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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트로트 열풍
  • 백민정
  • 등록 2020-03-16 09: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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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깔스런 목소리로 청자를 홀리다
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핫 키워드, 바로 ‘트로트’다. 트로트 관련 예능프로그램이 방영하는 족족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어떤 매력으로 국민들을 매료시킨 것인지 본지에서는 마성의 트로트에 대해 알아봤다.

 

TROT, 뭔지 알지?

 

 트로트(trot)는 1914년 이후 서양에서 4분의 4박자 연주 리듬을 일컫는 폭스트로트(fox-trot)가 유행하며 하나의 연주 용어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한국의 트로트도 이를 기반으로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엔카*’풍의 음악이 들어온 것이 시초이다. 광복 이후 일제의 잔재를 없애고 주체성을 찾기 위해 새로운 기법이 도입되며 ‘뽕짝’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됐지만 이는 트로트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국의 트로트는 1960년대부터 발전한 후 1970년대에 강약의 박자를 넣고 꺾기 창법을 구사하는 독자적인 형태로 완성돼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재전성기, 비결을 알려주마


 트로트 대표 가수 △태진아 △장윤정 △홍진영 △송가인 등과 남진의 ‘님과 함께’, 박현빈의 ‘땡벌’처럼 전 세대적인 인기를 얻은 곡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트로트 가수는 젊은 세대에게는 비교적 낮은 인지도를 보인다. 하지만 대중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장르였던 트로트는 최근 그 판도가 뒤집혔다. 지난 2013년 발매한 김연자의 ‘아모르파티’는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서 큰 화제였다. 이후 트로트 재전성기에 화력을 더한 것은 TV조선에서 방영된 ‘미스트롯’이었다. 해당 프로그램의 우승자인 송가인이 전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트로트에 대한 관심과 열기도 한층 깊어졌다. 또 유재석이 ‘유산슬’이라는 예명의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면서 트로트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고 미 스트롯의 인기에 힘입어 이의 남자 버전인 ‘미스터트롯’이 방영됐다. 현재 방영 중인 해당 프로그램은 최고 시청률(20.3.7.기준) 33.8%로 비지상파 방송 최초로 30%를 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편집위원이자 한국콘텐츠학회 편집위원인 권상집(동국대학교) 교수는 “프로그램이 참가자 사연보다 참가자 실력에만 집중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며 “시청자의 참여를 적극 유도한 점이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다양한 장르의 지원자들이 도전하며 트로트가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융합됐을 때 촌스럽지 않고 세련됐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트로트에 무관심했던 1020세대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언급했다. 지난 4일에는 실시간 검색 차트 1위를 차지한 ‘트롯신이 떴다’와 더불어 순위권 차트 곳곳에서 트로트 가수나 노래 제목을 찾아볼 수 있었다. 포털사이트의 트로트 관련 검색량이 379,583건으로 전 년 37,230건 대비 10배 가 까이 급증한 것으로 보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트로트 프로그램의 실시간 검색어 1위

 

산다는 건 참 좋은 거래요

 

 트로트의 재전성기는 세대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부모님이 즐겨 보시는 프로그램’에서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되고 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젊게 사는 어르신들을 지칭하는 신조어인 ‘욜드(YOLD: young+old)’가 등장했는데 5060세대가 주 연령층을 이루는 송가인 팬클럽 ‘Again’ 회원들은 무기력한 일상에 활력소가 되는 좋은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한 60대 회원은 “제 2의 인생을 사는 것 같은 기분이다. 주말이나 휴일에 무기력하게 집에 있다가 여러 모임이나 송가인 공연을 가면서 활력이 생겼다”며 트로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일본의 대중들 사이에 널리 불리는 가요

 

 글·그림  백민정 기자│1009bmj@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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