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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 화려한 꽃들의 전쟁
  • 임진우 기자
  • 등록 2017-10-11 13: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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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편의 이야기가 담긴 화투의 매력
곧 추석입니다. 예부터 명절에는 온 가족이 한데모여 화투를 즐겨하곤 했습니다. 화투패와 함께 따뜻한 정을 주고받을 때면 서로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는데요. 사싷 화투에는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들이 잔뜩 숨어있답니다. 그럼 우리 함께 숨겨진 '화투'이야기 속으로 떠나볼까요?


화투, 넌 어디서 왔니?

 

 

 화투는 16세기 일본으로 수입된 트럼프가 가루타로 재탄생하며 시작됐습니다. 초기에 가루타가 새로운 게임이라는 강점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일본정부에서는 간세이 개혁1)을 실시해 도박을 비롯한 카드패의 제작을 금지시킵니다. 그러자 카드 제작자들은 카드의 숫자를 없애고 일 년 열두 달의 미풍양속을 담은 하나후다를 고안해 개혁의 대상에서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이후 쓰시마섬의 상인들이 부산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하나후다가 들어왔지만, 왜색이 짙다는 이유로 다시 한 번 우리나라에서 현지화를 겪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우리가 알고있는 화투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화투와 함께 떠나는 명화여행

 

 어렸을 때 어른들이 화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혹시 어른들께 이게 무슨 그림이냐고 질문하지 않았는지요. 화투 속 등장하는 인물 화려한 꽃들 정체를 알 수 없는 빨간색 배경의 그림까지. 단순히 형형색색의 예쁜 그림들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두 의미가 숨어 있답니다.

 



매조 고도리에도 사용되는 이 아름다운 새가 나오는 패의 이름은 매조입니다. 매조는 매화와 새를 뜻하는 말로, 그림에 등장하는 꽃과 새는 각각 매화와 꾀꼬리를 상징합니다. 매화는 이른 봄인 2월에 개화하는 꽃이고, 꾀꼬리는 아름다운 울음소리로 봄이 찾아왔음을 알려주는 새입니다. 이렇게 이 그림은 곧 봄이 다가온다는 걸 나타내고 있습니다.

 



비광() 비가 쏟아지던 어느 날, 한 사내는 우연찮게 신기한 장면을 목격합니다. 그것은 바로 강물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죽을힘을 다해 나뭇가지를 붙잡고 있는 개구리였습니다. 이를 본 사내는 한낱 개구리도 저렇게 열심히 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학문에 정진했고, 그 결과 일본서예의 기틀을 마련한 서예가가 됐습니다. 한편 이 개구리가 청개구리이기 때문에 이 그림만 다른 광과 달리 위쪽에 광이 써져있다는 얘기도 있답니다.

 



비쌍피 봐도 도통 어떤 것인지 파악할 수 없는 이 그림. 사실 이는 시체들과 귀신들이 우글거리는 라쇼몽 앞 쏟아지는 빗줄기와 번쩍이는 번개를 그린 것입니다. ! 그리고 온갖 귀신이 그려져 있어 도깨비처럼 수시로 변한다는 특성 때문인지 고스톱에서 두 개의 피로 쓰이기도 한답니다.

 



팔방미인 화투, 다양한 게임으로 변신하다

 

 우리가 화투하면 떠올리는 게임에는 고스톱이나 맞고 정도입니다. 그러나 화투로 할 수 있는 게임은 이 두 가지 외에도 훨씬 많은데요, 간단히 몇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우선 섰다 게임이 있습니다. "나만 좋으면 장땡이야!" 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이 말은 놀랍게도 섰다에서 나온 말인데요. 섰다 게임은 화투의 1월에서 10월 중 각 월마다 패를 두장 사용해 총 20장의 패로 진행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최종적으로 두 개의 패를 갖게 되고, 이 패의 조합에 값어치를 매겨 승패를 가리는 게임입니다. 장땡은 10월 패 두 장을 가진 경우를 가리는키는데요. 우리가 가장 좋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장땡'이지만 사실 섰다에서 가장 좋은 패는 아니랍니다.

 

 다음으로 코이코이 게임이 있는데요. 명절 때 즐겨하는 고스톱의 시초라고도 볼 수 있는 일본식 고스톱입니다. 코이코이의 코이는 와라, 덤벼라를 뜻하는 말로 고스톱에서 고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게임방식은 고스톱과 유사한데, 다른 점이 있다면 패의 조합에 따라 1점 먼저 내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것입니다.

 

1)문무를 장려하고 무사의 기강을 바로잡아 도시하층 사회의 안정을 추구한 개혁

2)본래는 도시를 드나들 때 사용 하던 문이었으나 폐허가 된 후로 시체를 버리는 곳으로 사용했다

3)점수 계산에 기본이 되는 패로 껍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광, 열끗, 띠를 제외한 22장을 의미한다

 


가느냐 멈추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화투하면 생각나는 게임은 바로 고스톱입니다. 가장 잘 알려져 있고 즐겨하는 게임이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스톱의 정확한 규칙을 알고 있진 않은데요. 그래서 지금부터 가장 대중적인 고스톱의 규칙에 대해 설명하려고 합니다.


 

 



 

 

 

 

 

 

1) 사진에선 열 끗을 4장밖에 모으지 못했기 때문에 점수가 없습니다

 

 

 

 

 

 

 

 

2) 사진에선 새 5마리를 모았기 때문에 5점을 얻습니다

 

 




 

 

 

 

3) 사진에는 띠가 그려진 패가 총 5장 있기 때문에 1점을 얻습니다

 

 

 

 

 

 

 

 

 

4) 사진에는 홍단, 초단을 제외한 청단만 3장을 모았기 때문에 3점을 얻습니다

 

 



 

 

 

 

 

 

 

 

 

5) 사진에선 일반피 4장과 9·11·12월의 쌍피 3장으로 총 10장의 피를 모았기에 1점을 얻게 됩니다  

※ 5번 사진은 규칙상 배열이 불가능하지만 9·11·12월 쌍피 설명을 위해 위와 같이 배열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이제 화투에 대해서 조금은 알 것 같나요? 이미 알고 있거나 처음 듣는 내용도 있진 않았는지요. 이렇게 곳곳에 재미있는 요소들이 숨어있는 화투, 각 각의 요소들 덕분에 앞서 소개한 규칙만으로도 충분히 흥미진진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텐데요. 승패에 집착하기보다는 화투를 하나의 즐거운 오락으 로 즐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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