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사진後] 처음은 항상 어려운 게 당연하니까
  • 김선혜
  • 등록 2024-05-08 09:16:32
기사수정

 

벚꽃이 진 4월 말에는 중간고사를 알리는 듯 조용한 정적이 맴돌았다. 도서관이나 카페 등에서 학생들은 자리에 앉아 키보드와 펜을 움직였다. 기자는 이런 대학교의 시험 기간이 낯설어 그 사실조차 체감이 안 됐다. 수업을 들으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할 뿐이었으니 기억나는 것도 없었다. 결국 기자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몰라 한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다. 일주일 전에 수업 내용을 정리하고 전날에 외우라는 다소 이상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에 기자는 성실히 공책에 글자를 써 내렸다. 수시로 커피도 마시며 밤을 새웠다. 결국 피곤함을 누적하며 첫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긴장해야 했다.

 

 결론적으로 기자는 첫 시험을 대차게 망쳐버렸다. 호기롭게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시험 시작 10분 전과 달리 떨리는 손으로 받은 시험지에는 이해할 수 없는 단어가 가득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시험을 망친 다음 이제야 대학 시험에 대해 좀 알았다는 희망이 샘솟기도 했으나 그 혹독한 대학 입시 공부를 끝내고 왔더니 또 공부해야 한다는 절망감이 더 컸다. 당장 다음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또 커피를 마셨고 다시 밤을 새웠다. 점차 잠을 줄이는 게 당연해진 모습을 보며 그제야 대학생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첫 시험 때문에 절망했던 건 오래된 일이 아니다.이미 고등학교에서도 몇 번이고 씁쓸함을 맛봐야 했다. 고등학교에서의 첫 시험,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한 과목들의 처참한 점수를 보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쏟았던가. 그 첫 시험은 차마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됐다. 이후 대학에 못 갈 수도 있다는 불안에 떨며 절망을 반복하는 건 당연한 일상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확실히 성장했다고 느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험에 익숙해졌고,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찾아냈다. 1등급이라는 쾌거를 이룬 적도 꽤 있었다. 그렇게 고등학교 공부를 끝내고 대학에 왔더니 다시 한 번 시험이 앞을 막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처음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기자 또한 아마도 이 처음의 실패를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그렇지만 기자는 이제 이 경험이 전부 미래를 위한 기반이 돼 줄 것임을 알고 있다. 당연한 처음의 어려움을 겪은 뒤 노력을 통해 성장할 것이다.

 

글·사진 김선혜 수습기자 | sunhye@kyonggi.ac.kr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