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청계천 헌책방거리에 숨을 불어 넣다
  • 김희연
  • 등록 2018-03-02 10:11:12
기사수정
  • 사람들을 두근거리게 한 ‘설렘’ 아이디어
청계천 헌책방거리는 한국전쟁 후인 1959년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월이 무상하게도 지금은 하나둘 줄어들어 25개 서점만 남아 헌책방거리의 명목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역사 속으로 점점 묻히고 있는 헌책방거리를 안타깝게 지켜본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착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다.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이목을 이끄는데 성공한 ‘책 it out’ 팀의 이지영(연세대·3) 팀원을 만나보자.

 

Q. ‘enactus’와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모여 만든 ‘책 it out’이란 무엇인가요?

 


이지영(연세대·3) ‘enactus’는 △기업가정신 △실천 △공동체의 약자로서 기업가정신의 실천을 통해 세상의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사회혁신 경영학회를 뜻해요. 그중 하나인 프로젝트가 ‘책 it out’이에요. 현재 청계천 헌책방거리를 알리고 있는 ‘설렘자판기’의 내용 구성 소개를 시작으로 ‘책 it out’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알려 드릴게요.

 

 

‘청계천 헌책방 되살리기’ 그것이 궁금해

 

 ‘enactus’에 소속돼있는 ‘책 it out’은 사회문제 및 약자에 관심이 높은 연세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돼있어요. ‘낡고 오래된 것’이라는 헌책의 부정적인 낙인을 지우고 과거의 흔적들이 담긴 헌책방만의 가치를 알리고자 시작됐죠. 일명 ‘헌책방 되살리기’ 프로젝트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대형 온라인 서점이 더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헌책방에서 판매되는 책이 통념과 달리 다양성과 좋은 품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어요. 그동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서 △청계천 헌책산책 △DDP 노머니 책시장 △한평책시장 등 많은 행사에 참여했어요. 특히 설립 이후 2014년 부터 작년까지 매해 서울시와 서울도서관이 개최하는 ‘청계천 헌책방거리 책 축제’에서 △프로그램 기획 △판매 △체험부스를 공동으로 담당했죠. 이틀 혹은 사흘간 진행됐던 축제에 시민들이 발길이 끊이질 않아 매회 1,000권 이상의 헌책이 판매되기도 했어요. 저희는 책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이와 같은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에요.

 

 하지만 ‘헌책방 되살리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까지 수월하지 않았어요. 헌책방 사장님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았거든요. 제가 이 팀에 들어왔을 때는 사장님들과의 관계가 다져진 상태라 괜찮았지만 초반에는 거의 매일 찾아가 부탁드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잊혀져가는 헌책 방거리에 숨을 불어 넣겠다는 선배님들의 간절한 마음이 닿았는지 사장님들께서 결국 마음을 열어주셨고 지금은 먼저 반겨주시곤 하세요.

 

첫 발 내민 프로젝트, 성공을 맛보다

 

 지금은 인터넷 쇼핑몰의 판매자 이관 과정으로 일시 중단 된 ‘설레어함’에 대해서도 짧게 알려드릴게요. ‘설렘자판기’가 탄생하기 전부터 진행된 ‘설레어함’은 소비자들에게 랜덤으로 설렘을 전달하고 싶다는 의미가 담겨있어요. 여기에는 △영화를 보는 듯한 긴박감 △별 일상 속 여유 한 모금 △새벽 두 시보다 짙은 감성 등 6개의 재미있는 테마가 있어요. 인터넷에서 손쉽게 만나볼 수 있어서 판매가 다시 진행된다면 원하는 테마를 골라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 드려요.

 

 앞서 소개드렸던 ‘설렘자판기’는 더 많은 대중들에게 알리고자 텐바이텐과 손을 잡았어요. 텐바이텐 디자인 팀과 함께 디자인해 지금의 자판기가 탄생했죠. 저희는 현재 이 자판기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요. 대학로점 텐바이텐 매장에서 2개월간의 시범 운영을 거친 후, 작년 8월에 설렘자판기 1호가 정식으로 고양스타필드 매장에 설치돼 운영 중이에요. 한편 대학로점에는 색다르게 도서관 컨셉으로 설렘자판기의 제품이 진열판매 되고 있으니 편하게 구경해보세요.

 

 

설렘을 찾는 모든 분들께

 

 저희의 최종 목표는 저희 없이도 설렘자판기 운영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자판기 운영이 안정화 되도록 노력할 거예요. 그리고 헌책 자체만을 가지고 책이 필요한 곳을 이어주는 모델을 새롭게 시도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저희 ‘책 it out’과 청계천 헌책방거리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설렘자판기’를 이용해 책을 구매하는 구매자분들께서 평소 망설였던 독서를 오천원의 설렘과 함께 즐겨보시길 바라요. 또한 저희를 생각해주시고 늘 배려해주시는 헌책방 사장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사진 김희연 기자│khy968@kgu.ac.kr

 



 

 

 




덧붙이는 글

학생들의 작은 아이디어가 모여 청계천 헌책방거리에는 다시 봄이 찾아왔다. 봄이 찾아오기까지 수많은 도전에 맞서야 했지만 ‘책 it out’은 돌이켜 보면 모두 가치 있는 일이라고 자부했다. 이처럼 새롭게 도전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이지영(연세대·3) 팀원은 “새로운 걸 시작할 때는 실패가 당연 한 일”이라며 위로이자 응원메시지를 남겼다. 작은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길 기대한다.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