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송현수 관장, 책으로 지역사회 문화변화를 꿈꾸다
  • 박종현
  • 등록 2017-09-13 09:49:10
기사수정
우리가 사는 곳 주변에는 항상 ‘문화의 장’인 도서관이 있다. 여기 한 도서관을 책임지고 모든 운영을 총괄하는 도서관 관장이 있다. 바로 바른샘 어린이도서관 관장인 송현수(전자계산·98졸)동문이다. 본교 전자계산학과를 전공하고 문헌정보학과를 복수전공한 후 도서관 관장을 하고 있는 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한번 살펴보자.

 


현재 하는 일과 바른샘 어린이도서관에 대해 알고 싶다


  나는 바른샘 어린이도서관의 관장으로, 운영을 도맡아 하고있다. 바른샘 어린이도서관은 2005년도에 개관했으며 올해로 12년이 된 도서관이다. 현재 수원문화재단에서 위탁을 받아 운영하 고 있으며, 800평 가량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총 장서는 14만 권으로, 대출권수는 하루 평균 900~1000권 정도이고, 이용자 수는 하루 평균 400~500명이다.

 

 

 여기서 나는 관장으로서 도서관 책 대출 뿐 아니라 지식정보서 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달 5일, 도서관 옥상에서 아이들을 위한 수박 수영장이라는 풀장을 개장했다. 본 프로그램 은 ‘수박 수영장’이라는 그림책을 바탕으로 기획했다. 이처럼 책 내용을 기반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해 아이들이 책과 자연스 럽게 친해질 수 있도록 북 큐레이팅을 하고있다.   

 

본교 전자계산학과를 전공했는데, 도서관 관장직을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본교 전자계산학과(현 컴퓨터공학과)로 입학해 학기 초에 시각 다자인학과 복수전공을 하던 중 군대에 입대했다. 그 후 복학하기 전 우연히 과천시 정보과학도서관에서 8개월 정도 일을 하게됐다. 이전에 내가 갖고 있던 도서관의 이미지는 책상마다 칸막이가 쳐져 있고, 삭막한 곳에서 공부하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당시 근무했던 도서관은 소파 및 카페트가 구비돼있는 등 기존에 생각했던 도서관의 이미지와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이러한 모습에 반해 대학교 2학년 2학기때 복수전공으로 문헌정보학과를 선택했다

 

  본교 재학 당시 나는 평소 관심있던 △건축 △인테리어 △디자 인과 연계해 도서관의 환경변화를 시도하고 싶었다. 더불어 송파 어린이도서관에 있을 때 책 읽는 사회문화재단에 소속돼 도서관 개관준비를 했던 적이 있다. 그때, 시민들이 생각하는 자유와 평등의 민주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선 지식을 제공하는 도서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과정 끝에 도서관의 중요성을 깨닫고, 앞선 생각을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서관 사서가 되기 로 결심했다. 그 후 △동대문 정보화도서관 △송파 △노원 어린이 도서관 등에서 건립사업을 통해 경력을 쌓고, 바른샘 어린이도서 관으로 발령을 받아 관장이라는 직책을 맡게됐다. 

 

도서관 관련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는가


  송파 어린이도서관에서 개관준비가 가장 힘들었다. 초창기에는 당시 도서관 관장님을 비롯한 직원들과 한 가족처럼 일하곤 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후 도서관 운영 위탁의 주체가 바뀌고 환경변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운영체계에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 때 잘 운영되던 도서관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자 개인적으로 버티기 힘들었던 것 같다. 이외에도 도서관은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각 지역자치단체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송파 어린이도서관 일을 그만둔 후 노원 어린이도서관에서 기획경영팀장을 맡으면서 △ 인사 △행정 △예산에 정치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당시 이런 영향들을 막아내고 상대하는 것에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다. 

 

관장으로서 느끼는 도서관의 존재 가치는 무엇인가


  역사적으로 책은 귀족사회의 전유물이었다. 책에서 얻은 정보를 통해 기득권층이 지배를 하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에게는 책을 보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구덴베르크의 인쇄술 발달로 책이 대량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문맹률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성장했고 민주사회가 조성됐다. 그 부분에서 나는 책에 대한 지식 및 정보가 민주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생각을 했고, 이를 수호하는 도서관과 사서들이 중요하다고 본다.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은 ‘사서는 개인의 자유를 위해 최전선에서 싸우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 말처럼 큰 의미에서 사서는 민 주주의 사회의 가치를 지켜내는 사람이다. 개인적으로는 지역 내 공공도서관 사서들의 노력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가 바뀌는 것 을 꿈꾸고 있다.

 

어린이도서관의 장점과 매력을 말해달라


  외국에는 ‘어린이도서관’이라는 것이 따로 존재하는 경우가 드물다. 유독 우리나라에만 어린이도서관이 있는 이유는 2002년 MBC에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적의 도서관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그후 순천 기적의 도서관을 1호로, 점차 많은 어린이도서관이 건립되고 있다. 나 또한 과거에는 어린이도서관의 가치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송파 △노원 △바른샘 어린이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그 필요성을 실감했다.

 

  한국은 아직까지 도서관은 ‘공부하는 곳’이 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다. 때문에 어린이도서관을 통해 아이들 이 어릴 때부터 책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 이렇게 책과 친해진 아이들이 자라면 미래에는 도서관에 대한 인식 자 체가 바뀔 것이다. 예를 들어, 순천시에 있는 공공도서관 대출통 계를 보면 기적의 도서관 건립초기엔 성인자료가 70%, 아동자료 가 30%였다가, 5~6년이 지난 후에 통계를 내보니 각각 50%로 똑같아졌다. 이처럼 어린이도서관은 책 읽는 문화를 충분히 조 성해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본교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1학년 때부터 스피치 학원을 다니고 해외봉사 활동을 하는 등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길 바란다. 즐길 때는 충분히 즐겨야 하지 만 본인의 진로에 대해 명확히 정해 놓았으면 좋겠다. 본교 문헌정보학과 학생들에게도 전할 말이 있다. 현재 사서 배치 기준안1)으로 인해 도서관에 취직하려는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본 기준안은 사서 배치 인원 수를 줄이는 것으로, 관당 사서 1명만 있으면 된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에 당장 취업을 앞둔 학생들은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자신의 주장을 피력해야 한다. 학생들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치를 지키는 사람’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본인의 권리를 주장했으면 좋겠다.

 

글·사진 박종현 기자│whd2273@kgu.ac.kr


덧붙이는 글

우연한 경험으로 인생을 새롭게 그려낸 송 동문의 이야기처럼 기회의 바람 속에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 이 든다. “직선으로 가는 길도 좋지만 구부러질 수도 있고 돌아갈 수 있다”는 송 동문의 말처럼, 우리 또한 항상 목표를 정해 놓고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그 꿈이 언젠가는 이뤄지지 않을까.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