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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너와 나 마음을 잇다
  • 박서경 경기대 신문사 기자
  • 등록 2017-10-23 15: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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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사 대상자와 하나 돼 녹아들다
중·고등학생 시절 의무였던 봉사활동을 기억하는가? 아마 대다수가 봉사활동을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 현재, 우리는 바쁜 삶에 치여 봉사활동은 커녕 사원봉사에 대해 완전히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과거 자원봉사를 하며 느꼈던 감정을 떠올리며, 봉사에 담긴 매력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자.

 

 


알아갈수록 궁금해지는 봉사, 넌 누구니?

 

자원봉사자(Volunteer)는 ‘자유의사에 따라 어떤 일을 자발적으로 행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 단어는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자발적으로 병역을 지원하는 자를 일컫는 것에서 유래됐다. 봉사활동의 기원은 우리나라의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바로 과거 조상들의 ‘상부상조’ 정신이다. 또 현재 행정안전부는 △자발성 △무보수성 △공익성 △지속성을 자원봉사활동의 구성요소로 명시했으며 이를 토대로 개인·단체 단위의 자원봉사자들이 등장했다.

 

그렇다면 자원봉사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을까. 봉사활동’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도서관 서고 정리나 환경미화만을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봉사는 김장 담그기부터 일일 산타클로스 체험까지 그 종류와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최근에는 인터넷 문화의 확산으로 생겨난 ‘인터넷 댓글 봉사’와 같은 이색적 봉사활동이 등장하기도 했다. 해당 활동은 ‘착한 댓글달기’를 통해 긍정적 문화를 전파함으로써 올바른 사이버문화를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완벽한 봉사 활동 위한 준비 완료

 

이렇게 봉사활동의 유래와 후기를 찾아보며 봉사에 관심을 느낀 기자는 지난 14일,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주관하는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 자원봉사에 지원했다. 자원봉사를 안한 지 어언 1년, 어린이 프로그램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기자의 체험을 생생하게 풀어보도록 하겠다. 기자의 집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애니메이션 센터와 거리가 꽤 있었기 때문에 오전 6시 반에 기상 후, 졸린 눈을 비비며 오전 9시까지 센터에 도착했다. 센터에 도착해 5명의 다른 자원봉사자를 만났는데 모두가 대학생이었다. 그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나니 행사 주최자 측은 우리에게 행사 진행요원임을 알리는 노란색 유니폼을 지급했다. 유니폼을 입자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면서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곧이어 행사장 부스로 이동해 우리 자원봉사자들은 각각 △책갈피 만들기 △뱃지 만들기 △달고나 만들기 △바람개비 만들기 행사부스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 기자는 ‘책갈피 만들기’에서 진행을 맡았고, 본격적으로 행사가 시작하기 전에 센터 관계자에게 책갈피 만드는 법 교육을 받으며 책갈피 한 개를 먼저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갈피를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나무 막대를 색연필로 꾸민 다음에 그 위쪽에는 클레이 장식을 붙이는 방식이었다. 연습을 끝낸 후 센터로부터 받은 재료들을 부스에 예쁘게 배치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어린이 친구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대회의 막이 오르며 시작되는 자원봉사

 



 오전 10시부터 ‘어린이 그림대회’ 초등학교 저학년부가 시작됐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부스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주로 대회 참여 학생의 4~5살짜리 어린 동생들과 그 부모님이었다. 봉사자는 아이들이 보다 예쁜 책갈피를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했다. 어린 아이들은 특히 클레이로 만드는 것에 흥미를 많이 보였는데 센터에서 준 클레이 색은 △흰색 △파랑 △노랑 △빨강 △검정 뿐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종종 “이 색은 어떻게 만들어요?”라고 물어왔다. 가령 핑크색을 원하는 아이에게 기자는 “핑크색은 빨간색 클레이랑 하얀색 클레이를 섞으면 돼. 우리 친구가 한번 섞어볼까?”라고 말해줬다. 본인이 원하는 색이 나오자 아이는 기쁜 표정으로 다시 클레이 만들기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 아이가 작품을 완성하자 마치 기자는 본인이 만든 것처럼 흐뭇함을 느꼈다.

 

점심시간 이후, 익숙해진 행사 분위기  

 

 오전 내내 부스에 서서 아이들과 어울리니 다리도 아파왔고 배고픔도 상당했다. 몰려드는 아이들 덕분에 1시부터 있던 점심시간이 20분 늦게 시작되는 일도 있었다. 이후 2시부터 봉사활동을 재개하자 초등학교 고학년부의 대회가 막 시작한 참이었다. 부스에 놀러오는 아이들도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학생들이 많아져 이전에 더 어린 아이들을 상대할 때 보다 소통이 훨씬 원활했다. 아이들은 기자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잘 쫓아왔고, 그중에서도 유난히 잘 따르던 몇몇의 아이들은 부스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하나의 책갈피를 만들고 나면 금방 또 다른 작품을 만들었다. 한 아이에게 “몇 개나 만들었어?”라고 묻자 6개나 만들었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친화력이 좋은 아이는 기자에게 직접 ‘도라에몽’ 캐릭터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급히 핸드폰으로 이미지를 찾아 클레이로 열심히 만들어 아이에게 건네주자 그것을 들고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에 기자는 뿌듯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다른 3명의 아이들도 기자에게 요청을 했고, 부스가 종료하는 시간까지 계속 남아서 함께 책갈피를 만들었다. 클레이는 빠르게 모습을 감췄고, 그때마다 기자는 행사 관리자에게 클레이가 부족하다고 요청을 드리며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녀야 했다.

 

뿌듯함을 뒤로한 아쉬운 마무리

 

 오후 5시가 되자 뒷정리를 위해 부스를 종료하라고 관리자가 말했다.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친구들과 작품을 마무리하고 헤어지는데 아쉬운 마음이 컸다. 아이들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한 친구는 마지막으로 기자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다. 그림을 그려주면서 행사 시간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책갈피를 만들면서 나온 쓰레기를 치우고 남은 재료를 다시 센터 안으로 가져다놨다. 부스 정리가 모두 끝나고 노란 유니폼을 반납하는데 봉사활동하면서 즐겁고 힘들었던 점과 함께 했던 어린 친구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함께 자원봉사를 한 임지은(20) 양도 “봉사활동 내내 땀을 흘리면서도 사람들의 웃는 얼굴을 보니 뿌듯했고 이 마음이 나로 하여금 봉사를 계속하게 만들 것 같다”고 말하며 봉사활동의 종료에 아쉬움을 전했다. 장장 8시간이라는 봉사활동을 마치고 힘들 법도 했지만 아이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떠올리니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덧붙이는 글

바쁜 대학생활 속에서 잊고 있었던 봉사활동을 다시 체험하면서 기자는 의무적으로 해야 했던 학창시절의 봉사와는 사뭇 다른 기쁨과 뿌듯함을 느꼈다. 이 활동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 것을 보니 자원봉사의 매력에 푹 빠진 것 같다. 점점 쌀쌀해지는 이 시기에 기자처럼 다른 사람과 나눔을 실천하며 서로의 따뜻함을 느껴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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