용자인 학생들에 동의를 구하는 단계를 건너뛰었을 뿐만 아니라 방범창이 설치되기 전 공지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학생회에 한해 ‘설치가 될 예정’이라는 공사 여부 수준의 전달만이 전부였다. 이들 역시 언제, 어느 곳에 방범창이 설치될 예정인지 등 세부적인 내용은 미리 공지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차질을 빚어 수원캠퍼스의 공사가 기존 설치하고자 계획했던 15일에서 18일로 늦춰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담당처인 학생지원팀의 오상선 차장은 지난 몇 년간 큰 문제 없이 이용해오던 시설에 갑작스레 방범창을 설치한 데에 대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폐쇄된 공간이었기에 크고 작은 사고가 존재했다”고 답했다. 이어 “사고 발생률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신속히 방범창을 설치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중 신학생회관을 방문했던 학생들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개인적인 사유로 신학관을 찾은 김은민(회계세무·2) 양은 “들은 소식이 없었는데 방범창이 생겨 놀랐다”며 “학교 측이 마음대로 실행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전체 동아리방의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제 34대 청춘 총동아리 연합회 이왕근(환경에너지공학·4) 회장 역시 “신학관은 과거 등록금 인상에 따른 조건으로 오직 학생을 위한 공간으로서 건설된 것”이라며 “대학 본부 측에서 독단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더불어 “이번 사안과 같은 일을 실행할 경우 반드시 주체인 학생과 함께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과 함께 반대 의사표현을 위한 가림막 등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오 차장은 “설치 여부 자체는 총학생회·단과대학생회 측의 동의를 구한 상태였다”며 “해당 내용을 일반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달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덧붙여 “개인 공간이 아닌 많은 학생이 이용하는 공간이므로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인식을 갖춰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향후 관리에 대한 오 차장의 답변에 의하면 관련 규정은 없지만 자체적인 가림막 설치 및 파손 등이 발생했을 경우, 경고조치를 취해 일시적인 패널티가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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