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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암호화폐의 선두 주자
  • 임진우 기자
  • 등록 2017-12-11 09: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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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포털사이트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만큼 누구나 한 번쯤 비트코인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두잇 서베이가 301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90%의 사람이 비트코인의 이름만 들어봤을 뿐 자세히 알고 있는 건 8%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해 샅샅이 파헤쳐봤다.

 

개인이 화폐를 만든다?

 

 우리는 이전까지 네트워크상에서 결제할 때 주로 가상화폐라 불리는 △도토리 △초코 △캐쉬 등을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상화폐에서 한층 더 나아가 암호를 풀면 돈이 생성되는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쓰이기 시작했다. 개발자인 ‘사카시 나카모토’가 2008년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비트코인은 각 국가가 정부 정책에 따라 통화량을 조정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탄생하게 됐다. 한 기관의 화폐 독점이 없는 방식을 추구하는 비트코인은 기존화폐와 발행기관의 유무에 있어 차이점을 보인다. 기존 화폐가 특정 기관 혹은 국가에서 중앙통제방식으로 운영됐다면 비트코인을 발행하는 기관은 따로 있지 않다. 오로지 개인에 의해 생성되고 개인에 의해 거래가 이뤄지는 P2P(peer to peer)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폐시장을 주무를 수 있는 특정 권력층이 존재하지 않다는 점은 시장가치가 조작될 염려를 없애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비트코인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게다가 기존 화폐에 비해 거래 수수료가 적게 소요되는 점이나 네트워크가 연결된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 등도 인기를 끄는데 한몫 차지하고 있다.

 

 이쯤 되면 개인이 생성해서 거래하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어떻게 정해지는 것인지 의문이 들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화폐는 특정기관이나 회사에서 일정한 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인정 하도록 내놓은 화폐들이다. 그래서 특정 기관에 속해있는 사람이라면 그 가치를 당연시 여기고 사용하게 된다. 이에 반해 비트코인은 순전히 개인에 의해서만 유통된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의 가치는 사용자들 개개인에 의해 인정받아 유지되고 있다.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모든 이들이 가치 보장의 근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숨어있는 비트코인을 찾아라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비트코인을 얻는 과정은 흔히 금광을 캐는 것과 같다고 하여 ‘채굴’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때 채굴은 기존에 등록돼 있던 블록1) 순서에 맞춰 새로운 블록을 끼워 넣기 위해 문제를 푸는 것을 의미한다. 채굴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답을 찾기 위한 경쟁을 벌이며 문제의 답을 찾는데 성공하면 블록이 발행된다. 그 후 블록이 네트워크에 전파돼 승인을 받으면 이와 동시에 보상으로 비트코인이 지급된다. 쉽게 말해 블록을 정리해 네트워크에 등록하면 비트코인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한 가지 주의사항은 문제가 풀릴 때마다 시스템이 계산 속도를 산출해 난이도를 조절한다. 만약 지나치게 빠른 연산속도로 문제가 해결됐다면 문제 난이도가 어려워지고 반대로 문제풀이 속도가 느렸다면 쉬워진다. 최근에는 가치가 높아진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그에 따라 난이도가 급증하고 있다. 초기의 문제가 간단해 가정의 일반컴퓨터로도 얻을 수 있었다면 현재 똑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선 5년이라는 시간을 소비해야 할 정도다. 때문에 계산을 신속하게 해주는 부품을 개발하거나 집단을 만들어 함께 작업하는 대책과 같이 효율적인 작업을 위한 여러 방법들이 모색되고 있다.

