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 넌 어디서 왔니?
화투는 16세기 일본으로 수입된 트럼프가 ‘가루타’로 재탄생하며 시작됐습니다. 초기에 ‘가루타’가 새로운 게임이라는 강점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일본정부에서는 간세이 개혁1)을 실시해 도박을 비롯한 카드패의 제작을 금지시킵니다. 그러자 카드 제작자들은 카드의 숫자를 없애고 일 년 열두 달의 미풍양속을 담은 ‘하나후다’를 고안해 개혁의 대상에서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이후 쓰시마섬의 상인들이 부산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하나후다’가 들어왔지만, 왜색이 짙다는 이유로 다시 한 번 우리나라에서 현지화를 겪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우리가 알고있는 화투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화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혹시 어른들께 이게 무슨 그림이냐고 질문하지 않았는지요. △화투 속 등장하는 인물 △화려한 꽃들 △정체를 알 수 없는 빨간색 배경의 그림까지. 단순히 형형색색의 예쁜 그림들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두 의미가 숨어 있답니다.
우리가 화투하면 떠올리는 게임에는 고스톱이나 맞고 정도입니다. 그러나 화투로 할 수 있는 게임은 이 두 가지 외에도 훨씬 많은데요, 간단히 몇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우선 섰다 게임이 있습니다. "나만 좋으면 장땡이야!" 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이 말은 놀랍게도 섰다에서 나온 말인데요. 섰다 게임은 화투의 1월에서 10월 중 각 월마다 패를 두장 사용해 총 20장의 패로 진행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최종적으로 두 개의 패를 갖게 되고, 이 패의 조합에 값어치를 매겨 승패를 가리는 게임입니다. 장땡은 10월 패 두 장을 가진 경우를 가리는키는데요. 우리가 가장 좋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장땡'이지만 사실 섰다에서 가장 좋은 패는 아니랍니다.
다음으로 코이코이 게임이 있는데요. 명절 때 즐겨하는 고스톱의 시초라고도 볼 수 있는 일본식 고스톱입니다. 코이코이의 코이는 “와라, 덤벼라”를 뜻하는 말로 고스톱에서 고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게임방식은 고스톱과 유사한데, 다른 점이 있다면 패의 조합에 따라 1점 먼저 내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것입니다.
1)문무를 장려하고 무사의 기강을 바로잡아 도시하층 사회의 안정을 추구한 개혁
2)본래는 도시를 드나들 때 사용 하던 문이었으나 폐허가 된 후로 시체를 버리는 곳으로 사용했다
3)점수 계산에 기본이 되는 패로 껍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광, 열끗, 띠를 제외한 22장을 의미한다
화투하면 생각나는 게임은 바로 고스톱입니다. 가장 잘 알려져 있고 즐겨하는 게임이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스톱의 정확한 규칙을 알고 있진 않은데요. 그래서 지금부터 가장 대중적인 고스톱의 규칙에 대해 설명하려고 합니다.
1) 사진에선 열 끗을 4장밖에 모으지 못했기 때문에 점수가 없습니다
2) 사진에선 새 5마리를 모았기 때문에 5점을 얻습니다
3) 사진에는 띠가 그려진 패가 총 5장 있기 때문에 1점을 얻습니다
4) 사진에는 홍단, 초단을 제외한 청단만 3장을 모았기 때문에 3점을 얻습니다
5) 사진에선 일반피 4장과 9·11·12월의 쌍피 3장으로 총 10장의 피를 모았기에 1점을 얻게 됩니다
※ 5번 사진은 규칙상 배열이 불가능하지만 9·11·12월 쌍피 설명을 위해 위와 같이 배열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제 화투에 대해서 조금은 알 것 같나요? 이미 알고 있거나 처음 듣는 내용도 있진 않았는지요. 이렇게 곳곳에 재미있는 요소들이 숨어있는 화투, 각 각의 요소들 덕분에 앞서 소개한 규칙만으로도 충분히 흥미진진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텐데요. 승패에 집착하기보다는 화투를 하나의 즐거운 오락으 로 즐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