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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채기로 역전승 만든 이재광 선수를 만나다
  • 김희연
  • 등록 2018-04-17 11: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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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광(레저스포츠·2) 군은 지난달 25일 충남 보령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 48회 회장기 전국장사씨름회’를 통해 본교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에 본지는 대회 당시의 상황부터 씨름 선수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듣고자 영광의 얼굴 이재광 군을 만났다.

 

 


 

장사급(140kg) 우승을 거머쥐다

 

 지난달 25일 ‘제 48회 회장기 전국장사씨름대회’ 결승전에서 이 군이 2대 1의 점수로 정상에 올랐다. 본 대회는 올해 시즌 중 첫 번째로 열린 만큼 모든 씨름 선수에게 중요한 시합이었다. 그만큼 쉽지 않았을 시합에서 최고의 역량을 펼친 그는 “열심히 운동한 결과를 보상받은 것 같아 행복하지만 앞으로 남은 시합을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지만 사실 그는 결승전 첫판에서의 패배로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상대 선수는 여러 차례 우승을 거머쥔 사람으로 동료들까지도 이 군의 우승이 불가할 것이라 예측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군은 “주요기술인 들배지기1)를 쓰는 척 하면서 잡채기2) 기술로 전환해 상대 선수를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자가 우승의 비결에 대해 묻자 이 군은 강한 집념을 제시했다. 또한 “무엇보다 평정심 유지가 중요하다”며 “실제로 흥분한 상태로 공격을 시도하다가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줬다. 평정심 유지를 위해 그는 “시합 전에 주요기술인 들배지기 를 사용해 상대를 넘어뜨리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밝혔다.

 

승패를 판가름하는 정신력 싸움

 

 그렇다면 이 군은 어떻게 씨름 선수로 성장하게 됐을까. 첫 시작은 씨름부 감독님의 권유였다고 한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 친구가 씨름하는 모습을 구경 갔다가 제의받은 것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다른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지는 않았는지 물어보자 “지금까지 씨름에 전념하며 훈련해왔기에 딱히 다른 진로를 생각해본 적 없다”며 “씨름 선수로 시작했으니 씨름 선수로 끝을 내보고 싶다”고 포부를 보였다.

 

 그는 씨름에 대해 지식이 부족한 기자를 위해 화려한 기술과 힘의 격차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씨름 경기 규칙을 차근차근 알려줬다. 우선 이 군은 “1분 안에 승자가 판가름 나지 않았을 경우에는 30초 연장전을 가진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번 대회 결승에서도 연장전이 있었는지 궁금해하자 “세 판 중에 두 판이 연장전을 통해 승리가 판가름 났다”고 알려줬다. 이와 더불어 “경기시간이 짧기 때문에 승리를 위해서라면 처음에 많은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칙 설명 끝에는 “정신력으로 버티는 사람이 우승하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정신력을 강조했다.

 

이 군이 말하는 ‘나의 씨름 선수 생활기’

 

 인터뷰를 계속하던 중 기자는 항상 활기차고 힘세 보이는 씨름 선수의 모습에 가려진 인간적인 그의 고충을 듣고 싶어졌다. 그러자 이 군은 고등학교 2학년 말, 부상을 당했던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그는 “훈련 도중 무릎 연골이 찢어져 두 차례 수술을 거쳤다”고 전했다. 그 결과 “무릎 부상으로 시합에 출전할 수 없었고 다른 대회를 나가더라도 대진표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떨어지는게 다반사”였음을 토로했다. 이 군에게 당시 상황은 고비였지만 “오히려 복귀 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복귀 후 고등학교 졸업까지 세 번의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뒤이어 “부상으로 하체운동이 불가능했을 당시 상체운동에 집중한 결과, 다른 선수들에게 쉽게 밀리지 않았던 것 같다”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비법을 전했다. 이처럼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그 의 노력은 끊임없었고 고등학생 시절에만 총 다섯 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었다. “체급 초과는 탈락이나 미달은 탈락되지 않는다”는 규칙을 언급했다. 이어 자신이 속 한 140kg급에서 체중미달이기 때문에 살을 찌우고자 힘들게 노력 중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고충을 털어놓은 것도 잠시 “같은 체급의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목표는 자신감이 가득한 천하장사

 

 인터뷰 막바지에 이르자 다시 한 번 전성기를 꿈꾸는 이 군의 계획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시청 소속 선수단에 들어가 천하 장사 타이틀을 얻는 것이 목표”라 말했다. 그리고 “씨름 선수 대부분 서른 중후반에 은퇴하기 때문에 그 전에 마음껏 역량을 표출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역량을 표현하기 위해서 어떤 씨름 선수가 될 것인지 물어보자 “씨름은 순간 싸움이라 자신감이 승패를 결정한다”며 “강호동처럼 자신감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어엿한 씨름부 선배로 성장한 이 군은 “후배가 존경하고 본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는 마음가짐을 알려줬다. 또한 그는 쑥쓰러워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항상 씨름 기술에 대해 조언해주시는 감독님께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함께 훈련 중인 동기들에게도 한 마디 부탁하자 그는 “낯간지럽지만 올해도 기분 좋게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보였다.

 

 




·사진 김희연 기자│khy968@kgu.ac.kr


덧붙이는 글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꿈을 향해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노력하는 이 군을 만나봤다. 그는 “씨름이 비인기 종목으로 자리 잡아 아쉽지만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꾸준히 노력해서 앞으로도 좋은 성적 들고 올 예정이니 뜨거운 응원 바란다”고 전했다. 그의 바람처럼 씨름이 인기 종목으로 거듭나길 바라며 이 군의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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