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와이파이] 성인 엑스포, 단순 행사인가 유사 성매매인가
  • 김선혜 수습기자
  • 등록 2024-05-08 09:17:50
기사수정
  • 잇따른 장소 변경과 개최 무산에도 계속되는 재추진
작년 12월 광명시에서 ‘2024 KXF The Fashion’이라는 이름의 성인 엑스포가 진행됐다. 이후 지난달 20일 수원시에서 개최를 앞두고 있던 성인 엑스포는 세 차례의 장소 변경 끝에 돌연 취소됐다. 이에 본지는 성인 엑스포를 두고 대립하는 두 입장과 해당 행사의 문제점을 알아봤다.


논란의 중심 성인 엑스포’ 결국 개최 무산

 

 ‘2024 KXF The Fashion(이하 성인 엑스포)’은 유튜브 플레이조커 채널과 한국성인콘텐츠협회(이하 협회)에서 주최하는 성인문화 행사다. 플레이조커·협회의 이희태 대표는 국내에서 성인물에 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함을 깨닫고 작년 12월 한국 최초 성인 엑스포, ‘K-XF(코리아 성인 판타지)’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유튜브 ‘노빠꾸 탁재훈’ 채널에 AV 배우 오구라 유나가 출연한 영상이 약 1,000만 뷰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성인물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지난달 18일 수원시부터 서울시까지 연달아 장소를 변경해 일정에 차질을 빚으며 끝내 행사 취소를 알렸다. 수원시는 학교 인근 민간 전시장인 ‘수원메쎄’에서 성인 엑스포 개최를 예정한 것이 문제라며 대관 취소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는 ‘서평초등학교 50M 거리에서 열리는 성매매 엑스포 행사 중단 요청에 관한 청원’으로 이어졌고 지난달 13일 기준 5만 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수원시 다음 개최 장소였던 파주시의 경우 파주시의 강경 대응 방침에 의해 업체에서 임대계약을 취소했다. 그 후 주최 측은 지난달 18일 강남구의 ‘디브릿지’로 장소가 결정됐다고 알렸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행사 취소를 알렸고, 출연진 규모를 확대해 다음 달 행사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합법적 성문화 행사’ 또는 성 착취

 

 작년 12월 광명시에서 개최된 행사에서는 일본 AV 배우들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 촬영 등을 하며 란제리 패션쇼를 관람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비키니를 입은 여성 모델의 맨 엉덩이를 한 남성 관객이 때리게 한 모습이 포착됐다. 또한 무대에 누운 남성 관객 위로 비키니를 입은 여성 모델이 올라타 몸을 만지는 행위가 이뤄지며 성인 엑스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처럼 성인 엑스포와 관련된 논란이 불거지자 주최 측은 성인 엑스포 참가에 있어 철저하게 성인인증을 진행하며 어떠한 법도 어기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주최 측은 성문화에 대해 감추려는 사회 분위기가 오히려 불법적인 성인물을 양산했으며 성에 대해 공개적이고 자유로운 논의와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성인 엑스포가 문제라면 남성 배우들이 출연해 여성 관객들에게 스트립쇼를 진행하는 등 성적 매력을 피력하는 19금 쇼뮤지컬 ‘와일드와일드’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여성의당은 지난달 19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 착취로 수익을 창출하는 성매매 산업을 엄격히 규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문제가 정치권까지 번지는 양상을 보였다.

 

성인 엑스포다양한 문제 존재해

 

 뿐만 아니라 성인 엑스포에 AV 배우가 출연하며 국내에서 불법인 AV가 문화 현상으로 소비돼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여성주의 활동단체 ‘화로’는 “AV 합법화는 성 구매·알선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여성들에겐 성매매 유입 위험성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주최 측은 배우들의 안전이 우려돼 행사를 취소했다고전했으나 실상은 관광용 비자로 국내에서 영리 행사를 진행하려다 무산된 정황이 밝혀졌다. 지난달 15일 주일한국대사관은 ‘일본AV협회’에 “최근 일부 연예인이 합법적인 비자 없이 한국에서 영리활동을 하는 일이 발생한다”며 “적발될 경우 추후 입국이 거부될 우려가 있다”고 공문을 전달했다.

 

 성인 엑스포를 자유로운 성문화 행사라고 주장하는 찬성 측과 유사 성매매라고 주장하는 반대 측의 싸움이 끝없이 과열되며 개최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갈등이 정치권까지 퍼지는 한편, 다음 달 개최 예정인 성인 엑스포의 불법 비자 문제까지 알려진 상황 속에서 여러 문제를 동반하는 엑스포 개최가 적합한지 생각해 봐야 할 때다.

 

김선혜 수습기자 | sunhye@kyonggi.ac.kr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