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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추천] 망가진 언론을 정상화하기 위한 선전포고
  • 박현일
  • 등록 2017-09-13 09: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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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데스크 △100분 토론 △시선집중, 세 가지 프로그램의 공통점을 찾아보자. MBC가 제작했다. 한때 △뉴스 △토론 △라디오에서 시사 부문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2010년대, 대중의 외면을 받고 몰락했다.

 

 영화 ‘공범자들’은 누가 이 프로그램을, 공영방송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는지를 처절하게 드러내는 다큐멘터리다. 지난 10년에 걸친 정권의 방송장악으로 인해 망가진 언론과 그에 항거하는 언론인들의 외침을 담았다. 또한 영화의 제목이자 언론을 망친 주연배우, ‘공범자들’의 근황도 취재했다. 본 영화에서 ‘망가진 언론’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은 세월호 참사에서의 ‘전원 구조’ 오보다. 하지만 전세계 언론사에 남을 흑역사 이후에도 언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잘들 산다. 잘들 살아”. 오프닝에서 한 공범자에게 인터뷰를 거절당하고 엘리베이터에 오르던 최승호 감독의 대사다. 방송을 망친 공범자들은 현재 △정치 △언론 △교육계 등지에서 고위직을 맡아 잘 살고 있다. 반면 그들이 망친 언론에 남은 사람들은 잘 살지 못하고 있다. 정권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PD는 비제작부서로 발령되고 아나운서는 아이스링크 관리를 맡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때문에 2017년 에도 MBC 김민식 PD는 홀로 사옥 안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소리를 지른다.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수많은 MBC 구성원들이 사옥 로비에 모여 같은 구호를 외친다. 이처럼 영화 ‘공범자들’은 암흑 같은 상황에서도 △MBC △KBS △YTN 등에 몸담은 언론인들이 결코 침묵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영화는 아직 결말이 나지 않았다. 영화 밖에선 MBC·KBS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는 ‘무한도전을 볼 수 없다’고 불평하거나 ‘어차피 MBC, KBS는 안 본다’고 냉소해선 안 된다. 그동안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왜 공영방송의 △기자 △아나운서 △PD들이 거리로 나서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공영방송이 특정 정치세력의 시각 대신 국민들의 시각을 대변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언론은 시민의 눈이다. 특히 공영방송은 국가에서 공익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언론이다. 그런데 이 공영방송이 특정 정치세력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객관적 시각을 포기한다면 시민들은 왜곡된 사실을 옳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언론의 몰락은 거짓이 시민의 사고를 지배하는 참사를 불러온다. 영화는 끝났고 파업이 시작됐다. 이 파업이 끝날 때쯤, 언론은 제 기능을 하고 언론인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TV채널 9번과 11번에서 공정한 뉴스가 송출되길 기원한다.

 

박현일 수습기자│soccerphi@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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