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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최선을 고민해라
  • 안나리 신문편집국 문화팀 팀장
  • 등록 2018-03-02 09: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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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한 편으로 세상보기 – 어메이징 메리
감독 : 마크 웹
출연 : 크리스 에반스, 멕켄나 그레이스, 린제이 던칸
장르 : 드라마
상영시간 : 101분

기자의 한줄평 : 최선의 삶은 자신만이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정답을 찾아내라는 압박을 받는다. 학문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개인적인 삶에서까지 성공한 사람이 되기 위한 정답을 내놓아야만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정답에서 벗어난 건 틀렸다고 말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삶에서는 오답인 것이 다른 누군가의 삶에서는 정답이 될 때도 있다. 영화 ‘어메이징 메리’의 주인공인 7살 소녀 메리 는 이런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피해를 겪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삼촌 프랭크와 함께 살고 있는 메리는 다른 또래 아이들처럼 고집 세고 어리광 많은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그녀 는 수학에서만큼은 놀라운 천재성을 보여주는데, 이는 자살로 생을 마감해 비운의 수학천재로 알려진 그녀의 엄마로 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이러한 천재성은 메리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숨길 수 없게 되고 결국 그녀의 외할머니인 에블 린의 귀에까지 들어간다. 이때부터 ‘인류의 발전을 위해 메리의 천재성을 극대화 시키려는 에블린’과 ‘메리에게도 일 반적인 삶이 필요하다는 프랭크’의 싸움이 시작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수학자로 살아온 에블린과 철학자로 살아온 프랭크의 태도 차이다. 에블린은 수학자답게 논리적인 사고 끝에 나온 자신의 정답을 강력히 내세운다. 반면 프랭크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 채 끝없이 스스로 질문한다. 때문에 프랭크는 에블린과의 싸움에서 열세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에블린의 정답은 이미 메리의 엄마를 자살로 이끌었다. 천재 수학자였던 메리의 엄마가 자살 전 프랭크에게 남긴 말은 ‘나는 이제 뭘 해야 하지?’였다. 고난도의 수학문제를 해결한 그녀지만 정작 본인의 삶에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다.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수학 안에서 언제까지나 살 수 있다면 에블린의 정답과 같이 성공한 사람이 됐겠지만 그녀는 문제 푸는 기계가 아닌 생각하는 인간이었다.


 결국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답이란 없다. 삶은 수학이 아니다. 합리적으로만 보거나 논리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프랭크가 자신에게 확신하지 못한 이유도 정답 없는 삶에서 메리라는 한 명의 인간을 위한 행복은 무엇인지 찾기 위한 고민 때문이었다. 이 영화에서 고양이 프레드가 메리의 사랑을 받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메리는 학교에서도 친구들에게 프레드에 대해 이토록 대단한 고양이를 본적이 없다며 소개한다. 그저 공놀이를 좋아하는 고양이에게 메리가 이토록 눈을 빛내는 이유는 언제나 ‘오직 하나의 눈’이라는 특성을 잃지 않는 그의 모습에 대한 부러움이다. 메리처럼 천재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개성을 가졌다. 그렇기에 서로 부딪히기를 반복하지만 나만이 이해하는 나 자신을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어메이징 메리의 OST 중 하나인 ‘This is how you walk on’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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