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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덤 문화, 어디까지 알고 있니?
  • 황지혜 신문편집국 문화팀 정기자
  • 등록 2017-06-01 10: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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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덤 문화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과거에는 팬덤 문화가 그들만의 폐쇄적인 즉 닫힌 문화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이돌 △배우 △정치인에게도 많은 종류의 팬덤들이 생겨나며 팬덤문화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문화의 일부가 됐다. 이렇듯 다양한 팬덤 문화 중 과거부터 현재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아이돌 팬덤 문화에 대해 함께 알아보자.

  

 


조용필부터 EXO까지, 팬 문화 변천사

스타를 좋아하는 팬들을 이르는 이른바 팬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식백과에 따르면 팬덤(fandom)광신자를 뜻하는 영어 ‘fanatic’‘fan’영지 또는 나라를 뜻하는 접미사 ‘dom’을 합친 말로, 특정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거나 이에 몰입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한국의 경우 팬덤 문화는 아이돌 팬덤 문화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1980년대 가수 조용필의 '오빠부대'를 시작으로 90년대 HOT god 젝스키스 신화 등의 팬덤을 거쳐 현재의 트와이스 EXO 세븐틴 등의 팬덤에 이르면서 팬덤 문화 또한 많이 변해왔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을 통해 팬덤 문화의 변화를 볼 수 있을까?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응원도구의 차이다. 1990년대부터 2008년 초중반까지의 팬들은 주로 팬클럽을 상징하는 색의 풍선을 들거나 우비를 입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모양과 색을 가진 응원봉이 등장해 풍선을 드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다. 하늘색은 god, 주황색은 신화를 외치던 팬덤 간 색깔론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또한 손편지 혹은 현장에서만 아이돌과 소통할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아이돌 가수 본인이 게시물로 팬들과 소통하거나 팬들 사이에서도 더 많은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또다른 변화는 팬들이 직접 만드는 물품에 있다. 과거엔 직접 만든 문구류가 대세였다. 팬들은 잡지에 나온 자신의 아이돌 사진을 차곡차곡 모아, 하드보드지로 필통 모양을 만든 뒤 예쁘게 붙여 ○○ 필통을 만들었다. ‘○○이가 공부하래요와 같은 문구를 담은 볼펜 띠지나 교과서 이름표 등이 유행하기도 했다. 반면 요즘의 아이돌 팬계를 강타한 문화가 있었으니, 바로 아이돌 인형이다. 각 멤버들의 특징을 담은 인형들이 제작되면서 팬들은 인형 수집에 한창이다. 아이돌 인형 제작판매 경험이 있다는 계원예술대학교 최가영(애니메이션3) 양은 처음에는 전공을 살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에게 선물하기 위해 인형을 만들었다직접 디자인해 만든 인형을 다른 팬들이 보고 좋아해줘 보람있었다고 말했다.

 

내 아이돌을 위한 선행! 착한 팬덤 문화의 등장

과거와 달리 두드러지는 팬덤 문화 중에는 선행문화가 있다. 팬들은 아이돌 콘서트장에 화환과 함께 쌀이나 연탄을 보내 기부하거나, 직접 콘서트 현장에서 팬들에게 현금을 모아 아이돌 그룹 ○○의 콘서트 관객과 같은 이름으로 나눔단체에 전달하기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이 되면 더 활발한 선행문화가 이어진다. 아이돌 멤버의 팬클럽은 카페나 SNS를 통해 후원을 목적으로 기금을 모금한 후 해당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한다. 이외 현금으로 도움이 필요한 기관이나 단체에 기부하거나 해외 낙후지역에 우물을 기증하는 등 나눔을 실천한다. 그 예시로 남자 아이돌 그룹 하이라이트의 멤버 용준형의 팬카페 준형 고모즈는 작년, 그의 생일을 맞이해 열악한 식수 시설로 고통받는 캄보디아에 용준형의 오아시스우물을 기증했다. 또한 EXO의 팬클럽인 ‘EXO-L’에서는 201548일 모금운동으로 수차례 폐관 위기를 겪은 부산 위안부 역사관을 후원하기도 했다. 2007년 세계 최초로 콘서트 쌀 화환 기부문화를 시작시킨 신화의 팬클럽 신화창조의 경우,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이고자 중국팬과 한국팬이 힘을 합쳐 올해 6월 이내에 중국에 신화숲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아이돌 팬덤의 선행문화는 선행을 함으로써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개선시킨다는 점에서 유행하며 사회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뚤어진 행동으로 얼룩진 팬심

