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를 던져서 1이 나올 확률 1/6,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올 확률 1/2, 한 복권이 당첨된 확률 1/8145060. 이 확률은 이전에 했던 결과가 다음 시행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우연히 동전의 앞면이 10번 나왔다고 하더라도 다음 시행에 앞면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거나 낮아지지 않는다.
게임에서 확률은 어떠할까? 확률의 영향을 거의 받는 게임도 존재하지만, 강화시스템이나 확률형 아이템, 뽑기 시스템의 경우는 유저의 흥망을 결정지어 버리는 경우도 다분하다. 게다가 이런 컨텐츠는 확률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회사가 확률을 공개하지 않는 한 컨텐츠를 아주 많이 시행하는 것 외에는 확률을 구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
▲ 한 모바일 게임의 뽑기 확률표
물론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이 존재한다. 이 법안은 2015년 3월 처음 발의 되었지만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게 되면 이 컨텐츠를 정당하게 사용하고 있는 다른 게임들까지 피해를 보는 문제점이 생기게 되어 2016년 5월 폐지되었고 자율규제 법안으로 개정되었다. 하지만 일부 게임사들은 자율규제라는 것을 악용하여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확률 공개를 회피하고 있다. 예를 들면 확률의 공개 범위를 조정하여 6개의 아이템을 묶어서 확률이 18%라고 공지하고 6개중 2개의 확률을 낮게 설정한다거나, 아이템의 확률을 소숫점까지 공개하지 않고, 1%미만, 1~10%, 10~30% 등으로 확률을 나누어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또 이 규제가 제대로 지켜지는지도 의문이다. 게임 내 수량을 조절하기 위해서 한 모바일게임은 뽑기 확률이 아예 0%로 조절하는 경우도 있고 뽑는 횟수에 따라 확률이 달라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반대로 특정 아이템이 너무 안 나와 의혹을 피하기 위해 확률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물론 이 방법들은 모두 유저들이 모르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 N사의 게임의 랜덤박스 키트 ‘스칼렛 플루트‘
N사의 한 게임은 랜덤박스 키트 아이템인 ‘스칼렛 플루트‘를 열 경우 일정확률로 일렁이는 불 조각이라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데 인벤토리에 불 조각이 없을 시 무조건 불 조각 1개 이상을 얻을 수 있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와 함께 인벤토리에 불 조각 개수 이상이 있을 경우 획득 확률이 낮아지는 현상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N사는 이 사건을 버그라고 발표를 하고 이벤트로그를 공개 했다. 하지만 조작이든 버그이든 인벤토리에 대한 스캔 기능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봐도 무관하고, 많은 유저들은 버그가 아닌 조작으로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문화산업 수출총액 1위는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게임 산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게임 산업은 각종 법률과 규제로 제한되고 좋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수익 창출의 방법은 유저들의 과금이 대부분을 차지기 때문에 게임의 사행성은 높아지고 질은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이처럼 각종 규제와 좋지 않은 시선이 한국의 게임 산업의 발전을 막고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게임 업계들이 게임을 작품이 아닌 상품으로 보고 있는 점이다. 게임 업계가 이러한 문제를 깨닫고 우리나라에서의 게임 산업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이미지출처: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3921&l=2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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