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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반려견 복제, 제2의 견생 혹은 인간의 이기심
  • 이정빈 기자
  • 등록 2024-05-08 09: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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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리적·생물학적 문제에도 찬성 의견 존재
최근 반려견 복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복제를 통해 극심한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입장과 복제로 인해 심각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한다며 반대하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이에 본지는 반려견 복제에 대한 찬반 입장을 자세히 알아보고 복제의 다양한 문제점을 자세히 알아봤다.

펫로스 증후군 극복 방법은 반려견 복제?


 지난 2022년 11월, 유튜버 A씨에 따르면 그는 불의의 사고로 반려견을 떠나보낸 뒤 극심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약 1년 2개월 뒤 A씨는 반려견을 복제시킨 새로운 두 마리의 반려견을 소개했다. A씨는 룩셀 바이오라는 임상 단계의 바이오 기업에서 한정 주문을 의뢰했으며 약 1억 2,000만 원의 비용을 지불했다고 전했다.


 해당 업체에서는 반려견 복제 과정을 밝혔다. 복제를 위해서 반려동물 생존 시 중성화 수술을 진행함과 동시에 국소 마취를 해 귀 또는 복부 피부 조직에서 국소 부위를 채취해야 한다. 이후 반려동물 사망 시 12시간 내 냉장 보관 상태에서 △귀 △복부 △근육 채취를 통해 체세포를 보관한다. 난자를 제공하는 개, 일명 도너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며 죽은 반려견의 핵을 도너의 난자에 이식해 배아를 만든다. 이때 죽은 반려견의 수정란이 탄생하고 대리모에 다시 이식되는 형태로 복제가 진행되는 것이다. 


230명 중 35.9%는 찬성, 이유는?


 해당 업체는 윤리적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너견과 대리모견을 보유한 자체 센터에서 철저한 사육 및 관리를 진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복제 사업을 통해 펫로스 증후군1)을 이겨 낸 사례가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앱 서치통이 지난 1월 반려동물 복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 국민 230명 중 82명(35.9%)이 복제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 중 45.5%는 상업적 복제도 해외에서는 상용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펫로스 증후군 극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응답은 29.6%에 달했다. 반려견 복제 사례로는 故이건희 회장이 반려견을 수차례 복제해 벤지 7호까지 탄생시킨 사실이 있다. 


다양한 문제 보이는 반려견 복제, 금지법 필요해


 반려견 복제가 생명 경시 풍조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동물 복제 금지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실제로 한 복제 업체의 안내 중 ‘복제로 태어난 강아지가 복제로 인한 건강상 문제가 있다면 고객의 의사에 따라 회수 여부를 결정하고 재복제 를 진행해 드린다’는 문구가 논란을 부추겼다. 또한 서치통에 따르면 응답자 230명 중 64%가 반려동물 복제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유로는 ‘복제를 통해 반려동물이 돌아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40.7%)’, ‘생명 복제라는 윤리적 문제가 있기 때문(36.4%)’이 꼽혔다.


 또한 복제에 사용되는 동물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첫째로 배아 생존율이 낮아 대리모견과 도너견의 희생이 발생한다. 난자를 제공하는 다수의 대리모견이 희생되거나 1~2마리의 도너견들에게 반복적으로 시술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둘째로 인공 수정란을 강제로 착상시키는 과정에서 태반 및 아이 크기 이상 등 유전 질환 발생 가능성이 있다. 그 외에도 착상 실패로 시술을 반복하게 된다면 대리모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존재한다.


 이같은 사회적 논란은 법정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한 동물 복제 업체가 동물 생산·판매업 등록을 하지 않은 미허가 업체임이 밝혀졌고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월 해당 업체를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처럼 다양한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동물복제 업체 대표 B씨는 “한 달에 4~5건, 많게는 10건까지 문의가 들어온다”며 “당장 복제를 할 수 없더라도 체세포나 DNA 보관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반려견 복제에 관한 윤리적인 갈등과 생물학적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시작한 반려견 복제, 죽음을 받아들이고 감내하는 것도 보호자의 역할이 아닐까. 


1) 반려동물이 사고, 노환 등으로 죽었을 때 느끼는 우울감이나 상실감


이정빈 기자 Ι 202310796@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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