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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History] 2월 28일,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운동을 기념하며
  • 정가은 수습기자
  • 등록 2023-03-06 09: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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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학생들이 보여준 민주주의의 열망
2·28 민주운동은 1960년 2월 28일, 거리로 나가 독재 정권 반대를 외치던 그들을 기억하기 위해 58년 만인 2018년에 정식적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이는 48번째로 지정된 국가기념일이자 5번째 민주화운동 관련 기념일이다. 본지는 새 학기가 시작된 지금 올해 첫 기념일인 2.28 민주운동 국가기념일을 알아보고자 한다.

지켜지지 않은 민주주의적 선거

 

 일제강점기와 6·25라는 비극을 겪으며 우리 민족은 나라를 지켰지만, 민주주의 이념은 지켜지지 않았다. 1875년 황해도 출신의 독립운동가였던 이승만은 1948년 7월 20일에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장기 집권을 위해 발췌개헌 및 사사오입 개헌 같은 비민주적인 헌법 개정을 하며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독재정권을 유지했다. 이런 상황 속 1956년 5월 15일에 실시된 제4대 부통령 선거에서 야당이던 장면 후보가 당선되는 등 정권 유지에 대한 위협이 계속됐다.

 

 1960년 3월 15일 예정된 제4대 대통령 선거 및 제5대 부통령 선거에 여당은 대통령 후보로 이승만, 부통령 후보로 이기붕을 내세웠다. 당시 야당의 유세한 대통령 후보였던 조병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이승만의 대통령 당선이 유력해졌지만, 여전히 부통령 자리는 장면 후보의 위협이 있었다. 대구 지역은 제4대 부통령 선거에서 장면 당선에 중요한 역할이었기에 2월 28일 장면의 대구 선거 유세는 큰 관심을 받았다.

 

권리를 찾아 거리에 나선 대구 학생들

 

 장면의 대구 유세 참석을 막기 위해 여당은 2월 28일이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대구 지역 8개 공립 고등학교에 등교를 지시했다. △임시 고사 △영화관람 △토끼사냥 등을 이유로 등교를 강제하는 모습은 전날 27일 자유당 선거 유세를 위해 기존의 학교 수업을 단축하며 참여를 독려하던 것과 대비됐다. 학생들은 학교 측에 등교 명령 철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에 경북고 이대우 학생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시위가 계획됐다.

 

 2월 28일, 이 부위원장은 쉴 권리 보장과 학교의 정치적 도구화 금지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낭독했고 이후 시위가 전개됐다. 학생들의 학교 출입을 통제해 즉시 시위에 합류하지 못한 학교가 있었지만, 이들 또한 교내 농성을 벌이거나 학교를 빠져나가 거리로 나서며 시위에 참여했다. 약 2,000여 명에 달하는 학생들의 구호가 대구 거리 곳곳에서 울렸다. 시위를 막기 위해 경찰은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고 약 220여 명의 학생을 체포했다.

 

민주화 운동의 시작을 연 2·28을 기억하다

 

 4·19혁명, 5·18 민주화 운동만큼 알려지진 않았지만 2·28 민주운동은 이런 상징적인 민주화운동의 시초가 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켰다. 현대에 들어서는 이를 알리고 기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이뤄졌다. △2·28 민주 기념탑 △2·28 기념 중앙공원 △2·28 기념회관처럼 기념적 장소가 만들어졌고 2000년 11월 29일엔 2·28 민주운동의 이념을 계승하기 위한 ‘2·28민주운동 기념사업회’가 정식으로 설립됐다. 사업회는 현재까지도 △기념사업 △회보발간 및 출판 △문화행사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회가 주관하는 제63주년 2·28 민주운동 기념 특별기획 사진전이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5일까지 대구의 △대구문화예술회관 △대덕문화전당 전시실 △문화예술기업 딴짓 전시 공간에서 열린다. 메인 전시관인 대구문화예술회관에는 △The Times(60년 3월 15일 런던 발행) 2·28 민주운동 기사 △ 2·28 민주운동 관련 미8군의 일일정보 보고서 △2·28 민주운동 직후 경북고 교장이 경북도지사에게 보낸 경위서 등 총 5종의 최초 공개 자료가 전시된다. 만약 전시관이 너무 멀다면 2·28 민주운동 기념사업회 홈페이지의 온라인 전시관과 보도자료에서 시위 사진 및 최초 공개 자료를 관람할 수 있다. 2·28 민주운동 기념일을 맞이해 민주 사회를 이끌어갈 국민으로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왔던 학생들의 삶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정가은 수습기자 Ι 202210059@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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