이러한 착한 팬덤 문화와 달리 과도한 팬심으로 다른 팬들의 불쾌감을 일으키고 오히려 아이돌 가수에게 피해를 주는 팬들도 존재한다. 그 예로 20141112일 방영된 KBS ‘뮤직뱅크 in 멕시코공연 당시, 일부 현지 팬들이 아이돌 가수의 무대에 자신의 속옷을 던진 사건이 있다. 이러한 행동은 가수는 물론 다른 팬들의 눈살까지 찌푸리게 한다.

팬 문화의 가장 나쁜 예로는 사생 팬이 있다. 사생 팬은 특정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알아내기 위해 연예인의 일상생활을 쫒아다니는 극성팬을 지칭한다. 악명높은 사생 팬들은 연예인의 숙소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해 자고 있는 연예인에게 뽀뽀하기, 물건 훔치기 등의 만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주민등록번호나 휴대폰번호를 알아내는 것은 기본이고 도장을 훔쳐 혼인신고를 하려는 팬도 있다. 그들은 사생 택시라고 불리는 택시를 타고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는다. 사생 택시는 일반 택시의 2~3배의 비용을 받고 심지어 직접 부르면 오기까지 한다. 게다가 사생 팬이 탄 사생 택시는 연예인의 차량을 따라잡기 위해 속력을 내거나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 안전에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 이렇듯 잘못된 사생 팬의 행동들이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예인들을 보호해줄 방안이 없는 상태다. 2013109사생활 침해하는 사생팬 관련 법제화라는 제목으로 팬이 직접 법제처에 사생팬 관련법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지만, 아직 관련 법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연습생부터 형성되는 팬덤, 다양해져가는 소속사의 마케팅

팬덤의 규모가 커지고 팬덤 문화가 성행하면서 아이돌 팬들을 겨냥하는 소속사의 마케팅 전략 또한 발전하고 있다. 과거 아이돌 굿즈는 가수의 얼굴이 프린팅된 책갈피나 콘서트에서 사용할 풍선, 우비 등이 전부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인터넷 시장이 발전하면서 앨범 외에도 응원봉 의류 보조배터리 등 다양한 종류의 굿즈들이 판매되고 있다. 게다가 소속사는 접근이 쉬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국내외로 많은 굿즈를 판매하며 수익을 얻고 있다.

아이돌 굿즈 외 뜨고 있는 팬덤 마케팅에는 연습생부터 방송에 노출시켜 연습생 팬덤을 만드는 마케팅이 있다. 이러한 마케팅에는 YG엔터테인먼트의 WIN과 믹스앤매치, JYP엔터테인먼트의 SIXTEEN처럼 데뷔 전 연습생들을 경쟁시켜 이긴 팀이나 개인을 신인 아이돌 그룹으로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 등이 있다. 작년 Mnet에서는 101명의 여자 연습생들 중 시청자의 투표를 통해 뽑힌 상위 11명의 연습생으로 그룹을 만들어 데뷔시키는 프로듀스 101’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었다. 이처럼 시청자가 직접 프로듀서가 돼 자신의 아이돌을 데뷔시킨다는 설정은 자신이 뽑은 연습생에 더 애착을 가지게 하며 연습생 팬덤을 형성시켰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남자 버전인 프로듀스 101 시즌2’가 방영 중이다.

      

덧붙이는 글

‘입덕’을 하고 자신의 ‘최애캐’를 ‘덕질’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빈번하게 보인다. 과거에는 ‘빠순이’라 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K-POP 열풍으로 해외까지 우리나라 아이돌 가수의 팬덤문화가 만연해진 현재, 팬덤 문화는 일종의 취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니 팬덤 문화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시선이 새로운 문화에 대한 가능성의 시선으로 바뀌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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