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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피의 법칙, 불행의 굴레 속으로
  • 장지원 정기자
  • 등록 2021-08-30 10: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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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할 필요 없는 과학적 진실
가수 DJ DOC의 ‘머피의 법칙’이란 노래 중 ‘한 달에 두 번 있는 정기휴일이 왜 꼭 걸리는 거야’라는 가사가 있다. 이런 상황은 단순히 우연일까? 본지에서는 머피의 법칙의 숨겨진 비밀을 알아보고자 한다.


‘머피의 법칙’은 어떤 일이 계속 원치 않는 방향으로 잘못돼 가는 상황을 이야기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머피의 법칙’이라 는 단어는 1949년 미국 공군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에드워 드 머피 대위가 처음 사용했다. 당시 미 공군에서는 급감속 실 험을 계속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유를 찾지 못한 도 중 머피는 전극봉 전기선을 제대로 연결하지 않은 사소한 원 인을 찾게 됐다. 그 때 머피는 “어떤 일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 중 하나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 누군가는 꼭 그 방법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본인이 그 누군가가 돼 계속 문제를 발생시켜 불행이 나타난다는 의미에서 유래가 됐다.


아마 많은 사람이 생활 속에서 머피의 법칙을 종종 느꼈을 것이다. △세차를 하면 비가 오거나 △휴대폰을 꼭 액정 쪽으로 떨어트린다거나 △시험을 볼 땐 공부하지 않은 곳에서만 문 제가 나오는 등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내가 가게에 방문한 날에만 휴일이고 상태가 안 좋은 날에는 꼭 좋아하는 사람을 마주친다. 하지만 머피의 법칙을 단지 재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가? 그러기엔 △심리적 △통계적 △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 는 것이 많다.


첫째, 긴장으로 인한 자신의 실수로 실제 일이 잘못될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로 머피의 법칙을 연구하던 소드는 설문을 통해 중요한 일일수록 긴장이 유발돼 잘못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둘째, 실제 확률은 1/2이지 만 심리적 기대치가 높아 잘못 인식되는 경우이다. 보통 인간 은 ‘선택적 기억’을 한다.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고 결국 우리의 뇌는 중요한 것만 선택해 기억한다. 그 중요한 것은 ‘생존’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없이 상황이 해결된다면 해당 기억을 지워 버리게 된다. 즉, 좋은 기억은 당연시여기며 지우고 죽음을 피 하기 위해 극단적인 일들을 위주로 기억하는 것이다. 셋째는 실제 확률이 1/2이 아니지만 잘못 착각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마트에 가면 꼭 자신이 선 계산대가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 느 끼게 된다. 계산대가 9개 있고 그중 하나의 계산대에 섰다고 가정해보자. 본인의 계산대가 가장 빨리 줄어들 확률은 1/9이 지만 나머지 줄에서 빨리 줄어들 확률은 8/9이다. 내가 선 계 산대가 가장 빨리 줄어들 확률의 8배인 것이다. 이외에도 머피 의 법칙은 여러 현상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과학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계속 자신에게 유리한 일만 일어나는 샐리의 법칙도 존재한다. 샐리의 법칙은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라는 영화 에서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이끌어가는 여주인공 샐리의 이름 을 딴 법칙이다. 정류장에서 내가 기다린 버스가 바로 온다거 나 시험 직전에 본 내용이 시험에 나오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재미있는 점은 머피의 법칙과 샐리의 법칙이 일어날 확률은 누 구에게나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머피의 법칙 을 더 잘 알고 많이 사용한다.


머피의 법칙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비관적인 생각을 줄이고 부정적인 일들은 가볍게 넘겨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게 중요하다. ‘모든 일은 마 음먹기에 달렸다’라는 말이 있다. 인간의 행동은 의식보다는 무의식에 영향을 받는다. 이는 행복과 불행 중 어느 것이 본인 에게 다가올지 마음가짐에 좌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좋은 일이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일을 할 때마다 복잡해진다면, ‘쉼’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무언가를 더 하려 진행하려 하지 말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화 <인터스텔라> 속 쿠퍼의 딸은 자신의 이름을 왜 머피 라 지었냐며 불평했다. 이에 쿠퍼는 “머피의 법칙은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어날 일은 어쨌든 일어나게 된다는 뜻이다”라고 대답해준다. 운이 없고 재수 없어 일어나 는 일들이 아닌,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보편적인 일이라면 그 순간을 최악이라고 기억하는 것보단 자연스레 흘려보내는 것 이 좋지 않을까?


장지원 기자│channy10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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