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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딛고 꽃 피운 패럴림픽
  • 김희연
  • 등록 2018-04-02 09: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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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보·인식에서 부족함 드러나
지난달 18일, 세계인의 축제라고 불리던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사실상 패럴림픽은 동계올림픽에 비해 뜨거운 관심을 받지 못했다. 우리는 장애인스포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에 본지는 패럴림픽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짚어봤다.




58년의 역사가 숨 쉬는 패럴림픽

 

 패럴림픽이란 국제 장애인올림픽위원회가 주최해 4년 주기로 개최되는 국제경기대회로, 올림픽 개최지와 동일한 곳에서 개최된다. 최초의 패럴림픽은 1960년 로마에서 개최됐고 우리나라의 경우 1968년 하계패럴림픽에 처음 참가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영국 참전병 중 척추 상해자를 대상으로 시작된 패럴림픽은 하반신 마비를 의미하는 ‘Paraplegia’와 ‘Olympic’을 합성해 이름이 지어졌다. 하지만 1952년에 영국의 참전병 뿐 아니라 네덜란드 참전병이 함께 참가하면서 국제적 대회로 확대됐다. 더불어 신체가 불편한 모든 장애인을 대상으로도 범위가 확장돼 ‘신체 장애인들의 올림픽’으로 발전했다. 그 결과, 현재 하계패럴림픽에는 △장애인 사이클 △시각 축구 △휠체어 펜싱 등 총 22개 종목이 있으며, 동계패럴림픽은 △장애인 알파인 스키 △장애인 바이애슬론 △휠체어 컬링 등 총 6개 종목으로 이뤄져있다.

 

선수 활약상을 알 길 없는 축제

 

  평창 동계올림픽이 뜨거운 환호 속에서 막을 내리고 패럴림픽이 주목을 이어 받았지만 정작 텔레비전에서 선수들의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지상파 3사의 패럴림픽 대회 경기 편성시간은 총 10일간 20 시간 안팎에 그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는 평균 150시간을 편성한 동계올림픽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 다른 나라들은 어땠을까.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일본 NHK 62시간 △미국 NBC 94시간 △스웨덴 SVT 100시간 등으로 자국에서 펼치는 올림픽이 아님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 중계했다.

 

 이런 문제로 우리나라에서는 결국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서까지 패럴림픽 중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청원자가 “국민의 시청권을 침해하고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심지어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의 일부 행사에서만 수어1) 통역을 하는 경우도 발생해 장애인 인권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모든 행사에서 수어 통역을 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가 내려졌으며, 더불어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중계방송 수어 통역을 제공하라는 지시가 주어졌다.

 

최고를 위한 평창의 노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창 동계패럴림픽은 49개국의 567명의 선수가 참가한 사상 최대 규모의 동계패럴림픽이었다. 또한 입장권 판 매량에서 적자를 볼 것이라는 ‘평창 동계패럴림픽 조직위원회’의 예상 과 달리 총 33만 5,000여장을 판매해 목표치 22만장의 152%를 달성했다.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복지 시스템도 마련됐다. △IoT(사물인터넷) △ AI(인공지능) △로봇 보행 보조기 ‘워크온’ 등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평 창 동계패럴림픽 현장을 찾아온 모든 사람들이 불편함 없이 경기를 즐기도록 했으며, 비슷한 장애를 가진 선수들끼리 경쟁할 수 있도록 ‘등급 분류 제로 정책’을 펼쳤다. 이는 역사상 최초로 실시된 제도로, 대회 도중 특정 국가에 대한 특혜 방지를 위해 만들어졌다. 이전의 각 국가별로 진행된 등급 분류제도와 달리, 이번에는 모든 선수들에게 동일한 등급 분류를 부여해 경기에 참가하도록 했다. 따라서 장애유형과 신체능력에 따라 선수를 구별해 경기에서 불이익이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1)   손의 움직임과 얼굴표정을 사용하여 표현하는 시각언어  

 김희연 기자│khy968@kgu.ac.kr

 

덧붙이는 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은 장애인 인식문제로 불거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본래 취지에 맞게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가 즐겼던 대회였다. 처음이라 서로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지만 이번을 계기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시대가 하루 빨리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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