 

 또한 비트코인은 알트코인2)처럼 총 발행량이 정해져 있다. 비트코인은 총 2100만개로 한정돼있는데 이 공급량은 21만개가 유통 될 때마다 절반으로 감소하며 2050년쯤에는 모든 비트코인이 채굴될 예정이라고 한다. 왜 2100만개인지는 개발자가 밝히지 않았으나 발행량이 정해져 있는 덕에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과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1) 거래내역 등을 담고 있는 데이터 정보                                 

 2) 암호화폐 중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를 가리킨다

 

지갑속의 비트코인

 

 이렇게 채굴한 비트코인을 사용하기 위해선 이제 ‘지갑’이라고 불리는 보관소를 만들어야 한다. 지갑은 크게 세 종류가 있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온라인 지갑’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거래소와 같은 다양한 사이트에서 계좌를 만들어 비밀번호 역할을 하는 개인키와 계좌번호 역할을 하는 공개키를 생성하게 된다. 그리고 △컴퓨터 △휴대전화 △태블릿PC 등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모든 장치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가장 편리하다. 하지만 거래소가 신뢰할만한 곳인지 의심이 간다면 ‘데스크탑 지갑’을 추천한다. 데스크탑 지갑은 공식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해 지갑을 만들기 때문에 거래소와 같은 제 3자의 개입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 단, 반대로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없기 때문에 거래대상을 찾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앞선 두 가지 방법은 컴퓨터에 정보가 저장돼 해킹의 위험이 있기도 하다. 혹시 이에 불안감이 든다면 하드웨어 지갑을 써보는 건 어떨까? 하드웨어 지갑은 USB와 같은 전자장치에 정보를 기록하는 오프라인 방식으로 따로 장치를 사야하지만 셋 중에 가장 안전하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계좌까지 만들었다면 곧장 거래가 가능 하다. 거래는 상대방의 공개키만 알고 있다면 △거래소 △프로 그램 △하드웨어를 시스템을 통해 손쉽게 비트코인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 후 각각의 거래기록은 ‘블록체인기술’에 의해 저장 되는데 블록체인이란 채굴을 통해 생성된 블록들이 연결되는 것을 뜻하며 이는 사용자 모두가 공유하게 된다. 기존의 금융기관이 거래기록을 최대한 은밀한 곳에 숨기려고 했다면, 비트코인은 오히려 많은 사람과 같이 공유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어떤 한 컴퓨터를 해킹해 정보를 조작하더라도 다른 컴퓨터에는 해킹되기 전 기록이 남아있어 올바른 정보로 시스템이 유지되는 것이다. 덕분에 전 세계의 모든 컴퓨터를 동시에 해킹하지 않는 이상 정보가 변질될 우려는 없어졌다.

 

떠오르는 강자, 엇갈린 반응

 

 비트코인은 1코인당 가격이 올해 1월 100만원에서 지난 8일 기 준 약 2400만원으로 24배가량이 증가했다. 이외에도 급격한 시세 변동과 함께 각국의 반응은 제각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미 △일본 △독일 △호주 등은 정부차원에서 비트코인을 합법화해 화폐로 인정한 반면 중국에서는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해 비트코인의 거래를 엄격히 제안하고 있다. 이와 같이 비트코인에 대한 엇갈린 반응은 국가차원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렌버핏은 “비트코인을 신뢰할 수 없으며 언젠가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폐의 실물이 없어 법적인 장치로 통제가 힘들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결국 가치를 보장하는 원천이 없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변덕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이 비트코인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해외결제사이트 페이팔의 창시자 피터 틸은 “현재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이 과소평과 됐다”고 한다. 새롭게 등장한 화폐로 발행주체가 없어 가치조작의 염려가 사라진 혁신적인 체계라는 말이다. 게다가 지갑에는 모든 거래 내역이 영원히 기록되기 때문에 기존의 현금 거래로 발생할 수 있었던 부정 거래들이 비트코인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끊임없이 시세가 변하고 있는 지금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날이 갈수록 비트코인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걸로 보아 아직까진 긍정적인 면모가 돋보인다.

 

 



덧붙이는 글

현재 비트코인에 대한 개인들의 입장도 제각각이다. 이를 흥미로 사용해보는 이도 있지만 투자를 위해 사용하는 이도 있다. 또 급변하는 시장을 악용하는 사람들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는 비트코인을 금융업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 장으로 마땅한 보호정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 우리나라가 가상화폐 거래국 세계 3위를 달리고 있는 지금, 보호 정책의 부재로 유망한 시 장의 성장 가능성을 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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